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강백호 ⓒ 곽혜미 기자
▲ kt 위즈 강백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강백호(24, kt 위즈)는 구단이 얼마를 제시해야 만족할까. 

강백호는 스프링캠프 출발을 하루를 앞둔 지금까지 구단과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kt 선수단은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애리조나로 출국할 예정이다. 선수가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려면 올해 연봉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강백호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비시즌이 다 끝나도록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은 삭감 폭이 크다는 뜻이다. 구단마다 기준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보통은 직전 시즌 성적과 팀 기여도 등 선수마다 고과를 평가해 연봉 협상에서 제시할 근거 자료를 마련한다. 구단은 수치를 근거로 인상 또는 삭감 폭을 정하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경우는 소수다.  

강백호는 지난해 5억5000만원을 받는 초고액 연봉자였다. 2021년 시즌 142경기에서 타율 0.347(516타수 179안타), 16홈런, 102타점, OPS 0.971로 명확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는 부상 여파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강백호는 정규시즌 144경기의 절반도 안 되는 62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타율 0.245(237타수 58안타), 6홈런, 29타점, OPS 0.683으로 신인 시즌에도 받아본 적 없는 성적표를 받았다. 

당연히 고과 평가가 좋을 리 없다. 타격 지표가 다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144경기 가운데 절반도 기여하지 못했다. kt는 지난해 5억5000만원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 강백호에게 대폭 삭감된 금액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 

강백호도 삭감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본인이 예상한 금액을 밑돌기에 지금까지 구단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선수와 구단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제는 자존심 싸움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kt는 강백호와 29일 출국 전까지는 협상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연봉 산정 시스템에 근거해 설정한 금액이기 때문에 구단이 강백호가 원하는 금액에 무조건 맞춰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kt 선수들의 눈에는 특혜로 보일 위험도 있다. kt는 최대한 강백호를 설득해보겠다는 자세로 끝까지 협상에 나서고 있다. 

감정싸움의 시간이 길어지면 강백호도 kt도 좋을 게 없다. 강백호는 새해에도 kt 타선에 힘을 실어 줘야 하는 주축 타자다. 깎인 자존심을 만회할 활약을 새해에 보여주면 1년 뒤에는 또 크게 웃을 수 있다. 선수와 구단 모두 현명하게 타협하고 잡음 없이 새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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