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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고개 숙인 김원형, 이 선수들 때문에 그래도 웃었다… 1+1로 필승조 휴식

작성일: 2023.06.02 00: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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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대체 선발로서 자기 몫을 완벽하게 수행한 백승건 ⓒSSG랜더스
▲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대체 선발로서 자기 몫을 완벽하게 수행한 백승건 ⓒSSG랜더스
▲ 두 번째 투수로 나서 2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한 문승원 ⓒSSG랜더스
▲ 두 번째 투수로 나서 2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한 문승원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 김원형 SSG 감독은 구단을 대표해 사과를 해야 했다. 소속 투수인 김광현(35)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도중 음주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김광현 또한 이날 사죄의 뜻을 전했다.

대표팀 소집 기간이라 김 감독의 책임은 아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깊은 이야기는 아니고 지금 상황에 대해 (김광현과) 조금 더 이야기를 했다. 오늘 엔트리에서 빼려고 한다”면서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소속팀 선수다. KBO에서 어떤 조치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우리 자체적으로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는 스스로 과정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엔트리에서 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의 논란도 논란이지만, 당장 1일 선발이 비었다는 것도 감독으로서는 머리 아픈 일이었다. 당초 이날 김광현의 순번이었지만 이런 논란이 있는 상태, 징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기에 내보내기는 어려웠다. 결국 좌완 백승건(23)을 일단 선발로 내고, 그 다음은 경기 및 불펜 상황에 맞게 해결하기로 했다.

올 시즌 SSG 불펜진에서 좌완 불펜 및 롱릴리프 몫을 하고 있는 백승건은 한때 선발도 했던 선수로 멀티이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5월 25일 인천 LG전에서도 선발이 무너진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3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김 감독은 경기 전 백승건의 투구 이닝에 대해 “3이닝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발로 준비를 했던 선수가 아니었던 만큼 그 이상은 쉽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백승건이 김 감독의 기대 이상 몫을 해냈다. 백승건은 1일 삼성과 경기에서 4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 14-2 대승의 기틀을 놨다. 경기 초반부터 타선이 터진 것도 있지만, 백승건이 안정적으로 초반 마운드를 리드한 것도 경기 승리의 결정적인 배경이었다. 

백승건은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 시절 키킹 동작을 수정했고, 한 차례 멈춤 동작을 만들며 밸런스를 잡았다. 그 결과 시속 140㎞대 초반에 머물던 패스트볼이 140㎞대 중반에 이를 정도로 빨라졌다. 이날도 최고 145㎞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패스트볼 구위가 뒷받침되자 주무기인 서클체인지업도 살았고,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며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 백승건은 최근 8경기에서 14이닝을 던지며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SSG랜더스
▲ 백승건은 최근 8경기에서 14이닝을 던지며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SSG랜더스
▲ 8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이건욱 ⓒSSG랜더스
▲ 8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이건욱 ⓒSSG랜더스

당초 3이닝만 던질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투구 수가 적어 한 이닝을 더 갈 수 있었다. 백승건은 최근 8경기에서 14이닝을 던지며 단 1실점도 하지 않는 눈부신 역투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2.33까지 끌어내렸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선발 승건이가 공격적 피칭으로 기대 이상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초반 타선의 도움이 있었지만 3회까지 9타자를 상대하며 너무 잘 막아줬다”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위해) 5회까지 던지게 하고 싶었지만 체력적인 부분과 다음 경기를 고려해 더 등판시키지 않았다. 본인으로서 아쉽겠지만 잘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백승건은 “오랜만에 선발 등판해 긴장이 됐지만 타자와 승부를 피하지 않고 내 공을 던졌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선배님들과 코치님의 조언대로 선발이 아닌 단순히 첫번째로 나가는 투수라고 생각하고 긴 이닝을 욕심내지 않고 임했다”면서 “5회 등판 여부 보다는 4이닝 동안 충분히 내 역할 다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좋은 투구를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도 어떤 상황에서도 팀이 필요할 때 등판해 좋은 활약하고 싶다”고 김 감독의 말에 화답했다.

타선이 터지면서 불펜 운영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일찌감치 두 번째 투수로 내정돼 등판을 준비하고 있었던 우완 문승원이 2이닝 동안 29개의 공을 던지며 노히트 무실점을 기록한 것 또한 고무적이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문승원은 현재 노경은 고효준 최민준 서진용에게 가해지는 부하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살아나야 할 선수다. 이날 힘 있는 투구를 보여줬고, 두 선수가 6이닝을 잡아주면서 SSG는 불펜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SSG는 이어 이로운 이건욱 임준섭이 1이닝씩을 소화하면서 필승조를 더 소모하지 않은 채 경기를 마쳤다. 주말 키움과 3연전을 앞두고 출혈을 최소화하며 넘어갈 수 있었다. 백승건의 4이닝 60구 투구는 그래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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