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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3대 우완, 2015 동반 부활할까

작성일: 2015.03.05 09:00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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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박현철 기자] 2004년 페넌트레이스를 요약하는 단어 중 '대한민국 3대 우완'이 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 손민한(40, NC 다이노스)과 두산 베어스 박명환(38, NC),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 배영수(34, 한화 이글스)를 가리켰던 단어다. 이들은 뛰어난 성적은 물론 강력한 구위와 기술을 토대로 한 경기 내용으로 대한민국 3대 우완으로 손꼽혔다. 이들이 11년이 지난 2015시즌. 다시 선발로서 살아있음을 보여줄 것인가.

2015시즌 모두 소속팀을 옮겨 부활을 노리는 11년 전 3대 우완들은 각자 소속팀의 하위 순번 선발로 1군에서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손민한과 박명환은 모두 NC의 5선발 후보들이며 '푸른 피의 에이스'로서 삼성을 상징하던 배영수는 지난 시즌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과 함께 3년 21억5000만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국내 무대에서 가장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선발 투수”라는 김성근 감독의 평과 함께 배영수도 선발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11년 전 이들은 대단한 위력을 자랑했다. 이대호(소프트뱅크) 두각 이전 롯데의 암흑기를 시지프스처럼 지탱한 손민한은 2004시즌 선발-마무리를 종횡무진하며 42경기 9승2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듬해 28경기 18승7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46으로 다승-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 탈락팀 최초의 시즌 MVP 기록을 세웠다.

박명환은 최고 154km의 포심 패스트볼과 140km대 초반의 슬라이더 조합을 앞세워 2004시즌 26경기 12승3패 평균자책점 2.50 152탈삼진으로 평균자책점-탈삼진 타이틀을 따냈다. 손민한이 타자의 생각을 꿰뚫고 던지는 '기교의 신'이었다면 박명환은 시원시원한 구위로 타자를 억누르는 위력을 발산했다.

그러나 2004년 포스트시즌까지 통틀었을 때 가장 위력을 뽐냈던 투수는 바로 배영수. 당시 우리 나이 스물 넷으로 한창 힘 좋을 때였던 배영수는 35경기 17승2패 평균자책점 2.61로 다승왕좌에 올랐다. 150km을 손쉽게 넘기는 포심의 구위와 반포크볼의 위력은 국내 최고급이었다. 압권은 바로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기록한 10이닝 노히트. 타선이 단 한 점조차 지원해주지 못한 가운데 꿋꿋이 최고의 공을 던진 배영수는 삼성의 준우승 속 팬들의 진심 어린 갈채를 이끌었다. 그해 시즌 MVP 타이틀은 배영수에게 돌아갔다.

프로야구의 인기는 냉랭했으나 이들 에이스 트로이카의 실력은 에이스의 호투가 얼마나 야구를 재미있게 하는 지 실감하게 했다. 그러나 이들은 2000년대 후반 부상과 수술, 그리고 슬럼프로 인해 명성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손민한은 2009시즌 어깨 부상을 참고 견디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불미스러운 일까지 겹치며 자신이 대표하던 롯데를 떠나야 했다. 2013년 간신히 NC에 신고선수로 은퇴 위기에서 벗어난 손민한이다. 다행히 손민한은 NC에서 보직에 상관없이 등판하며 특유의 기교와 함께 자신이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박명환도 2007시즌 LG로 FA 이적하며 투수 40억원 시대를 열었으나 첫 해 10승 이후 어깨 부상과 수술로 침체기를 걸었다. 프로야구 역사 상 전무후무한 연봉 90% 삭감(5억원-5000만원)의 굴욕 속 결국 박명환은 1년 간 무적 선수 신세를 감수한 뒤 공개 테스트를 통해 2013년 말 NC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박명환은 5경기 2패 평균자책점 7.20으로 김경문 감독의 기대는 충족하지 못했다.

배영수의 인생 항로도 순탄치 않았다. 삼성을 위해 팔꿈치 인대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분전했던 배영수는 2009시즌 1승12패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다행히 배영수는 2010시즌 후반기부터 구위 회복세를 보여주며 일본 야쿠르트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고 2012시즌 12승8패 평균자책점 3.21로 다시 날았다. 2013시즌 평균자책점 4.71은 아쉬웠으나 그래도 14승을 수확하며 9년 만에 다승왕좌에 올랐다.

이들이 전성 시절 구위를 다시 보여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가장 젊은 배영수도 우리 나이 서른 다섯의 베테랑이고 모두 부상-수술 전력을 지녔다. 대신 이들은 타자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 지 아는 투수들. 전성 시절 우직하게 힘을 앞세우던 박명환도 부상과 수술 이후 패스트볼 변종 구종 습득 등을 통해 새 활로를 찾는 데 노력 중이다. 박명환은 NC의 LA 2차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0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 페이스는 세 명 중 가장 좋다.

현 소속팀 감독들도 이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한화는 배영수 영입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국내에서 가장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선발 투수이고 경험도 많은 만큼 우리 팀에 꼭 필요하다”라는 김성근 감독의 요청 하에 영입 작업을 착수한 바 있다. 배영수도 선발 투수로서 존재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고 “자신감을 찾았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경문 NC 감독은 손민한-박명환 두 베테랑에 대해 “모두 열심히 준비했다. 손민한의 경우는 타구를 맞는 부상을 입기도 했으나 베테랑으로서 경험을 앞세워 팀에 힘을 보탰다. 둘 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5선발로 기회를 주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막내 꼬리표는 뗐으나 아직 NC는 1군 무대 3년차로 더욱 경험이 필요한 팀. 돈 주고도 못 사는 베테랑의 값진 경험과 기교투가 반드시 필요한 팀이다.

서두에 부활이라는 단어를 썼으나 사실 이들에게 2004~2005년의 위력을 기대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이들이 구위 이상의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분명 팀의 젊은 투수들에게는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힘으로 우격다짐 투구를 하기보다 어떻게 타자를 상대로 치고 빠지는 투구를 펼치는 지 직접 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 그리고 팬들, 특히 그들의 전성기를 또렷하게 기억하는 야구팬들에게 연륜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교훈을 줄 수 있다. 2004년 3대 우완은 2015시즌 자신들이 살아있음을 경기력으로 증명할 것인가.

[사진] 위부터 손민한-박명환-배영수 ⓒ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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