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유선. 제공| 블레스이엔티
▲ 배우 유선. 제공| 블레스이엔티

[스포티비뉴스=장다희 기자] 배우 유선이 '이브'를 통해 박병은 등 여러 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느꼈던 뿌듯한 마음과 기억을 떠올렸다. 

유선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tvN 수목드라마 '이브'에 출연한 과정부터 작품에 쏟은 열정과 애정을 고백했다.  

지난 21일 종영한 '이브'는 13년의 설계, 인생을 걸고 펼치는 한 여자의 가장 강렬하고 치명적인 격정 멜로 복수극이다. 유선은 정재계 최고의 권력자로 군림하는 한판로의 외동딸이자 LY 그룹의 안주인 한소라 역을 맡았다. 한소라는 명품 사 달라 조르듯 부친을 졸라 당대 최고의 신랑감 박병은(강윤겸 역)과 결혼하는 인물이자 피맺힌 복수의 대상이었다.

유선은 "연기에 대해 저 스스로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점에 '이브'라는 작품을 만났다. 최근 한 작품들이 실적이 좋지 않아서 아쉬움들이 많았고 어깨가 쳐져있던 시기에 '이브' 출연 제안을 받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기적인 부분에서 임팩트있는 무언가를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건 '내 부족함이었구나'며 자책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이브' 한소라를 만났다. 나 스스로 예상되는 연기를 하고 있었는데, 한소라라는 인물을 대본으로 보니까 너무 가슴 벅차고, 떨리는 인물이더라. 이 역할을 연기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인건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라고 캐스팅 당시를 떠올렸다.

▲ 배우 유선. 제공| 블레스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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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은 "어디서도 본 적없는, 나 조차 새로운 인물이라 덜컥 겁이 났다. 감사한 건 PD님이 저 말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라고 하시더라. 제가 '원픽'이라고 말씀해주시더라. 저를 고집하셔서 제가 된 걸로 알고 있다. 부담감이 컸지만, PD님의 신뢰가 힘이 됐고, 그 신뢰 덕분에 '내가 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PD님의 안목을 증명해내고 싶었다. 이 역할을 해내야지만 자존감과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잘 하고 싶다는 생각만 계속 했다"라며 부담감을 털어놨다. 

또 유선은 PD의 '원픽'에 대해 "저도 왜 제가 PD님의 '원픽'이었는지 이유를 들어야 확신이 생기고,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아서 여쭤봤다. PD님께서 '솔약국집 아들들'을 잘 봤다고 하시더라. 감사하게도 '솔약국집 아들들'뿐만 아니라 제가 나온 작품들을 다 챙겨보셨더라. 배우 캐스팅 단계에서 제가 임했던 인터뷰들을 다 찾아보고, 저에 대한 모든 것들을 다 찾아보셨더라. 저는 감사할 따름"이라며 감사함을 표시했다.

복수, 불륜, 등이 주 소재였던 '이브'는 유독 격정적인 멜로를 보여주는 장면이 많았다. 그렇기때문에 출연을 망설였다는 유선. 그는 "대본을 받아보니 배드신 등이 있더라. 그래서 작품을 결정하기 전 남편과 상의를 많이 했다. 그런데 남편이 '전혀 신경쓰지 말고 작품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해주더라. 너무 감사했다"라고 밝혔다. 

▲ 배우 유선. 제공| 블레스이엔티
▲ 배우 유선. 제공| 블레스이엔티

또 유선은 배드신 부담감에 대해 "걱정했던 부분 중 하나가 제가 학부모이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염려가 되더라. 그런데 PD님이 그 부분에 대해 제 입장에서 고민해주셨다. PD님도 제게 작품을 제안할 때 부담이 있었다고 하시더라.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충분히 협의해서 배드신 촬영을 찍게 됐다. PD님의 진정성이 와닿아서 안도가 됐다. 이렇게 제 입장에서 고민해주시는데, 믿고 가도 되겠구나 신뢰가 느껴지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림으로 된 콘티도 도움이 됐다. 그는 "PD님이 콘티를 그림으로 직접 그려주셨다. 드라마에서는 그림으로 그려주진 않는다. 감동받았다. 배우들은 어떻게 찍을지 모르고 가면 불안하다. 그런데 사전에 공유를 해줘서 계획대로 착착 진행됐다. PD님이 배려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찍을 수 있었고, 너무 순식간에 진행돼서 '진짜 끝이야? 이렇게 빨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면서도 "그런데 배드신 방송 나가고 파급효과가 장난아니더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유선은 '이브' 촬영이 한 달 전에 끝이 났음에도 쉬이 한소라 캐릭터를 보내지 못했다. 유선은 "사실 촬영이 한 달 전 끝났다. 촬영 끝내고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왔는데, 여행 갔을 때 떠나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계속 생각나더라. 촬영은 끝이나도 방송은 일주일에 두 번씩 되지 않나. 반응도 계속계속 찾아보고 하니까 벗어날 수 없더라. 그 안에 머물러 있게 되고 다음 방송을 기다리고 있더라"고 전했다. 

이어 "진짜 떠나보내려고 SNS에 여러 페이지에 걸쳐 피드를 올렸다. 마지막 소감부터, 추억 사진들, 배우들 사진 등을 피드에 올렸다.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업로드를 했는데, 오늘 또 '이브' 종영 인터뷰를 하러 왔다. 오늘 인터뷰 다 끝나면 진짜 이별이겠구나 싶다"라고 말하며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 배우 유선. 제공| 블레스이엔티
▲ 배우 유선. 제공| 블레스이엔티

'이브'는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파격적인 전개 끝에 복수극의 막을 내렸다. 유선의 남편 박병은은 극 중 지옥 같은 상황을 끝내고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남겨진 유선은 불행한 기억을 지우는 중증 므두셀라증후군으로 정신병동에 입원했다.

결말에 대해 유선은 "소라가 객관적으로 나쁜 짓을 많이 하지 않았나. 처벌 받아야 하는 악인이라고 생각했다.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극단적 선택이 될 수도 있고, 교도소는 싱겁지만 처벌을 받겠구나 싶었다. 16부 대본을 받고 결말을 보는데 그 어떤 결말 보다 제일 비참한 순간이더라. 소라가 가장 집착했던 윤겸에게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는데, 소라는 얼굴을 다 잃어버리고, 기억도 잃어버리고, 가장 사랑한 남편이 죽었다. 소라가 만약 정신이 돌아오면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에겐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연기를 하면서 마음이 무너지고 많이 아팠다"라고 설명했다.

유선은 극 중 남편이었던 박병은에 대해 "박병은은 유쾌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동녀배라서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친구처럼 지내면서 지냈다. 만나면 너무 반가운데 만나자마자 싸워야 하고, 오열해야 했다. 친하게 지내다가도 중후반 부분에서는 대화도 자제하고, 시선이 덜 마주치는 곳으로 가서 리허설하고 했다. 긴장감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라고 털어놨다. 

격렬하게 대립하는 연기를 펼친 서예지에 대해서는 "서예지는 극 중 우호적으로 다가오기 전에는 텐션이 많이 부딪히는 관계였다. 각자 갖고 있는 대사 자체가 팽팽하다. 저도 준비를 많이 해가지만 이 친구는 어떻게 준비해올까 기대가 되더라. 고민하고 많이 준비해왔구나 느껴져서 감정으로 붙었을 때 긴장감이 잘 살아서 만날 때마다 기대되는 에너지가 있더라"고 말했다.

▲ 배우 유선. 제공| 블레스이엔티
▲ 배우 유선. 제공| 블레스이엔티

유선은 또 이상엽에 대해 "'이브'를 통해 상엽이를 알게 됐다. 상엽이는 성격 자체가 친화력이 있고, 밝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친구다. 현장에서 만나면 '누나~', 촬영장 주차장에서 만나도 '누나~', 지나가면서도 '누나~'라고 불러주며 저를 따라주더라. 박병은한테도 '형~'이라고 하면서 잘 따르더라. 우리 입장에서는 귀여운 동생이 하나 생긴 것처럼 너무 반갑고 좋더라"라고 말했다. 

유선은 매 장면마다 공들인 의상 선택으로 '재벌 안주인 패션'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날렵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4kg 정도 감량을 했다. 제 얼굴형이 볼쪽에 살이 있어서 둥글한 인상이었는데, 뾰족한 인상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살을 뺐다. 옷도 과감하게 입어야 하기 때문에 살을 뺄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피팅을 정말 많이 했다. 장면 장면마다 맞는 옷을 입으려고 했다. 대본이 나오면 적합한 의상을 입어야 한다. 론칭쇼가 있거나, 라엘과 팽팽한 긴장감 감도는 장면, 창고에서 고문을 하는 장면 등에서 적합한 의상을 입기 위해 미리 피팅해 놓은 게 있더라도 그 상황에 조금이라도 안 맞는 의상이면 새로 세팅해서 입었다. 의상을 담당해주신 실장님과 래퍼런스를 주고 받고, 몸에 맞게 수선하고 그 어느때보다 정교하게 스타일링에 신경 썼다"라고 덧붙였다. 

'이브'로 자신감을 얻은 유선은 '종이의 달'을 통해 열일 행보를 이어나간다. 유선은 "사실 다음 작품을 빨리 결정했다. 쉬면서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이브'로 에너지가 올라왔을 때 이 에너지를 내려놓기 보다는 이 에너지를 이어서 다른 작품에 쏟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요일부터 '종이의 달' 촬영에 들어간다. 걸크러쉬 매력이 있는 인물로 나올 예정이다. '이브'와는 반대되는 역할이지만, 가볍게 덜어내고, 힘을 빼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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