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강남, 허윤수 기자 / 송경택 영상 기자] 대한민국 축구 팬을 들썩이게 했던 뜨거운 여름이 지났다. 손흥민을 앞세운 토트넘 홋스퍼가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스페인의 명문 세비야도 못지않았다. 특히 그들의 진심은 한국 팬을 감동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 세비야와 토트넘 홋스퍼의 친선 경기 ⓒ곽혜미 기자
▲ 세비야와 토트넘 홋스퍼의 친선 경기 ⓒ곽혜미 기자

1890년 창단한 세비야는 프리메라리가의 강호다. 리그 1회, 코파 델 레이 5회 우승을 차지했고, 최근 3시즌엔 모두 4위에 오르며 4강 체제를 굳혔다. 특히 지난 시즌엔 2위 FC 바르셀로나와의 승점 차가 3점에 불과할 정도로 격차를 좁혔다.

지난 14일 ‘스포티비뉴스’는 세비야의 호세 카스트로 카르모나 회장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전날 저녁에 도착했지만 쉴 틈 없이 일정을 소화했다.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를 전한 카르모나 회장은 “여정이 좀 길긴 했지만 괜찮았다. 다행히 잠도 잘 잤다. 한국에 오게 돼 아주 기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장마 기간이 겹친 한국의 무더위는 쉽게 적응하기 힘들다. 스페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승우(수원FC)조차 “더위는 비슷한데 한국처럼 습도가 높진 않다”라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 세비야의 호세 카스트로 카르모나 회장 ⓒ스포티비뉴스DB
▲ 세비야의 호세 카스트로 카르모나 회장 ⓒ스포티비뉴스DB

카르모나 회장은 “사실 어젯밤에 도착해서 날씨를 말할 경험을 아직 없다. 먼저 한국에 온 관계자들에게 습하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다”면서도 “세비야라는 팀은 어떤 날씨든 다 적응해야 한다. 또 한국 관계자와 팬들이 너무 편하게 대해줬기에 날씨가 미치는 나쁜 영향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번 방문으로 한국을 처음 찾은 세비야. 프리 시즌 장소로 한국을 택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카르모나 회장은 “스페인 내에서 세비야는 4대 구단에 들어간다. 라리가 사무국의 글로벌 전략에 맞춰 세비야의 브랜드 가치를 더 알리고 높여야 한다. 감사하게 불러주시면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라고 답했다.

세비야는 입국 다음 날부터 한글 교실, 한국어 응원가 녹음, K팝 댄스 교실, 창덕궁 관람 등 한국 문화 체험에 적극적이었다. 한국 선수도 없고 인연이 없는 팀이 이토록 진심을 보이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비야는 세계 어디를 가든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그 나라 문화와 많은 교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인이 아닌 모두 같은 사람인 것처럼 지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카르모나 회장은 “무엇보다 한국처럼 너무나 편하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나라에서는 더더욱 그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라고 말했다.

▲ 2019년 유벤투스 방한 경기 ⓒ스포티비뉴스DB
▲ 2019년 유벤투스 방한 경기 ⓒ스포티비뉴스DB

사실 국내 축구 팬들은 3년 전 ‘호날두 노쇼’ 사건이 터진 유벤투스 방한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다. 이에 따라 세비야, 토트넘의 방한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의심의 눈길을 보낸 것도 사실이었다.

카르모나 회장에게 유벤투스의 방한 이후 한국 팬이 갖게 될 수밖에 없었던 감정을 설명했다. 이어 세비야의 진심 어린 모습에 많이 치유됐다고도 전했다.

“세비야라는 구단은 세비야 도시만의 또 그 도시에 사는 사람만의 팀이 아니다. 나라에 관계없이 세비야를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구단이다. 그렇기에 어딜 가든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좋아해 주시는 팬에게 보답해야 한다.”

이어 그는 팬 서비스보다 본질적인 경기를 강조했다. 카르모나 회장은 “팬들에게 가장 큰 보답은 역시 축구다. 그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축구가 아름다운 이유는 경계 없이 사람들을 이어줄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게 가장 큰 의무다”라고 말했다.

<②편에서 이어집니다>

▲ 케이팝 월드 센터를 방문한 세비야  ⓒ라리가
▲ 케이팝 월드 센터를 방문한 세비야 ⓒ라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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