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왼쪽)과 일본 대표팀 주장 요시다 마야
▲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왼쪽)과 일본 대표팀 주장 요시다 마야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월드컵 역사상 최대 이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경기는 어느 국가의 대결일까.

1966년 월드컵은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 열렸다. 당시 북한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아프리카에 걸쳐 부여된 단 한 장의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당시 아프리카 국가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야박한 본선 출전권 배분에 불만을 표시했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아시아 국가 상당수도 월드컵 예선에 참가하지 않았고 결국 북한과 호주만 남았다.

한 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호주와 맞붙은 북한은 승리하며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 출전한 북한 축구 대표팀
▲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 출전한 북한 축구 대표팀

북한은 소련, 칠레, 이탈리아와 한 조에 편성됐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소련에 0-3으로 패한 북한은 2차전에서 칠레와 1-1로 비겼다. 

마지막 상대인 이탈리아였다. 당시 이탈리아의 전력은 세계 최강은 아니었지만 축구의 변방에서 온 북한에 진다는 것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결과는 북한의 1-0 승리였다. 전반 42분 터진 박두익의 골은 결승골로 이어졌고 북한은 1승 1무 1패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당시 이탈리아는 "아시아에서 온 아마추어 팀에게 졌다"며 충격에 빠졌고 선수 및 코칭스태프는 이탈리아 귀국 시 달걀 세례를 받았다.

북한은 8강전에서 포르투갈에 3-0으로 앞서며 돌풍을 이어갔다. 그러나 포르투갈의 전설 에우제비오가 그라운드에 들어서면서 경기는 급선회했다. 연속 4골을 터뜨린 에우제비오의 활약에 힘입은 포르투갈은 5-3 역전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한다.

북한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팀으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달성하며 두 번째로 8강 무대에 섰다.

▲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결승골에 성공한 뒤 환호하는 안정환
▲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결승골에 성공한 뒤 환호하는 안정환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8강으로 가는 문턱에서 한국은 우루과이에 1-2로 져 두 번째 8강 진출에 실패한다.

일본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올랐고 이후 2010년 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특히 2018년 월드컵 16강전에서는 벨기에와 2-2로 팽팽하게 맞섰지만 후반 종료 30초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결승골을 허용해 통한의 눈물을 쏟았다. 

당시 일본은 아시아 국가로는 세 번째로 월드컵 8강행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 종료 30초를 남기고 침몰하며 8강행의 꿈은 사라졌다.

그로부터 4년 뒤인 현재,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6일(한국시간) 오전 '세계 최강' 브라질과 8강 진출을 다툰다. 일본도 같은 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 팀인 크로아티아와 맞대결한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세리머니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
▲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세리머니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

12년 만에 16강에 오른 한국의 사기는 한층 높아졌다. 비록 상대는 브라질이지만 "해 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잃을 것이 하나도 없다. 이기기 위해 기억해야 하는 것은 팀 이미지, 승리하고 경쟁하는 것이다. 끝까지 뛰고 정신을 앞세워 나가면 될 것 같다"며 힘주어 말했다.

브라질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몇몇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점이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후보 선수들도 '월드 클래스'인 브라질의 전력을 볼 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일본은 한국-브라질전보다 앞선 6일 자정 크로아티아와 16강전을 치른다. E조 조별리그에서 일본은 강호 독일과 스페인을 꺾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 일본 축구 대표팀
▲ 일본 축구 대표팀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패한 크로아티아는 1승 2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지구방위대'로 불리는 브라질과 맞붙는 한국과 비교해 일본의 부담감은 덜 하다. 일본 매체 'The Answer'는 "일본은 56년 전 북한이 이룬 월드컵 첫 8강 쾌거에 도전한다. 이번에 8강에 오르면 아시아 국가로는 세 번째다"고 보도했다.

만약 한국과 일본이 모두 이길 경우 이번 월드컵 8강전에서 역사적인 '한일전'이 성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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