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치 파이팅독스 다케아사 시게카즈 대표(왼쪽)와 브리온컴퍼니 박희진 팀장 ⓒ브리온컴퍼니
▲ 고치 파이팅독스 다케아사 시게카즈 대표(왼쪽)와 브리온컴퍼니 박희진 팀장 ⓒ브리온컴퍼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꿈나무는 많지만, 드래프트에서 지명될 수 있는 선수는 한정되어 있다. 구단별로 11명, 전체 110명 수준이다. 드래프트를 신청하는 선수 중 10% 정도만이 프로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생긴다. 나머지 90%는 앞으로의 야구 인생을 걱정해야 한다. 

육성선수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고,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110명의 선수들 중에서도 1~2년 안에 퇴출되는 선수가 생각보다 꽤 많이 나온다. 그럼에도 야구를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택할 수 있는 길은 한정되어 있다는 게 문제다. 대학이나 독립리그도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의 이 여건은 계속해서 어려워지는 게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KBO 공인 에이전시인 ‘브리온컴퍼니’와 일본 독립리그 야구단 고치 파이팅독스의 양해 각서(MOU) 체결이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브리온컴퍼니’는 5일 일본 고치현 고치 야구장에서 고치 파이팅독스와 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협업 관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고치 파이팅독스는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리그의 전반기 우승팀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이름이 꽤 알려진 구단이다. 이라부 히데키, 후지카와 규지, 매니 라미레스 등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선수들이 현역 막판 거쳐 가며 팀 존재감을 알렸다. 일본 독립리그 구단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팀으로 손꼽힌다. 지역 사회의 수많은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고, 지역 주민과 상생 관계를 잘 구축하는 등 독립리그 팀들의 롤모델로 손꼽힌다.

소프트뱅크의 핵심 계투 자원인 후지이 코야가 이 팀을 거쳤고, 최근 2~3년간 일본프로야구(NPB) 팀과 계약을 한 선수도 3~4명 된다. ‘브리온컴퍼니’가 그런 고치 파이팅독스와 손을 잡은 건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야구를 계속하고 싶은 선수들을 일본 독립리그와 연결함은 물론, 고치 파이팅독스에는 야구를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독립리그 팀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규모와 안정성에서 아무래도 일본보다는 못하다. ‘브리온컴퍼니’는 고치의 테스트를 받길 희망하는 선수들을 연결해주겠다는 의도다. 반대로 고치 파이팅독스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 중 한국행을 원하는 선수들에게도 다리를 놔줄 수 있다. 2023년부터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되는데 문화 적응이 쉽고 훈련 태도가 성실한 일본인 선수들은 KBO리그에도 매력적일 수 있다. 

▲ 고치 파이팅독스 홈구장 전경. 한국 독립리그에서는 어려운 야간경기도 가능하다 ⓒ브리온컴퍼니
▲ 고치 파이팅독스 홈구장 전경. 한국 독립리그에서는 어려운 야간경기도 가능하다 ⓒ브리온컴퍼니

또한 고치 파이팅독스의 가장 큰 스폰사인 학교법인 료마학원에는 현재도 일본어 연수 프로그램이 있고, 2023년부터는 스포츠건강학과 연수 프로그램도 개설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제2의 인생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게 ‘브리온컴퍼니’의 청사진이다. 야구를 했던 선수들은 기존의 일반적인 유학 개념이 생소하고 부담스럽다. 하지만 고치 파이팅독스에서는 야구와 유학의 자연스러운 연계가 가능하다.

‘브리온컴퍼니’ 박희진 팀장은 “본연의 임무는 KBO리그의 공인대리인 역할이지만 항상 아마추어 선수들의 제2의 커리어에 대해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는 일이 없을까 고민해왔다”면서 “이번 MOU를 통해 일본에서 야구로 재도전을 하든, 일본에서 유학을 통해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하든 투 트랙으로 아마추어 선수들의 인생 매니지먼트에 작은 발판이 되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양자는 향후 야구를 통한 한일 교류를 넓혀가자는 대원칙에서 협력을 이어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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