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재호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재호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지금 캠프에서 방망이가 가장 좋은 것 같다. 공을 낚아채서 치지 않나."

두산 베어스 고위 관계자는 8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38)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김재호는 캠프 초반인데도 다른 타자들과 비교해 눈에 띄게 좋은 타구를 계속해서 생산했다. 김재호를 지켜보는 코치들마다 "무리하는 게 아니냐"고 할 정도로 그는 올해 부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재호는 지난 2년을 되돌아보며 "최근 2년 동안 어깨가 안 좋으니까 몸을 사리자고 생각한 것 같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운동량을 자기가 스스로 줄이게 되는데, 그러면 훈련할 때도 빨리 지친다. 운동을 더 해야 따라갈까 말까인데, 이제는 조금 살살하자 이렇게 하면서 자연히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깊이 반성했다. 

자연히 팬들의 반응은 갈수록 차가워졌다. 김재호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3년 25억원에 계약했는데, 지난 2시즌 동안 191경기에서 타율 0.212(434타수 92안타), OPS 0.565, 45타점, 49득점을 기록했다. 이제는 '주연이 아닌 조연'이 돼야 한다는 말을 듣는 베테랑이 됐지만, 그래도 몸값에 걸맞지 않은 활약을 펼친 것은 분명했다. 

김재호는 그래서 초심을 다시 되찾기로 했다. 그는 2004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해 2014년 주전 유격수로 도약하기까지 10년의 기억을 다시 꺼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후배들에게 무기력했던 지난 2년을 사과하고 반성하며 이제는 선배로서 임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두산 고위 관계자들과 이승엽 감독, 코치진은 물론 후배들에게도 김재호의 초심은 잘 전달되고 있다. 내야수 김민혁(27)은 "진짜 솔직히 완전 베테랑에 최고참이신데, 준비 운동할 때부터 맨앞에서 하시고 파이팅도 많이 하신다. 수비 훈련할 때는 슬라이딩도 하시고 정말 많이 보고 배우고 있다"고 했다. 

김재호는 두산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2015, 2016, 2019년 3차례 우승하는 동안 타선의 감초 임무를 톡톡히 해냈다. 타자와 수 싸움에 능한 만큼 상황에 따라 노련하게 타격해 하위 타선에서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며 상위 타선까지 불을 붙여줬다. 올해는 다시 예전의 김재호로 돌아오기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김재호가 지금처럼 모두를 감탄하게 하는 타격 페이스를 이어 간다면, 이 감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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