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읽어 주는 남자] 갑자기 들이닥친 불청객 한마디 "UFC 약물검사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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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부산광역시 서구 동대신동에 있는 팀 매드는 우리나라 종합격투기 명문 팀이다. 양성훈 감독 밑에서 김동현, 배명호, 박원식, 함서희, 김동현B, 강경호, 조남진, 최두호 등이 훈련하고 있다.
UFC 소속 선수가 5명이나 된다. '스턴건' 김동현은 강자들이 득실대는 웰터급에서 랭킹 9위에 올라 있다. '코리안 슈퍼 보이' 최두호는 UFC에서 주목하는 페더급 유망주다. 다음 달 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리는 TUF 23 피날레에서 티아고 타바레스와 경기한다. 라이트급에서 김동현B, 여성 스트로급에서 함서희가 활동하고 있다. 밴텀급의 강경호는 군인이다. 오는 12월 전역해 내년부터 다시 옥타곤에 오른다.
지난 13일 오후, 이곳에 낯선 사람들이 찾아왔다.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 체육관을 둘러보더니 자신들을 이렇게 소개했다.
"실례합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Korea Anti-Doping Agency)에서 약물검사하러 나왔습니다."
불시 약물검사(경기 기간 외 약물검사, out-of-competition)였다.
KADA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World anti-Doping Agency)의 규정을 따르면서 우리나라 아마추어와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약물검사를 실시한다. KADA는 이날 미국반도핑기구(USADA, US anti-Doping Agency)의 요청을 받아 UFC 선수들인 김동현, 최두호, 함서희의 약물검사를 하러 팀 매드에 깜짝 방문했다.
USADA는 미국에서 KADA처럼 스포츠 선수들의 약물검사를 관리한다. 지난해 7월부터 UFC의 의뢰를 받아 독립적으로 약물검사를 실시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하고 있다. USADA에서 직접 검사관을 해외로 보낼 때도 있지만 이번처럼 각 국가의 반도핑기구에 검사를 요청할 때가 많다.
불시 약물검사의 절차는 이렇다. 먼저 UFC 선수들은 훈련 시간이 언제인지, 집에 언제 있는지 등 대략의 생활 시간표를 USADA에 보내야 한다. USADA는 그 시간표에 맞춰 체육관 또는 집으로 통보 없이 찾아간다. 그리고 혈액 또는 소변 샘플을 받는다. 이 샘플을 연구소로 보내 성분을 검사하고 금지 약물 양성반응이 나오면 추가 조사를 실시한다. 고의성 유무를 판단해 처벌을 내린다.
'초대하지 않은 손님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알 수 없다.
지난 1월 UFC 플라이급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은 집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는 게임광이다. 스포티비뉴스와 독점 인터뷰에서 "판타지 RPG 게임을 가장 좋아한다. '다크 소울 2'를 사랑한다. 너무 어려운 게임이다. 이 게임을 해낸다면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1인칭 총싸움 게임도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자신이 하는 게임을 '마리텔'이나 아프리카 TV처럼 일반 시청자들에게 중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존슨이 깜짝 놀라 나가 보니 USADA 검사관들이 약물검사를 위해 찾아왔다. 존슨은 바로 게임을 중단하고 검사관들이 왔다고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중계를 멈운 뒤 곧 피를 뽑고 소변을 받았다.
검사를 한번 끝냈다고 그들이 또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다음 달 10일 UFC 200에서 마크 헌트와 경기하는 브록 레스너는 지난 2주 동안 5번 불시 약물검사를 받았다.
타이틀전에 나서는 톱클래스 파이터, 실력이 급상승한 파이터,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전력이 있는 파이터, 오랜 공백기를 갖고 돌아오는 파이터가 집중 관리 대상이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가장 많이 약물검사를 받은 UFC 파이터 1위는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 전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 전 여성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였다. 모두 8번이나 검사를 받았다.
2위는 7번 검사 받은 전 여성 밴텀급 챔피언 홀리 홈, 미들급 파이터 댄 헨더슨, 헤비급 파이터 안토니오 실바. 3위는 6번의 전 미들급 챔피언 루크 락홀드,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 미들급 파이터 비토 벨포트, 미들급 파이터 요엘 로메로였다.
실제 검사에서도 철두철미하다. 검사관들이 매의 눈으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KADA 관계자는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혈액이야 바로 뽑으면 되지만 소변은 기다려야 한다. 화장실에서 선수들이 직접 소변을 누는지 확인한다"고 밝혔다. 검사관이 선수의 성기를 노려보기(?) 때문에 소변이 안 나와 샘플을 받는 데 1시간 이상 걸릴 때도 있다.
양성훈 감독은 "검사관들은 선수들을 계속 감시했고 물도 마음껏 못 마시게 했다. 화장실까지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불시 약물검사의 효과는 대단하다. 여러 유명 파이터들이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USADA는 지금도 부정을 저지른 파이터들을 계속 잡아내고 있다.
약물검사를 하면서 작성하는 '도핑 검사서'의 위력도 상당하다. 최근 자신이 먹은 약과 보충제, 병원 치료 내용 등을 기입해야 하는데 여기서 몇몇 파이터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기도 한다. 어깨 치료를 위해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고 고백한 미르코 크로캅이 대표적이다.
갑자기 들이닥친 불청객. 그리고 1시간 동안 계속된 약물검사. 그렇지만 양성훈 감독은 "언제든 이들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모든 UFC 선수들에게 투명하게 약물검사가 실시되니 정말 기쁘다. 체계적인 약물검사 제도가 도입돼 만족한다. 동양 선수들은 서양 선수들에게 체격이나 힘에서 밀린다. 기술과 정신력으로 그들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제 금지 약물을 쓰는 선수들이 크게 줄 것이다. 우리가 그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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