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백호 ⓒ곽혜미 기자
▲ 강백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샐러리캡 도입은 FA 시장뿐만 아니라 연봉 협상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제 버틴다고 능사가 아니다. 천하의 강백호도 앞자리 3조차 지키지 못했다. 샐러리캡이라는 강력한 협상 무기가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kt 위즈는 29일 오전 연봉 재계약 대상자 61명과 계약을 마쳤다고 알렸다. 간판스타 강백호의 이름은 연봉 보도자료 맨 마지막 문장에야 등장한다. "강백호는 연봉 2억 9000만원(47.3% 삭감)에 계약했다." 지금까지는 강백호의 연봉 인상이 화제였는데, 올해는 유례없던 삭감폭이 뉴스가 됐다. 지난해 5억 5000만원에서 무려 2억 6000만원이 깎인 금액이다. 

2018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강백호는 2021년 3억 1000만원에 계약해 처음 연봉 3억의 벽을 넘었다. 2021년 시즌 타율 0.347, 16홈런 102타점 OPS 0.971로 대활약하면서 또 한 번의 연봉 대폭 인상을 이뤄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5억 5000만 원에 사인하며 이정후(키움)와 함께 KBO리그 역대 5년차 최고 연봉 신기록을 썼다. 

그런데 야구가 안 풀렸다. 부상으로 62경기 출전에 그친데다 성적도 강백호답지 않았다. 타율 0.245에 6홈런. 2021년에는 삼진(85개)보다 볼넷(103개)이 많았는데, 지난해에는 삼진(44개)이 볼넷(23개)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출전 기록과 타격 성적 모두 연봉 인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문제는 삭감폭이었다. kt와 강백호는 스프링캠프 출국을 하루 앞둔 28일 밤에야 합의를 마쳤다. 그만큼 협상 진통이 길어졌다. 강백호로서는 4억대도 3억대도 아닌 2억원대 연봉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수 있다. 상징성도 상징성이지만, 2021년 4년차 연봉보다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kt도 할 말은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강백호의 팀 기여도가 현저히 떨어졌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강백호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문제다. 여기에 샐러리캡 도입으로 연봉 총액을 '윗선' 마음대로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벌칙규정이 있는 만큼 샐러리캡이라는 방패를 선수가 이겨내기가 쉽지 않아졌다. 천하의 강백호도 다르지 않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연봉 협상을 마치지 않은 채로 해외 스프링캠프에 출발한 경우가 없지는 않았다. 강백호는 최소한 이런 사태는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28일 밤 구단의 제의를 받아들이고, 31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로 했다. 동료들보다 늦은 출발이지만 1일부터 훈련에 합류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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