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3루수 스캇 롤렌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 명3루수 스캇 롤렌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스캇 롤렌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하나의 사건이다. 지금까지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이런 역전극은 없었다. 

롤렌은 25일(한국시간)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정됐다.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주관 2023년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총 297표를 받아 득표율 76.3%로 헌액 기준인 75%를 넘어섰다. 올해 피선거권을 가진 은퇴선수 28명 가운데 유일하게 득표율 75%를 넘겼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만한 성적을 남겼다. 3루수였던 롤렌은 1996년부터 2012년까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신시내티 레즈에서 활약했다. 통산 20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1과 OPS 0.855, 316홈런 1287타점을 기록했다. 1997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출신으로 무려 8번의 골드글러브를 가진 특급 수비수였고, 올스타게임에는 7번 참가했다.

그런데 2018년 처음 후보가 됐을 때만 하더라도 롤렌은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이 희박한 선수로 꼽혔다. 득표율이 10.2%에 그쳤기 때문이다. MLB.com은 "첫 번째 기회에서 15% 미만의 지지를 받고도 투표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롤렌이 첫 번째 사례를 만들었다. 

★스캇 롤렌 명예의 전당 투표 득표율
2018년 10.2%
2019년 17.2% (+7.0%P)
2020년 35.3% (+18.1%P)
2021년 52.9% (+17.6%P)
2022년 63.2% (+10.3%P)
2023년 76.3% (+13.1%P)

미국 디애슬레틱은 수비에 대한 투표인단의 인식이 달라진 덕분이라고 본다. 이 매체는 25일 투표 결과가 나온 뒤 "롤렌의 수비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수비력을 측정하는 방식의 발전은 롤렌의 명예의 전당 입성에 확실한 영향을 끼쳤다. 8개의 골드글러브도 눈에 띄지만, 동시에 DRS(수비로 막은 실점을 수치화한 지표)가 생긴 2003년부터 2012년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114점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롤렌 자신도 수비에 자부심이 있다. 그는 "수비는 즉각 팀에 영향을 끼친다. 내가 공을 하나 막아내면 투수에게, 팀에 영향을 끼친다. 실점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수비만 잘한 선수는 아니었다. MLB.com에 따르면 롤렌은 안타 2000개와 홈런 300개, 2루타 500개를 넘긴 35명 가운데 한 명이다. 특급 수비력에 평균 이상의 공격력 덕분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