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와 23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김강민 ⓒ곽혜미 기자
▲ SSG와 23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김강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는 24일 2023년도 연봉 재계약 대상자 49명 전원과 협상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둔 최지훈 박성한 서진용 등 주축 선수들의 연봉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통합우승 성과 배분을 마무리했다.

사실 47명은 이미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모두 협상을 끝낸 상황이었다. 다만 베테랑 선수들인 김강민(41)과 노경은(39)의 협상이 끝나지 않아 발표를 미루고 있었다. 두 선수는 구단과 몇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해 협상 테이블이 해를 넘겨 2023년까지 왔다. 결과적으로는 구단 제시액은 요지부동이었고, 두 선수 모두 구단 제시액에 동의를 한 모양새가 됐다.

선수들로서는 다소간 아쉬움이 남는 계약이기는 했겠지만, 김강민의 2023년도 연봉 계약은 구단은 물론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제 김강민보다 한 클럽에서 오랜 기간 뛴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SK의 2001년 2차 2라운드(전체 18순위) 지명을 받은 김강민은 2002년 1군 무대에 데뷔했고, SK 왕조 구축을 전후로 팀의 핵심 외야수로 뛰어올랐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혜택을 받아 커리어도 끊이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런 김강민은 올해가 SSG에서 맞이하는 23번째 시즌이다. KBO리그 역사상 한 클럽에서 23년을 뛴 선수는 없다. KBO리그에 발을 내딛은 선수들 중 10년도 채우지 못하고 타의로 인해 은퇴하는 선수가 대다수고, 팀을 대표하는 스타라고 해도 20년 근속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군 문제나 해외 진출로 이 조건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종전 기록은 김강민과 삼성을 대표하는 중간 계투 요원으로 이름을 날렸던 권오준이 가지고 있었던 22년이었다. 권오준은 1999년 삼성에 입단해 2003년 1군에 데뷔했고, 2020년까지 뛰며 22시즌을 삼성맨으로 뛰었다. 20시즌을 넘은 선수라고 해봐야 두 선수를 비롯, 한화의 레전드 선수들인 송진우 장종훈 박정진 정도가 전부다. 현역으로는 최정이 올해로 SSG에서 19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게 김강민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아직 차이가 있다.

단순히 레전드에 대한 예우 차원이 아니다. 그만한 실적이 있고, 충분히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량이 되기에 계약이 계속 연장되고 있다. 이제 주전 자리는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양상이지만, 여전히 좌완 상대로는 가장 빨리 만지작거릴 수 있는 카드가 바로 김강민이다. 리그 최정상급의 수비력도 건재하다. 

지난해에는 부상 탓에 84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0.303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방망이와 수비를 뽐냈다. 또한 한국시리즈에서는 영웅과 같은 활약으로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같은 시대를 뛴 조동화 박정권과 같은 선수들은 이미 SSG 코칭스태프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강민 또한 언젠가 은퇴를 하게 되면 비슷한 길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SSG도 지도자로서의 잠재력까지 눈여겨보고 있고, 당연히 김강민과 계속 간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묵묵하게 걸어온 김강민과 SSG의 동행이 23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동행이 얼마나 더 길어질지를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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