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파이널 집중분석①] '2쿼터가 첫 승부처' GSW·CLE가 벌일 '벤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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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여섯 번째 남자'가 키를 쥐고 있다. 1쿼터 후반 어김없이 코트를 밟는 벤치 멤버들이 파이널 조타수 노릇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활약에 따라 시리즈 흐름이 요동칠 수 있다. 1990년대 6회 우승에 빛나는 '왕조' 시카고 불스에는 존 팩슨, 토니 쿠코치, 스티브 커라는 뛰어난 벤치 멤버가 있었다.
주전 선수들이 쉴 때 벤치진이 1쿼터 후반부터 2쿼터 중반까지 벌이는 승부는 서로의 창이 처음으로 강렬하게 맞부딪히는 순간이다. 왕조를 이루려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저지하려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마지막 승부도 이러한 '벤치 전쟁'에서 갈릴 확률이 매우 높다.
◆ 서부 결승 7차전이 증명한 '좋은 식스맨의 필요성'
커 감독은 지난해 미국 프로 농구(NBA) 파이널에서 '스몰 라인업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클리블랜드와 파이널 4차전에서 그해 정규 시즌·플레이오프 통틀어 단 한번도 주전으로 나선 적이 없던 안드레 이궈달라를 선발 출전시키는 파격적인 수를 꺼냈다. '센터 없는 농구'가 어떤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전 세계 농구 팬들에게 확실히 알렸다.
시리즈 스코어 1승 2패로 끌려가던 골든스테이트는 '이궈달라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4차전에서 103-82, 대승을 거뒀다. 이후 내리 2연승하며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시리즈 승부처는 4차전이었다. 벤치 멤버 이궈달라의 활용법에 변화를 준 커 감독의 전략이 시리즈 흐름을 골든스테이트 쪽으로 흐르게 했다.
골든스테이트 벤치진의 활약은 올 시즌에도 이어졌다. 커 감독은 시즌 내내 이궈달라, 숀 리빙스턴, 이안 클락, 모리스 스페이츠 등에게 24분 안팎의 출전 시간을 허락하며 주전 선수의 휴식을 보장했다. 골든스테이트의 넓은 전술 운용 폭이 여러 선수가 고르게 코트를 밟을 수 있게 했다.
커 감독은 상대 특성에 따라 빅 라인업과 스몰 라인업을 두루 활용한다. 정규 시즌 때 중거리 점프 슛 능력이 좋은 스페이츠의 능력을 살려 앤드루 보거트-스페이츠의 더블 포스트를 가동하기도 했고 드레이먼드 그린을 센터로 기용하는 스몰 라인업 카드를 펼치기도 했다. 가용 인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커 감독의 성향은 플레이오프에서도 계속됐다.
골든스테이트 식스맨들은 서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시리즈 역전을 이루는 데 소금 노릇을 했다. 6, 7차전 동안 골든스테이트의 벤치 득·실점 마진은 +0.8점이었다. 같은 경기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보다 11.5점을 앞섰다. 높은 벤치 생산성은 지난달 31일(이하 한국 시간) 홈에서 열린 시리즈 7차전에서 역전승의 주춧돌을 놓았다.

이날 3쿼터에 기록된 스코어는 29-12였다. 골든스테이트가 오클라호마시티보다 17점을 더 쌓았다. 경기가 끝난 뒤 하이라이트 필름은 대부분 커리의 차지였다. 그러나 리더의 '득점쇼'가 더 돋보일 수 있었던 건 식스맨들의 알토란 같은 3쿼터 활약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벤치를 지키다 코트에 나선 동료들은 빼어난 경기력으로 팀의 2년 연속 파이널 진출의 1등 공신 노릇을 했다.
클리블랜드와 마지막 승부에서 벤치 멤버의 활약은 필수다. 핵심 식스맨 이궈달라, 리빙스턴, 발보사, 클락 등이 코트에 들어서면 신장은 낮아진다. 그러나 더 빠른 볼 배급과 패스 게임이 가능해져 공간 창출이 매끄러워지는 효과가 있다. 골든스테이트 주전 멤버는 개인 기량만으로 충분히 상대 수비진의 반응을 끌어 낼 수 있다. 그린, 보거트가 스크린을 걸고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볼 간수 능력을 지닌 커리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면 된다. 커리와 그린을 주축으로 펼치는 골든스테이트의 램 스크린, '스트롱' 모션 오펜스 등은 역대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이때가 중요하다. 공간이 만들어질 때 벤치 멤버가 높은 야투 성공률을 보일 수 있느냐가 골든스테이트의 2연속 우승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커리에겐 외곽에 선택지가 톰슨 한 명에서 이궈달라, 리빙스턴, 발보사 등 2~3명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러한 패턴이 잘 작동된다면 클리블랜드에 당혹감을 안길 수 있다. 골든스테이트가 올 시즌 73승을 거두는 데 가장 큰 효과를 맛봤던 패턴이기도 하다.
이러한 골든스테이트의 공격이 펼쳐지면 클리블랜드 1선은 물론 빅맨진도 로테이션 수비 또는 퍼리미터를 보호하기 위해 반응해야 한다. 톰슨, 러브, 티모페이 모즈고프 등이 골 밑을 비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파이널 4차전 이후 골든스테이트가 승세를 거머쥘 때 써먹었던 패턴이다. 당시 커리를 셤퍼트 혼자서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클리블랜드는 커리 더블팀을 시도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 생기는 공간을 NBA 최고의 점프 슛 팀 골든스테이트의 슈터들이 공략했다. 황금 전사들의 2년 연속 우승의 핵심 열쇠는 벤치 멤버들이 쥐고 있다.
◆ 폭발적인 '벤치 3점', 클리블랜드의 필승 공식
타이론 루 감독이 이끄는 클리블랜드의 주전 라인업은 변화가 거의 없다. 토론토 랩터스와 동부 콘퍼런스 결승 6경기에서 모두 동일한 선수가 선발로 나섰다. 카이리 어빙-JR 스미스-르브론 제임스-케빈 러브-트리스탄 톰슨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어빙, 제임스, 러브는 해당 포지션에서 리그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선수로 평가 받는다. 스미스는 토론토와 동부 결승 6경기에서 평균 3개의 외곽슛을 꽂으며 팀이 코트를 넓게 쓰는 데 이바지했다. 성공률도 40%로 빼어났다. 톰슨은 로 포스트 파트너 러브의 부족한 대인방어 능력을 메우는 넓은 수비 범위와 눈부신 공격 리바운드 솜씨로 팀의 2년 연속 파이널 진출에 한몫했다.

프라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만 셤퍼트, 리차드 제퍼슨, 매튜 델라베도바, 모 윌리엄스 등이 외곽에서 어빙-제임스의 'A패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3점 라인 생산력은 플레이오프 들어 더 빛을 발하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봄 무대에서 43.5%라는 놀라운 팀 외곽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14.4개의 3점슛을 집어 넣었다. 3점 라인 바깥에서 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했다. 플레이오프 동안 외곽슛과 관련한 모든 지표에서 클리블랜드는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러한 숫자가 얼마나 뛰어난 것인지는 정규 시즌 기록과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클리블랜드는 올 시즌 골든스테이트와 더불어 리그에서 가장 빼어난 외곽슛 능력을 자랑했다. 팀 외곽슛 성공 수, 성공률 부문에서 각각 리그 2위와 7위를 기록했다. 36.3%의 성공률로 경기당 평균 10.7개의 외곽슛을 넣었다. 또 1경기에 3점슛 29.6번을 시도했는데 이 부문도 리그 3위다. 클리블랜드는 양과 질에서 모두 뛰어난 외곽 생산성을 보였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들어선 정규 시즌 때보다 더 많은 3점슛을 성공하면서 성공률도 더 높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동부에선 적수가 없다. 놀라운 외곽슛 감각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며 클리블랜드의 경기력을 크게 칭찬했다.
'핵심 식스맨' 프라이와 셤퍼트가 직전 시리즈에서 50%가 넘는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프라이가 58.3%를 수확했고 셤퍼트는 50%를 기록했다. 둘은 주전 선수가 벤치에서 쉬는 1쿼터 후반, 2쿼터 초 중반, 3쿼터 중반에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들의 공헌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 클리블랜드는 토론토와 동부 콘퍼런스 결승 6경기에서 2쿼터를 앞섰을 때 모두 승리를 챙겼다. 토론토와 2쿼터 싸움에서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 선수는 '또 하나의 주전 라인업'으로 평가 받는 5인이었다. 델라베도바-셤퍼트-제퍼슨-르브론-프라이로 이어지는 이 라인업은 토론토와 벤치 전쟁에서 좋은 내용을 보였다.
2쿼터는 두 팀의 벤치 전력이 정면으로 맞붙는 시간이다. 여기에서 우위를 보여야 주전 선수의 코트 투입 시기를 조금 더 미룰 수 있다. 이것은 팀 내 1, 2옵션의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효과를 낳는다. 2, 3쿼터 때 상대와 대등한 경기력을 보인 뒤 경기 후반 체력을 아낀 해결사가 리드를 지켜 승리를 따내는 흐름은 강팀이 지닌 가장 일반적인 승리 공식이다.
벤치 멤버의 활약은 감독의 로테이션 운용에 숨통을 틔운다. 어느 한두 선수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부문은 당장 그날 경기의 승리 확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시리즈 전체 흐름을 거머쥐는 데 쏠쏠한 노릇을 한다. 2쿼터 승부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서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오클라호마시티와 골든스테이트가 가장 큰 차이를 보였던 점도 이 부문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케빈 듀란트, 러셀 웨스트브룩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커리-톰슨 외에도 그린, 리빙스턴, 이궈달라 등 경기의 물줄기를 바꿀 선수가 많았던 골든스테이트와 대조를 이뤘다. 클리블랜드가 유념해야 할 요소다. '기사단'이 동부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벤치진의 기량이 디트로이트, 애틀랜타, 토론토보다 한 수 위였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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