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강백호. ⓒ스포티비뉴스DB
▲ kt 강백호.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kt 간판스타 강백호가 시련을 맞이했다. 황당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고, 큰 부상과 긴 재활로 힘든 시기를 보낸 적도 있지만 2023년은 시작부터 다른 의미로 충격이다. 연봉이 거의 반으로 줄어들었다. 불과 1년 전 프로 5년차 최고액 타이기록을 세웠던 강백호라 더욱 놀랍다. 지금까지 없던 시련, 어떻게 보면 자극제다.

kt 위즈는 29일 오전 선수단 연봉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대상 선수 61명 가운데 최고 인상액은 투수 김민수의 1억 3500만원(인상률 117.4%), 최고 인상률은 투수 엄상백의 150%(인상액 1억 2000만원)다. 김민혁 김준태 오윤석 등 억대 연봉에 진입한 선수들, 야수 고과 상위 선수의 이름을 지나야 강백호의 이름이 등장한다. 

47.3% 삭감에 연봉 2억 9000만원. 지난해에는 5년차 최고 연봉 타이기록인 5억 5000만원이었는데 거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62경기 출전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절반인 72경기조차 채우지 못했고, 타율(0.245)과 OPS(0.683) 같은 비율 기록도 커리어 최저치를 찍었다. 삭감 요인은 명확했는데 삭감폭이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강백호는 2년차였던 지난 2019년 1억 2000만원에 도장을 찍어 이정후를 넘었다(이 기록은 2021년 소형준 1억 4000만원에 의해 깨졌다). 2020년에는 2억 1000만원, 2021년에는 3억 1000만원을 받았다. 매년 앞자리가 바뀌더니 지난해에는 두 칸을 껑충 뛰어넘어 5억 5000만원으로 직전 시즌 이정후가 세운 5년차 최고 연봉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과정이 늘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19년 6월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펜스를 손으로 짚다가 손바닥이 찢어졌다. 이 부상으로 2019년 시즌 116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지난해 62경기 다음으로 적은 경기 출전이었다. 덕분에 타율 0.336, 13홈런 65타점으로 '홈런타자 강백호' 아닌 또다른 천재의 면모를 보여주고도 연봉 상승 폭이 9000만원에 그쳤다. 

2021년에는 올림픽 경기에서 무표정하게 껌을 씹었다는 이유로 여론 재판에 서는 일도 있었다. 강백호는 올림픽 브레이크 직후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섰다. 강심장 강백호도 표정을 보이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었다. 

▲ kt 위즈 강백호 ⓒ 곽혜미 기자
▲ kt 위즈 강백호 ⓒ 곽혜미 기자

이 모든 일들도 지난해 연이은 부상만큼 큰 아픔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 같다. 강백호는 개막 직전 발가락 골절상, 복귀 후 한 달 만에 다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 부상이 올해 연봉 반토막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래도 포스트시즌에서는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5경기 타율 0.316, 1홈런 4타점으로 올해를 기약할 만한 경기력으로 돌아왔다.  

프로 선수에게 연봉은 자존심이다. 강백호는 부상과 부진에서 온 상처를 어떻게 극복할까. 지금까지의 강백호를 생각하면 걱정보다 기대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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