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도하(카타르), 월드컵 특별취재팀 이성필 기자] "16강에서 더 나아갈 수 있다면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주장의 한마디는 곧 팀 전체의 생각과도 같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생각과 의지는 조별리그 통과에 머무르지 않는다.
축구대표팀은 6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갖는다. 그동안 A매치로 종종 만났지만, 월드컵에서는 처음이고 또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만난다는 점에서 승부 예측은 쉽지 않다.
월드컵 시작 전 10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브라질은 1위였다. 한국은 28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14위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겼고 9위 포르투갈을 2-1로 이기는 '도하의 기적'을 만들며 16강에 올랐다.
손흥민은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뛰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골 넣는 능력이 좋은 손흥민이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 답답한 일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과 자주 마주쳤던 티아구 시우바(첼시)는 "포르투갈전에서도 (황희찬이) 두 번째 골을 넣을 때 손흥민이 패스를 아주 정확하게 잘했다. 그런 경기에 대응을 잘해야 한다"라며 경계심을 보였다.
사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에서 데뷔골을 넣었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멕시코전 만회골, 독일전 쐐기골을 넣으며 어려운 경기에서 해결하는 능력을 보인 바 있다.
부상만 아니라면 손흥민과 만나는 상대 수비진은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시우바는 "손흥민, 이강인은 기술적으로 정말 뛰어난 선수다"라며 확실한 대비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단판 승부에서 골은 필요한 부분이지만, 그것이 꼭 공격수일 필요는 없다. 2선이든 수비수든 누군가 넣어주기만 하면 된다. 손흥민에게 골에 대한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오히려 손흥민이 미끼 역할을 하면 상대는 더 어려워진다. 카타르에서 스타로 급부상한 조규성(전북 현대)의 머리가 있고 이강인(마요르카)의 왼발, 황희찬(울버햄턴)의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도 있다. 시우바가 "6번"이라고 표현했지만,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의 날카로운 슈팅에 황의조(올림피아코스), 나상호(FC서울) 등도 골 냄새를 충분히 맡을 자원이다.
수비가 손흥민에게 현혹되면 될수록 더 좋은 벤투호다. 포르투갈전에서도 손흥민에게 기본 2~3명의 수비가 붙었고 황희찬에게 도움을 주는 장면에서는 6명이 손흥민의 앞, 뒤를 막았다. 절묘한 사이 공간으로 패스하는 통로로 활용, 포르투갈의 허를 찔렀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과 여러 번 경기하면 모르겠지만 한 번만 경기한다면 이길 수도 있다. 우리는 잃을 것이 하나도 없다"라며 단판 승부에서는 그 어떤 가능성도 있음을 전했다. 이기는 자가 강한 자인 상황에서 굳이 골을 넣지 않고 도우미가 되더라도 결과만 내면 되는 손흥민과 벤투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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