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않은 NC 제이슨 마틴 ⓒNC다이노스
▲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않은 NC 제이슨 마틴 ⓒNC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타격은 아직 적응하는 단계다”

NC 새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28)은 올해 리그에서 가장 혹독한 시범경기를 보내는 선수 중 하나다. KBO리그 경험이 없는 외국인 타자가 새로운 리그에서 와서 적응의 시간을 보내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경기장 분위기부터 서서히 익혀야 할 것이 많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성적이 너무 떨어지니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마틴은 24일까지 시범경기 5경기에서 타율 0.071(14타수 1안타)에 그쳤다. 물론 공을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최대한 많고 좋은 인플레이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래야 자신의 타격 타이밍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틴은 그런 것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 공이 방망이와 너무 멀리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많은 선수는 아니지만, 근래 트리플A 성적을 보면 실패하기가 더 어렵다는 평가까지 받는 선수다. 2021년까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뛴 마틴은 지난해 트리플A 129경기에서 타율 0.285, 32홈런, 10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8의 몬스터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좀처럼 이런 호쾌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5일 광주 KIA 시범경기를 앞두고 강인권 NC 감독은 믿음을 드러냈다. 강 감독은 “워낙 좋은 수비를 가지고 있다. 스피드도 있는 선수다. 수비에서는 염려하지 않는다”고 마틴의 중견수 수비를 칭찬하면서 “타격만 아직 적응하는 단계다. 적응만 한다면 자기 모습은 충분히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25일 경기에서는 오히려 가장 좋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네 번의 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하며 타율이 0.056까지 떨어졌다. 삼진을 당하는 것은 그렇다 치는데 내용도 좋지 않았다. 1회와 3회에는 양현종의 높은 쪽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양현종의 공 끝에 힘이 있다고 하더라도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 공이 지나간 다음에야 방망이가 돌아 나왔다. 타이밍도 문제였고, 높낮이도 잘 맞지 않았다. 공은 높게 지나가는데 방망이는 낮은 쪽에서 나왔다. 

5회 김기훈과 상대에서도 역시 패스트볼 승부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섰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유형인 좌완 사이드암 김대유와 7회 승부에서도 역시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왕도는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누구나 안다. NC로서는 마틴이 어쨌든 빨리 적응을 마치고 정규시즌부터는 점차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팀의 확고부동한 중심타자로 설계를 마친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진이 오래가면 선수가 쫓기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있는 실력도 발휘하지 못한다. 뭔가의 계기는 필요하다.

NC에서 2년간 뛰며 성공한 외국인 타자로 기억되는 애런 알테어도 KBO리그 데뷔 시즌 시범경기에서의 타격은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수비는 좋았는데 타격에서의 큰 기대치를 채우지 못해 불안한 상황에서 정규시즌에 돌입했다. 시즌 초반에는 중심타선에만 가면 침묵하고, 8번과 같은 하위타선에서는 맹활약해 ‘8테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완벽하게 적응한 뒤로는 어느 타순에서도 잘하는 정상급 타자가 됐다. 기술적인 적응은 물론, 심리적인 안정도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심리적 안정은 결국 성적에서 나온다. 마틴이 실마리를 찾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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