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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강연 들은 소년, 이승엽 위해 '151㎞' 뿌린다…"프로 꿈꾸게 해주셨죠"

작성일: 2023.02.09 05:3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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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왼쪽)과 이병헌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왼쪽)과 이병헌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정말 영광이죠. 프로의 꿈을 갖게 해주신 분이 이승엽 감독님이거든요."

두산 베어스 좌완 파이어볼러 이병헌(20)이 8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라이브피칭을 마친 뒤 이승엽 두산 감독과 특별한 인연을 들려줬다. 이병헌은 그저 재미로 야구를 하던 영동중학교 시절 이 감독의 강연을 처음 들었다. 이 감독은 이병헌을 비롯한 야구 꿈나무들이 프로선수의 꿈을 꿀 수 있도록 여러 경험담을 들려줬다. 

이병헌은 "나는 야구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프로 욕심도 별로 없었다. 프로의 꿈을 꾸게 해준 분이 이승엽 감독님이다. 중학교 때 학교에 강연을 하러 오셨는데, 프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는데, 한 친구가 '그런 자리에 있으면 어떤 기분이냐'고 질문을 했다. 답변이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감독님의 답을 듣고 프로가 돼서 정상에 서면 엄청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되돌아봤다.   

이 감독의 강연을 들은 뒤로 이병헌은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뜯어고쳤다. 이병헌은 "내가 야구를 생각하는 게 아예 바뀌었다. (강연을 들으니까) 재미로만 야구를 할 거면 안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소년은 빠르게 성장했다. 서울고 2학년 시절 최고 시속 151㎞짜리 강속구를 뿌리며 전국구 투수가 됐다. 고교 3학년 때 팔꿈치 수술을 받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두산은 2022년 1차지명으로 이병헌을 지명하면서 그의 잠재력을 높이 샀다. 그리고 프로 입단 1년 만에 이 감독과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우연 같은 운명이다. 이제 이병헌은 이 감독을 위해 공을 던진다.  

이병헌은 이날 좌완 레전드 구대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25구를 던졌다. 시드니에 거주하는 구대성은 한번씩 훈련장에 들러 이 감독과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이날은 이병헌을 비롯한 두산 왼손 투수들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이 감독은 지난 4일 불펜 피칭에 나섰던 이병헌의 공을 타석에서 지켜본 뒤 "구대성 선배 느낌이 난다"고 평했다. 구대성만큼이나 공에 위력이 느껴진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이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구대성 상대로 통산 타율 0.118(51타수 6안타), 1홈런에 그쳤을 정도로 취약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천적에게 팀의 좌완 미래를 보여주며 검증받았다. 

구대성은 "쉽게 맞지 않을 공을 던진다. 제구력이 좋다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다른 투수들은 포인트가 왔다 갔다 하는데, 이 친구는 던지는 포인트가 딱 하나다. 딱 하나로 일정하다. 이런 선수들은 제구력을 잡아주려고 할 필요도 없다. 자기가 던지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는 게 낫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병헌은 "구대성 선배님은 좌완 중에서 가장 유명한 분이니까 알고 있었다. 그분과 닮았다는 말은 내게 큰 영광이다. 게다가 이 감독님을 내게 프로의 꿈을 심어준 분이다. 그런 분이 가장 까다롭게 생각하는 투수랑 내가 닮았다고 하니까 영광"이라고 했다. 

이 감독과 구대성은 현재 왼손 투수 가운데 이병헌의 페이스가 가장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헌은 현재 밸런스에 중점을 두고 투구하고 있는데,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을 진행하는 동안 구속도 잘 나오고 있다. 2월 초인데 벌써 최고 144㎞까지 끌어올렸다. 이병헌은 이 감독의 바람대로 왼손 필승조로 자리 잡을 수 있게 성장하며 '이승엽처럼 최정상급 프로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완벽히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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