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구단에 은퇴 의사를 통보한 이현석 ⓒSSG랜더스
▲ 21일 구단에 은퇴 의사를 통보한 이현석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항상 열심히 하던 선수였다. 코치들의 강훈련에도 별 불만 없이 묵묵하게 공을 잡고, 묵묵하게 몸을 던지곤 했다. 그러나 그 노력에 비해서는 야구 경력이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그는 남몰래 눈물을 훔치곤 했다.

제물포고와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5년 SK(현 SSG)의 1차 지명을 받은 이현석은 SSG가 기대하는 포수 자원이었다. 정상호의 자리를 예정대로 이재원이 물려받은 상황에서, 이재원의 자리를 물려받을 만한 선수를 키워야 했던 SSG는 대학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은 이현석에게 아낌없이 1차 지명권을 행사했다. 포수로서 경험도 많았고 펀치력도 있었다. 그를 거쳐 간 모든 코칭스태프들이 그에게 큰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뜻대로 잘 풀리지는 않았다. 이재원이라는 주전 포수가 있었고, 김민식이라는 백업 포수가 이현석과 경쟁 끝에 먼저 기회를 잡았다. 이현석은 오랜 기간 ‘제3 포수’ 타이틀로 1군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신세였다. 시간이 지나 이흥련이 트레이드로 영입된 것은 물론 전경원 현원회 조형우라는 포수들이 차례로 입단했다. 어린 선수들을 키워야 하는 상황에서 이현석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었다. 올해는 플로리다 1차 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했다. 결국 21일 구단에 야구를 그만하겠다는 통보를 했고, 구단은 선수의 뜻을 존중했다. 이현석은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선수로서는 이제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았다. 그런 시기가 온 것 같아서 이런 결정을 했다”면서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선수 생활을 하는 날보다는 선수를 그만 두고 나서의 생활이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루라도 빨리 그만 두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게 앞으로 있어서 좋은 선택일 것 같았다”고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현석은 “후회보다는 홀가분하다”고 했지만, 팬들의 성원은 잊지 않고 마음속에 가져간다. 2015년 1군에 데뷔한 이현석의 1군 통산 출전은 122경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팬들은 항상 성실한 이현석을 응원했고, 이현석 또한 그런 성원을 몸으로 느끼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고 했다.

이현석은 “팬분들에게 인간 이현석에 걸맞지 않은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개를 숙인 뒤 “남은 선수들도 그냥 다 잘 됐으면 좋겠다. 특히 2군에 있는 선수들 중 너무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기회가 많지 않다고 빨리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을 응원했다. 

당분간은 쉬면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할 계획이다. 이현석은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없고, 아직 잘 모르겠다”고 멋쩍게 웃으면서 “야구 쪽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쪽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좀 쉬면서 생각을 해보겠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누구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린 만큼 후회도 원망도 없다. 1군에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클럽하우스의 모든 일원들이 인정하는 노력이었고 또 좋아하는 선수였다. 이제 더 이상 눈물로 기억되지 않을 제2의 인생을 만들어가길 SSG의 모든 구성원들이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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