▲ 콜로라도의 핵심 타자로 올스타전 출전 영예도 안은 C.J 크론
▲ 콜로라도의 핵심 타자로 올스타전 출전 영예도 안은 C.J 크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형이 홈런을 쳤다는 것을 아침에 보면 기분이 나쁘다”

지금은 SSG에서 퇴출돼 최근 한국을 떠난 케빈 크론(29)은 농담 삼아 형과의 우정을 이야기하곤 했다.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오히려 형을 그만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케빈은 형인 C.J 크론(32‧콜로라도)과 매일 같이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했다. 몸이 멀리 떨어진 데다 시차까지 커 연락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끈끈한 형재애는 이어지고 있었다.

크론 형제의 아버지인 크리스 크론 또한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현재 오클랜드의 타격 보조 코치로 재직 중이다. 야구 집안인 셈이다. 그러나 최근 두 가지 사건으로 집안의 분위기가 오묘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형은 영예를 안았는데, 우울해 할 동생 때문에 마냥 좋아할 수는 없는 환경이다.

C.J는 생애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C.J는 2014년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탬파베이, 미네소타, 디트로이트, 콜로라도를 거치며 메이저리그 900경기 이상에 나간 베테랑이다. 지난해 콜로라도 소속으로 28개의 홈런을 친 것에 이어 올해도 개인 최고 경력을 갈아치울 기세로 달려나가고 있다.

C.J는 14일(한국시간)까지 86경기에 나가 타율 0.294, 20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3을 기록 중이다. 조정 OPS는 135에 이른다.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0홈런 고지를 밟았고,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인 30개(2018년)에도 근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장타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출루율을 조금씩 끌어올려가며 더 좋은 공격 생산력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동양 리그에서 경력의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했던 케빈은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실패한 케빈은 한국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지만, 그 와신상담이 무색케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시즌 67경기에서 11개의 홈런을 때리며 강한 힘은 증명했지만, 타율(.222)과 출루율(.255)이 너무 떨어진 탓에 결국 교체 판정을 받고 물러섰다.

형은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고, 올해 콜로라도와 2년 계약을 했다. 올해와 내년 연봉이 각각 725만 달러다. 지금 성적이라면 내년 시즌 후에는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도 있다. 

반면 동생은 이제 경력의 갈림길에 섰다. 당장 메이저리그 계약은 어려워 보이고, 마이너리그 계약부터 차근차근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올해 잔여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이너리그 계약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실제 근래 KBO리그에서 퇴출된 몇몇 선수들은 멕시코 리그까지 가고 있다. 쉽지 않은 길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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