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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처럼 재회한 '고원준-박세혁', 위기 넘긴 두산

작성일: 2016.06.04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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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적 후 3일 만에 치른 선발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고원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주축 선수의 부상으로 기회를 얻은 고원준(26)-박세혁(26, 이상 두산 베어스) 배터리가 위기에 놓인 팀을 구했다.

두산은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 시즌 7차전에서 4-1로 이겼다. 선발투수 고원준이 5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1,133일 만에 선발승을 챙겼고, 닉 에반스가 선취 홈런을 날리며 공격 물꼬를 텄다. 2연패에서 벗어난 두산은 시즌 성적 36승 1무 15패를 기록하며 7할 승률을 지켰다.

고원준은 지난달 31일 노경은(32, 롯데 자이언츠)과 트레이드되면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3일 만에 홈에서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기둥 투수 더스틴 니퍼트(34)가 등 근육 담 증세로 등판하기 어려웠고, 두산은 오른손 투수 고원준을 대체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최근 성적만 살펴보면 호투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고원준은 지난달 8일 두산전 구원 등판을 마지막으로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퓨처스리그로 내려간 뒤에는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썩 좋지 못했다.

두산 코치진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공은 계속 던져서 투구 수는 갈 수 있는 데까지 가 보려 한다"면서도 "그래 봐야 80개, 많아야 90개 정도 던질 거 같다"고 예측했다. 고원준은 "코치님들이 3회까지만 막아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뚜껑을 여니 기대 이상이었다. 고원준은 SK 타선에 밀리지 않고 자기 공을 던졌다. 빠른 공 구속은 최고 142km가 찍혔고,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활용했다. 여기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효과를 봤다. 5회 2사 이후 4사구 2개를 허용한 뒤 김성현에게 중견수 앞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뺏긴 게 유일한 흠이었다.

▲ 박세혁 ⓒ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의 도움이 컸다. 고원준과 박세혁은 2014년 상무 입대 동기로 2년 동안 호흡을 맞춘 사이다.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두 선수는 운명처럼 배터리 짝을 이뤘다. 고원준이 니퍼트의 이탈로 기회를 얻었듯, 박세혁 역시 주전 포수 양의지 대신 마스크를 썼다. 양의지는 3일 왼쪽 발목 염좌로 2주 진단을 받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고원준은 "상무에서 (박)세혁이 형과 배터리 경험이 많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던지다 보니 5회까지 던졌다. 상대 팀 분석 결과 빠른 공에 강한 타자가 많았는데, 오늘(3일) 슬라이더가 좋았는지 세혁이 형이 슬라이더를 많이 요구한 게 적중한 거 같다"고 공을 돌렸다.

두산의 끈끈한 수비 조직력도 도움이 됐다. 고원준은 "두산은 타격이 강하고 수비가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열심히 막으면 점수를 내줄 수 있다는 생각에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솔직한 경험담을 털어놨다.

김태형 감독은 "고원준의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였다. 변화구 제구력이 좋았고, 이적 후 첫 선발 등판이었는데 대범하게 잘 던졌다"고 평했다. 김 감독은 고원준을 올 시즌 중간 투수로 활용할 예정이지만 3일처럼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났을 때는 선발투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고원준은 "어떤 보직이든 감독님께서 요구하는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산에 첫 위기가 올 거라는 예상을 뒤엎었다. 니퍼트와 양의지, 그리고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 오재일까지 주축 선수 3명이 빠지면서 전력에 구멍이 생겼다. 하지만 고원준과 박세혁을 비롯해 시즌 9호포를 터트린 에반스와 결승타를 때린 김재환, 멀티히트를 기록한 박건우, 민병헌 등의 활약에 힘입어 연패 흐름을 끊었다. 두산의 '1강 체제'는 쉽게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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