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진심인 '원숙한 10대들'..."오르락내리락 즐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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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부여, 박대현 기자] 제2의 박인비, 임성재를 꿈꾸는 떡잎이 즐비했다.
전국에서 모인 유소년 골퍼 123인은 남녀·초중고로 나뉜 6개 부에서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다. 우승자는 총 여섯. 이들 인터뷰에서 고수(高手) 향이 풍겨왔다.
대한주니어골프협회(JGAK)가 주최하는 '2023 주니어골프시리즈 6차전'이 19일 충남 부여 백제컨트리클럽에서 성료했다.
1오버파 73타로 남자 중등부 우승을 차지한 김수현(13)은 씩씩했다. 성격이 티샷처럼 시원시원했다.
"당연히 우승할 거라 생각하고 나왔고요. 오늘(19일) 생크샷 나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어프로치 샷이 다 들어가서 살았어요(웃음)."
운도 실력이다. 이 말을 믿는지 묻자 "안 믿습니다"라며 야무지게 답했다.
롤모델은 콜린 모리카와(미국)다. 대답이 걸작이다. "집게 그립으로 퍼트하는 모습이 멋져서요"라며 씩 웃는다. 자신도 얼마 전 우상을 따라 그립을 바꿨다고 귀띔했다.
남자 초등부를 석권한 김화평(가나안아카데미 6)은 수줍었다. 그럼에도 할 말은 다했다.
"이번이 10번째 출전인데 우승은 처음"이라면서 "솔직히 우승할 수 있을지 몰랐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 기뻐요"라며 쑥스러워했다.
골프가 재밌다고 했다. "라운딩하고 스코어 줄이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해맑게 웃었다.
고다연(비봉중 2)은 3언더파 69타로 여자 중등부 정상에 올랐다. 라운드 전반에만 3타를 줄여 2위 그룹과 격차를 넉넉히 벌렸다.
"공이 홀 안에 쏙 들어갈 때 쾌감"을 골프의 매력으로 꼽은 고다연은 일찌감치 식단에도 관심을 쏟는 준비된 골퍼다.
"대회 전날 짜거나 매운 음식을 먹으면 몸이 부어 샷이 잘 안 돼더라. 그래서 올 초부터 꼭 가볍게 먹고 잔다"면서 "어젯밤은 샤브샤브를 먹고 잤다"고 해사하게 웃었다.
롤모델로 '돌격대장' 황유민 프로를 꼽았다. "키가 작으신데도 비거리를 많이 내시는 게 정말 멋지다. 나 역시 키(160㎝)가 크지 않은 편이라 더 흠모하게 되는 것 같다."
"황 프로님의 시원한 장타와 공격적인 코스 공략을 배우고 싶다"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1언더파 71타를 제출해 남자 고등부를 거머쥔 장명종(대전방통고 2)은 "오늘(19일) 안개가 심해 못 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게 나와 얼떨떨하다"며 덤덤해 했다.
우승 비결로 무심(無心)을 입에 올렸다. "외려 마음을 비우고 플레이한 게 주효한 것 같다"는 어른스런 답변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명종의 평균 비거리는 280야드. 미래가 기대됐다.
박새롬(영동산업과학고 2)은 1언더파 71타로 여자 고등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면도날 퍼트로 이승민, 김도아를 제치고 시상대 맨 위 칸에 올랐다.
"강점인 샷이 불안했는데 퍼트가 잘 돼 우승할 수 있었다"면서 "이런 게 골프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앞선 샷이 흔들려도 (퍼트로) 버디를 따 만회할 수 있는 게 골프다. 끝까지 해봐야 알 수 있는 운동이란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수줍게 자기 지론을 밝혔다.
언니인 박대희(영동산업과학고 3)가 지난달 주니어골프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했다. 이날 시상식을 지켜보던 JGAK 관계자는 "자매 둘 다 골프를 정말 잘 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언니가 따로 조언해 줬는지 묻자 "그런 건 없었다. 그냥 언니가 (우승)했으니까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출전했다"며 겸연쩍어했다.
박정연(와부초 6)은 여자 초등부 수위를 차지했다. 묘한 징크스를 털어놨다. "대회 첫 홀에서 잘 치면 그 이후 잘 못 치고 (첫 홀에서) 어긋나면 이후 술술 풀리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오늘(19일) 역시 첫 홀에서 좀 못 쳤다. 그렇다고 일부러 (1번 홀에서) 미스를 내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묘한 인터뷰는 이어졌다. 하나 답변에서 '멘탈갑' 향이 풍겨왔다. 박정연은 "라운딩하면서 기분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데 골프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첫 홀에서 미끄러져도 우승컵을 거머쥔 비결이 여기에 있는 듯했다. 내리락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다고, 초등학생 골퍼가 일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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