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 ⓒ 곽혜미 기자
▲ 이정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청담동, 신원철 기자] 한국 프로야구는 국제대회 덕분에 부흥하고 또 주저앉았다.

2006년과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그 사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많은 팬들이 자연스럽게 KBO리그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나 2013년에 이어 2017년 WBC에서 1라운드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눈앞에서 놓치면서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WBC가 돌아온다. 한국 야구에는 기회이자 위기다. 24살 이정후는 이번 WBC를 반드시 기회로 바꿔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 대표팀 최종 명단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정후는 타격 5관왕에 MVP 시즌을 보낸 선수로서 WBC에 대한 질문을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야구 대표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솔직히 인정하면서 "운동장에서 플레이로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가까이서 보면 설렐 것 같은데 막상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면 그런 마음은 없어질 것 같다. 국제대회 나가면 모두가 똑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한다. 온몸을 불사지르도록 열심히 하고 올 거다"라며 2006년 1회 대회를 떠올렸다.

"내 기억에 처음 직접 봤던 국제대회가 WBC다. (2006년)아버지가 처음 출전하셨을 때 도쿄돔에서, 그때 이승엽 감독님이 역전 홈런 쳤던 그 경기를 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커서 그런 무대에 나설 수 있게 됐으니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 도쿄 올림픽 대표팀 시절 이정후. ⓒ 곽혜미 기자
▲ 도쿄 올림픽 대표팀 시절 이정후. ⓒ 곽혜미 기자

이제는 대표팀의 중심으로 성장한 이정후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라는 자리가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든 거 아닌가. 모든 선수가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정말 내 실력이 되는 한 계속 나가고 싶다. 계속 나라에 기여하고 싶고 계속 좋은 성적 내고 싶다. 미국까지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룩한 축구 대표팀을 보며 느낀 점도 있었다. 이정후는 "축구 대표팀 모든 경기가 다 멋있었다. 열세라고 생각했던 경기도 잡아내는 걸 보면서 우리 팀(키움)이 떠올랐다. 그래서 많은 동질감을 느꼈고, 저런 선수들이 경기 전에 어떤 생각을 할지도 떠올려봤다. 한국 국민으로서 너무 멋지고 자랑스럽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이정후는 야구 대표팀이 놓인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그는 "야구 대표팀은 축구보다 관심도가 떨어진다. 그리고 또 조금…야구 국가대표에 대한 이미지가 다른 종목에 비해 조금 좋지 않은 것 같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플레이로 보여 드리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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