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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철의 두뇌는 왜 특별한가… 신인 투수의 계산이 베테랑 타자를 압도한다

작성일: 2023.06.10 11: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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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호투를 이어 가며 신인상 레이스를 주도할 준비를 마친 윤영철 ⓒKIA타이거즈
▲ 올 시즌 호투를 이어 가며 신인상 레이스를 주도할 준비를 마친 윤영철 ⓒKIA타이거즈
▲ 윤영철은 좋은 제구력은 물론 코스를 활용한 수 싸움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IA타이거즈
▲ 윤영철은 좋은 제구력은 물론 코스를 활용한 수 싸움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구속이 빠르지는 않고 구종도 어느 정도는 예상이 가능한데 코스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더라”

KIA 고졸 신인 윤영철(19)을 상대해 본 한 베테랑 타자는 리그의 특급 선수들에 비해 공이 빠르지는 않다고 했다. 눈에는 보이는 것이다. 장점으로 뽑히는 디셉션도 몇 차례 상대하다보면 적응이 되지 않을까 예상했다. 그런데 신인 투수답지 않은 노련함이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타자는 “공이 차고 들어오는 느낌도 있고, 수 싸움에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었다. 잘 대비를 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상대한 감상을 이야기했다. 

윤영철은 구속이 빠른 편은 아니다. 좌완이기는 하지만 포심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시속 140㎞를 밑돈다. 시즌 첫 몇 경기보다는 조금씩 오르는 경향도 보이나 드라마틱하지는 않다. 그런데도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시속 150㎞가 이제는 자주 보이는 ‘스피드 혁명’의 시대에서, 윤영철은 140㎞도 안 되는 구속으로 살아남고 있는 몇 안 되는 선발 투수다.

시즌 전 5선발로 낙점될 때까지만 해도 ‘잘 될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시즌 초반 조금 흔들리다 자신의 페이스를 찾은 뒤에는 ‘이게 이어질까’라는 새로운 의구심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제는 팀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 투수가 되며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점차 ‘믿고 볼 수 있는 투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베테랑 임기영을 불펜으로 보내고 윤영철을 선택한 이유는 이미 충분하게 증명됐다. 

윤영철은 시즌 9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89라는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에는 투구 수 및 이닝 관리가 있었다. 때로는 지정된 투구 수로 원하는 이닝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한 번 감이 잡히자 이제는 이닝 소화에도 탄력이 붙었다. 최근 3경기 중 2경기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이기도 하다. 잘 던지는 것도 기특한데, 매 경기 발전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팬심’이 폭발할 수밖에 없다. 

네 가지 구종(포심‧슬라이더‧체인지업‧커브)을 던지기는 하지만 커브 비중은 높지 않다. 또한 특정 상황에 던질 수 있는 변화구의 종류는 모든 투수들이 대체적으로 정해져 있는 편으로 윤영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이고, 좌타자를 상대로는 슬라이더다. 타자들로서는 이 구종들을 노리고 들어오는 게 확률 높은 승부다. 

▲ 윤영철은 독특한 디셉션 동작과 허를 찌르는 코스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다 ⓒKIA타이거즈
▲ 윤영철은 독특한 디셉션 동작과 허를 찌르는 코스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다 ⓒKIA타이거즈
▲ 구속이 조금 느릴 뿐 패스트볼의 수직무브먼트는 리그 최정상급이다 ⓒKIA타이거즈
▲ 구속이 조금 느릴 뿐 패스트볼의 수직무브먼트는 리그 최정상급이다 ⓒKIA타이거즈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자들의 범타를 잘 유도해내는 건 코스를 잘 이용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볼과 스트라이크의 편차가 그렇게 크지 않은데다 여러 가지 변화구를 여러 가지 코스에 두루 던질 수 있다. 타자로서는 같은 구종이라고 해도 높낮이가 다르기에 까다로울 수 있다. 이른바 타자들이 대략적으로 그리고 들어가는 정형화된 패턴이 없다. 그래서 베테랑들을 상대로도 계산이 통한다.

대표적인 게 높은 쪽 슬라이더다. 포수들이 슬라이더를 높게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높은 쪽 슬라이더는 장타를 얻어맞기 가장 좋기 때문이다. 회전이 풀려 슬라이더가 높게 몰리면 패스트볼 타이밍에 방망이가 나가다가도 걸린다. 그래서 모든 포수들이 변화구는 되도록 낮게 떨어뜨리길 바란다. 그런데 윤영철은 높은 쪽도 던진다. 윤영철은 일부는 실투지만, 일부는 의도적이라고 설명한다.

윤영철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빠지는 건 그냥 내가 잘못 던져서 빠지는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나를 상대로는) 타자가 유인구가 많이 올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일부러 높게 던지는 것도 있다”면서 “물론 맞을 때도 있지만 타자들을 더 당황시키기 위해 던지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말은 쉽지만 웬만한 배짱이 아니라면 이렇게 던지기 어렵다.

어차피 높은 쪽 변화구는 많지 않으니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면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윤영철은 “가끔씩 이렇게 던지면 괜찮은 것 같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슬라이더는 우타자들에게 보이니까 조금 더 걸리는 게 많았는데 높게 들어가는 변화구를 던졌을 때 헛스윙이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윤영철은 고등학교 때도 그런 패턴을 섞은 적이 있다고 했다.

장타를 허용하느냐, 허를 찔러 헛스윙을 유도하느냐의 싸움에서 윤영철은 뛰어난 두뇌와 본능적인 감각을 앞세워 현재까지는 오히려 선배 타자들을 막아서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아웃복싱만 하는 건 아니다. 윤영철의 포심 구속은 느린 편이지만, 수직무브먼트는 리그 최상위권의 수치를 찍고 있다.

다양한 구종, 뛰어난 수 싸움, 두둑한 배짱, 그리고 타자 방망이의 위를 지나갈 수 있는 패스트볼의 조합은 말 그대로 잠재력이 넘친다. 여기에 훗날 구속이 더 올라오고 경험까지 쌓인다면 더 무시무시한 투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기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 여러 방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넘친다는 평가를 받는 윤영철 ⓒKIA타이거즈
▲ 여러 방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넘친다는 평가를 받는 윤영철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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