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우의 2023년 목표는 '울산 현대' 우승, 장기적인 목표는 '유럽 골키퍼 육성'이다 ⓒ대한축구협회
▲ 조현우의 2023년 목표는 '울산 현대' 우승, 장기적인 목표는 '유럽 골키퍼 육성'이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요즘에 늘 왜 한국 골키퍼가 유럽에 나가지 못 할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나중에 은퇴를 하고 기회가 된다면, 유럽에서 한국 골키퍼를 육성해서 진출시켜보고 싶어요."

조현우(31, 울산현대)에게 큰 꿈이 있다. 세계 축구 트렌드 중심 유럽에서 볼을 막아보는 것이다. 러시아 월드컵 이후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하지만 가슴 속에 품었던 꿈을 가깝지만 먼 미래에 어린 선수들이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조현우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타 골키퍼가 됐다. 당시 피파 랭킹 1위 독일도 조현우의 동물적인 선방쇼를 뚫지 못하고 패배했다. 월드컵 이후 유럽 진출 기회가 있었고 독일 팀에 직접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아쉽게 진출하지 못했다.

K리그 우승 경쟁 팀 울산 현대에 합류해 최고의 기량을 유지했다. 대표팀도 꾸준히 차출되며 최고의 팀에서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 차디찬 겨울 바람이 불었던 1월 중순,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와 울산 전지훈련에서 만난 조현우 마음에는 여전히 유럽이 꿈틀대고 있었다.

울산을 떠나 유럽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먼 훗날 은퇴를 한다면, '큰 그림'을 그려 선수 시절 못 이뤘던 유럽 무대 꿈을 어린 선수들에게 현실로 주고 싶었다. 조현우는 "프로에 오래 있으면서 많이 느꼈던 건, 왜 한국 골키퍼가 유럽에 진출하지 못할까라는 고민"이라며 향후 계획을 말했다.

▲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맹활약했던 조현우 ⓒ대한축구협회
▲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맹활약했던 조현우 ⓒ대한축구협회

"왜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시발점이 없을까. 왜 유럽에 나가지 못할까를 늘 생각했어요. 고민 끝에 나중에 은퇴를 해서 기회가 된다면, 글로벌하게 아카데미를 운영해보고 싶어요. 어린 한국 골키퍼가 배우고, 에이전트를 통해서 유럽에 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유럽에서 직접 코치들이 가르쳐주고. 선수들이 유럽에 나가서 배우기도 하고. 프리미어리그 같은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꿈이 생기도록 지원하고 싶어요."

2018년과 2019년에 유럽에 진출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기에 더 간절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팀을 상대했고, 유럽에서 러브콜이 왔다는 것에 '분명 한국 골키퍼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조현우는 "어린 선수들에게 일찍이 기회와 경험을 준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두 눈을 반짝였다.

"은퇴 이후에 유럽에서 지내면서 한국 골키퍼 육성을 계획할 거예요. 제가 지금 K리그 우승 경쟁 팀과 대표팀 등에서 경험을 그냥 흘려버리기엔 아쉬워요. 나중에 어린 친구들과 한국 축구를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힘을 내 볼테니까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골키퍼 육성에 관심이 있기에 세계적인 시스템과 분위기를 모두 새기려고 노력했다. 2018년에는 경기에 집중하느라 눈에 담지 못했던 걸, 카타르에서 제대로 느끼고 담았다. "경기에 나가든 나가지 않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다. 후회없이 잘 보내고 왔다"는 게 조현우의 말이다.

물론 모든 선수는 월드컵에서 뛰고 싶다. 벤투 감독이 1순위로 김승규를 지목했기에 조별리그 3차전에서 장갑을 끼길 내심 바랐다. 조현우는 "만약에 우리가 먼저 2승을 한다면 포르투갈전에 한 번은 뛸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끝까지 치열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아쉽긴하지만 후회는 없다"며 미소지었다.

먼 훗날 큰 꿈과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2023년에 집중해야 한다. 조현우는 2020년 울산 유니폼을 입은 뒤에 준우승과 우승을 모두 경험했다. 그토록 바랐던 K리그 정상에 올랐기에 올해는 2연패에 도전한다.

▲ 조현우는 2022년 울산에서 K리그 우승을 맛 봤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조현우는 2022년 울산에서 K리그 우승을 맛 봤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리그 2연패 도전에 대해 물었다. 조현우는 "저는 늘 신인처럼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한 번 우승을 해보니까 그 맛을 제대로 알았다. FA컵과 또 다른 느낌이다. 이 맛을 느껴버렸다. 올해도 느껴야 한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에게 이 맛을 전해주는 게 내 몫"이라고 말했다.

우승을 하면서 고비를 넘기는 법도 알았다. 조현우는 "시즌 중에 이겨야 될 경기를 느슨하게 하거나, 꼭 이겨야 하는 경기를 쉽게 풀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전북전, 포항전 등이 생각난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알고 있다. 경험을 했기에 올해는 고비를 더 쉽게 넘길 것"이라며 K리그 2연패에 자신감을 보였다.

울산은 국내에서 전지 훈련을 끝낸 뒤에 21일부터 포르투갈 알가르브에서 2차 동계 훈련을 하고 있다. 동계 훈련 중 '2023 디 애틀랜틱 컵'에 참가해 브렌트퍼드B(잉글랜드), FC미트윌란, 륑비BK(덴마크)를 상대한다. 

"2023년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죠. 부상 없이 올해도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목표로는 실점을 더 줄이고 싶습니다. 등 번호 21번처럼, 동료들과 잘 준비해서 무실점 경기 21번을 해볼게요. 올해도 울산 팬들에게 우승을 꼭 선물하고 싶습니다."

▲ 조현우 ⓒ스포티비뉴스DB
▲ 조현우 ⓒ스포티비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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