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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예선 결산] '몬트리올의 후예' 꿈꾸는 女배구, 메달 가능성은?

작성일: 2016.05.23 06:04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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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은 뒤 환호하고 있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 대한배구협회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작은 기적'을 일으켰다. 선수 대부분이 단신이었지만 빠른 플레이와 끈질긴 수비를 앞세워 세계 강호들을 잠재웠다. 그들은 한국 구기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섰다.

이후 한국은 끊임없이 올림픽 무대에 도전했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은 8강전에서 미국에 2-3으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미국과 접전을 펼쳤던 한국은 이후 사기가 떨어지며 8위에 그쳤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5위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여자 배구는 최고의 시련을 겪었다. 당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이정철(56, IBK기업은행)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공백에 고민이 많았다. 김연경을 비롯한 주전 선수 4명이 올림픽을 앞두고 수술대에 올랐고 최상의 팀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은 36년 만에 4강에 진입했다. 8강전에서 유럽의 강호인 이탈리아를 3-1로 꺾는 성과를 올렸다. 준결승에서 미국에 0-3으로 진 한국은 '숙적'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을 펼쳤다. 그러나 조별 리그부터 강팀들을 상대로 체력을 쏟은 한국은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세계 예선에서 한국은 4승 3패, 승점 13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예선 초반 네덜란드와 일본을 이기며 상승세를 탄 한국은 21일 태국전에서 올림픽 출전이 결정됐다.

일본은 22일 열린 네덜란드와 경기서 3-2로 이기며 5승 2패 승점 16으로 아시아 1위에 올랐다. 한국은 일본을 제외한 이탈리아 네덜란드와 상위 3개 팀에 오르며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마지막 경기인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0-3으로 졌다. 김연경(28, 터키 페네르바체)과 양효진(27, 현대건설) 등 주전 선수들을 내보내지 않고 벤치 멤버들로 경기를 치렀다. 한국이 아시아 1위로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했지만 올림픽 조 편성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었다.

▲ 올림픽 세계 예선 일본전에서 블로킹을 성공한 뒤 환호하는 김수지(가운데)와 김연경 ⓒ Gettyimages

한국, '죽음의 조' B조 피한 점은 다행 1차 목표는 8강행

리우 올림픽 여자 배구에는 12개 나라가 출전한다. 개최국 브라질은 A조 1번 자리를 받는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올림픽 본선 조 편성을 세계 랭킹 순위에 맞춰 지그재그 순으로 각 조에 편성한다. 그 결과 A조는 브라질, 러시아(세계 랭킹 4위), 일본(세계 랭킹 5위), 한국(세계 랭킹 9위), 아르헨티나(세계 랭킹 12위) 카메룬(세계 랭킹 21위)이 들어갔다.

B조는 미국(세계 랭킹 1위) 중국(세계 랭킹 2위) 세르비아(세계 랭킹 6위) 이탈리아(세계 랭킹 8위) 네덜란드(세계 랭킹 12위) 푸에르토리코(세계 랭킹 12위)가 배정됐다.

B조에는 쟁쟁한 팀들이 즐비하다. 런던 올림픽에서는 A조가 '죽음의 조'였다. 한국은 세르비아와 브라질 등 강팀들을 이기며 8강에 진출했다. 당시 한국은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지만 매 경기 접전을 펼쳤다. 올림픽을 앞두고 체력을 끌어올렸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는 힘은 어쩔 수 없었다.

런던 올림픽과 비교해 한국은 조별 리그에서 해볼 만한 상대들을 만난다. 객관적으로 브라질과 러시아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아르헨티나와 카메룬은 반드시 이겨야할 상대다. 그리고 한일전도 놓쳐서는 안 될 경기다. 만약 한국이 일본을 꺾고 A조 3위에 오를 경우 B조 1위 팀을 피할 수 있다.

▲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김연경 ⓒ Gettyimages

런던 올림픽 멤버와 젊은 선수들의 절묘한 조화, 김연경의 존재감

한국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김연경의 존재다. 공격은 물론 수비와 서브 리시브에서 자기 소임을 다하는 그는 세계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이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세계 예선을 앞두고 김연경은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기나긴 터키 리그를 마친 그는 여러모로 지쳐있었다. 또한 일본으로 떠나기 전 허벅지 통증으로 고생했다.

이런 악조건을 김연경은 극복했다. 김연경은 이번 예선 7경기에서 135점을 올리며 득점 순위 3위에 올랐다. 마지막 경기인 도미니카공화국전을 뛰지 않으며 3위로 떨어졌지만 예선 내내 김연경은 이 부문 1위를 달렸다.

공격 성공률에서는 43.73%로 4위에 올랐다. 서브 순위에서도 4위, 서브 리시브 순위에서는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경은 모든 부문에 걸쳐 5위 안에 오르며 자신이 '월드 클래스'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번 예선전에서 김연경 외에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이는 양효진과 박정아(23, IBK기업은행)다. 양효진은 블로킹 순위 2위에 올랐다. 박정아는 대표팀의 취약 포지션인 보조 레프트 공격수 자리를 훌륭하게 해냈다.

베테랑 세터 이효희(36, 한국 도로공사)는 노련하게 경기를 끌었다. 런던 올림픽을 경험한 김해란(32, KGB인삼공사)은 고비에서 절묘한 디그를 올리며 한국의 수비를 살렸다. 김희진(25, IBK기업은행)은 서브 순위 1위에 올랐다. 그는 강한 서브와 고비에서 나오는 결정타로 김연경의 짐을 덜어 줬다.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세계 예선 일본전에서 이긴 뒤 환호하는 여자 배구 대표팀 ⓒ Gettyimages

한국은 부상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이번 예선을 준비했다. 선수들의 투혼과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는 빛을 발했다. 베테랑들이 주축을 이룬 런던 올림픽 때와는 달리 이번 대표팀은 신구의 조화와 각 포지션의 고른 활약이 돋보인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남은 기간은 두 달 정도다. 이 기간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점이 중요하다. 장점인 서브를 다듬고 리시브와 수비를 비롯한 조직력을 높이는 점도 과제다.

이정철 감독은 "재입촌해서 합숙 훈련할 때 준비할 내용을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포상금인 1억 원을 받았다. 구자준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는 한국 선수단을 찾아 사전에 약속했던 올림픽 본선 진출 포상금 1억 원을 전달했다. 구 총재는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그동안 고생한 선수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포상금을 준비했다.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협회와 함께 KOVO도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격려했다.

대표팀은 23일 오후 귀국한다. 이후 휴식한 뒤 다음 달 5일 진천선수촌에 재입촌한다.

이번 예선에서 나타난 한국의 전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남은 기간 조직력을 끌어올려 '몬트리올의 후예'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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