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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이 선수를 좋아하는 이유… 리그 최고 타자 상대로도 정면으로 붙으니까

작성일: 2023.09.19 10:57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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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광주 KIA전에서 인상적인 정면 승부를 보여준 정철원 ⓒ 두산 베어스
▲ 17일 광주 KIA전에서 인상적인 정면 승부를 보여준 정철원 ⓒ 두산 베어스
▲ 정철원은 거침 없는 승부로 자신의 잠재력을 뽐내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정철원은 거침 없는 승부로 자신의 잠재력을 뽐내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두산은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8-3으로 이기고 중요한 고비를 넘었다. 이날은 라울 알칸타라(두산)와 토마스 파노니(KIA)라는 외국인 에이스들의 맞대결이었다. 지난 6일 잠실에서 파노니에 6이닝 무실점 승리를 헌납했던 두산으로서는 신경 쓰였던 경기를 잡아 기쁨이 두 배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8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파노니의 공이 지난번에는 정말 좋았는데 이날은 힘이 조금 없었던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볼카운트 싸움도 잘했다. 활발한 타격을 펼친 것 같다. 그래도 힘든 투수”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8-3, 5점차라는 비교적 넉넉해 보이는 점수 차에도 불구하고 경기 마지막까지 진땀을 흘려야 했다. 9회 2사 만루에 몰렸기 때문이다.

당초 이 감독은 8회 2사 후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에게 이날 9회를 다 맡길 생각이었다. 이후 경기가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에 되도록 마무리 정철원(24)은 아끼고 싶었던 것이다. 홍건희도 충분한 능력이 있는 선수이기에 이 정도 위기를 맞이할 줄은 이 감독도 몰랐다. 하지만 홍건희가 9회 고전하며 2사 만루에 몰렸고, 이제는 세이브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 감독은 결국 정철원 카드를 빼들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8연전을 해야 하고 홍건희로 끝까지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2사 만루고 세이브 상황이 됐다. 정철원이 지난 주 한 번밖에 던지지 않아 구위적으로 힘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교체했는데 결과가 좋았고 좋은 볼을 던졌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정철원을 칭찬했다. 

아무리 강심장이라고 해도 떨릴 수밖에 없는 것은 타석에 KIA 최고 타자이자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인 나성범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성범은 이날 알칸타라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여전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나성범을 처리하지 못하고 실점하면 그 뒤로는 또 베테랑 최형우가 기다리고 있었다. 노림수가 좋은 타자라 부담스러웠다. 어쨌든 그나마 점수차가 여유가 있는 나성범 타석에서 끝을 봐야 했다.

정철원은 그랬다. 아직 경험이 많지는 않은 선수지만 리그 최고 타자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정면 승부를 펼쳤다.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1B-1S에서는 시속 151㎞짜리 포심패스트볼을 한가운데 꽂아 넣었다. 나성범의 방망이가 늦었고 크게 헛돌았다. 대포알 패스트볼이었다.

▲ 두산의 마무리를 맡은 이후 팀의 승리를 지키고 있는 정철원 ⓒ곽혜미 기자
▲ 두산의 마무리를 맡은 이후 팀의 승리를 지키고 있는 정철원 ⓒ곽혜미 기자
▲ 이승엽 감독도 반할 정도의 공격적인 승부를 즐기는 정철원 ⓒ곽혜미 기자
▲ 이승엽 감독도 반할 정도의 공격적인 승부를 즐기는 정철원 ⓒ곽혜미 기자

4구째 패스트볼을 몸쪽에 붙인 정철원은 이후 인상적인 정면 승부를 이어 갔다. 5구째 150㎞ 패스트볼을 던지더니, 6구와 7구는 구속을 더 끌어올려 152㎞짜리 패스트볼을 던졌다. 나성범이 끈질기게 저항하며 커트해냈지만, 공을 앞으로 보내지는 못했다. 당찬 승부였다. 결국 9구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정철원에게는 단순한 1세이브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2018년 두산의 2차 2라운드(전체 20순위) 지명을 받았으나 정작 1군 데뷔는 늦었다. 하지만 지난해 1군에 데뷔해 혜성처럼 두산 마운드의 중간을 지키는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23홀드를 기록해 데뷔 시즌 최다 홀드 기록에 이어 신인상까지 내달렸다. 올해는 중간에서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마무리로 보직을 옮겨 더 중요한 상황을 책임지고 있다. 부침은 있지만 그래도 리그에서 가장 촉망받는 마무리 자원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승엽 감독은 정철원의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이 감독은 17일 정철원의 거침없는 패스트볼 승부를 돌아보면서 “그래서 좋아한다”고 웃으면서 “때로는 너무 무모하게 들어가서 실패할 때도 있지만 마무리라면 누가 타석에 있더라도 힘으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선수가 정철원이 아닌가 싶다”고 박수를 보냈다. 당찬 승부가 레전드의 마음도 사로잡은 것이다.

앞으로는 더 중요해질 선수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치열한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두산은 이제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이기고 있는 경기는 확실하게 문을 닫을 필요가 있다. 마무리가 경기를 날리면 팀 분위기에도 큰 악재다. 시즌 초반에는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한 번의 블론세이브가 팀의 포스트시즌 탈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쩌면 24살의 마무리 투수에게는 가혹한 환경이다. 반대로 이 고비를 이겨낼 수 있다면 향후 선수 생활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이 감독이 반한 그 힘이 이어질 수 있다면 못할 것도 없다.

▲ 정철원(오른쪽)과 양의지 ⓒ곽혜미 기자
▲ 정철원(오른쪽)과 양의지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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