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 뛰고 김선빈-박찬호 후계자로… 김도영 잇는 KIA 기대주, 판단의 시간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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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 중반까지 치열한 선두 수성전을 벌인 KIA는 2위 권 팀들을 맞대결에서 뿌리치는 강인함을 과시한 끝에 비교적 무난하게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매직 넘버는 9월 17일 모두 지워졌지만, 선두권 싸움 판도는 9월 초에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있었다. 포스트시즌을 준비할 여유는 비교적 충분했다.
컨디션 관리를 스스로 할 줄 아는 베테랑 선수들이 차례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며 한국시리즈 대비에 들어간 가운데, 어쩌면 이런 상황은 윤도현(22·KIA)에게는 굉장히 큰 기회였다. 윤도현은 이범호 감독이 타격 코치 시절부터 방망이 자질을 높게 평가한 선수였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김도영(22·KIA)과 더불어 광주 지역을 대표하는 특급 유망주 유격수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윤도현의 학창 시절을 기억하는 김도영도 “정말 잘 쳤다”고 인정할 정도의 재능이었다.
잦은 부상으로 사실상 첫 2년을 날린 윤도현은 2024년 시즌을 앞두고 호주 및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빼어난 타격감으로 강한 인상을 심었다. 개막 엔트리가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또 부상으로 1군 합류 시점이 늦어졌다. 선두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KIA가 윤도현을 실험할 여유는 없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을 예상보다 일찍 확정했고, 윤도현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KIA가 시즌 막판까지 선두 싸움을 벌였다면 윤도현의 쇼케이스도 없을 뻔했다.
스타성이 있다는 평가답게 찾아온 기회를 잘 살렸다. 시즌 마지막 6경기에 나가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1홈런, 8타점, 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00으로 맹활약했다. 남은 경기 결과에 큰 의미를 잃은 KIA 팬들은, 김도영의 40-40 도전과 윤도현의 맹타를 보면서 마지막까지 짜릿한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도 윤도현의 재능을 알고 있는 만큼 매 경기 다른 포지션에 넣으며 수비 활용성도 실험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기존 선수들을 중용하는 게 안전한 선택이었지만, 장래를 봤을 때는 이 재능도 반드시 필요하다 여겼다. 윤도현은 오히려 공격보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수비도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고, 수비에서도 비교적 무난한 모습를 보여주며 눈도장을 찍었다. 1군 통산 출전은 7경기에 불과한 선수가 단번에 팀의 미래로 떠오른 것이다. 그만한 임팩트가 있었다.
윤도현은 아마추어 시절 유격수를 봤고, 프로에서는 내야 포지션을 두루 봤다. KIA는 현재 내야 주전 구도가 비교적 확고하다. 3루에는 김도영, 유격수에는 박찬호, 2루에는 김선빈이 있다. 1루는 올해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으로 채웠다. 윤도현이 1군에서 최대한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기존 선수의 부상이 아니라면 멀티 포지션이 필수적이다.
이는 추후 김선빈의 후계자도, 박찬호의 후계자도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오랜 기간 팀의 내야를 지켜온 김선빈은 올해 만 36세다. 건재한 타격을 과시하며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있지만 5년 뒤를 담보할 수 있는 자원은 아니다. 박찬호도 올해 만 서른이 된다. 2025년 시즌 뒤 얻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은 생각하지 않더라도 윤도현과 8살 차이가 난다. 후계자로 보고 키울 수도 있는 터울이다.
아마도 올해는 중요한 판단의 시기가 될지 모른다. 내년 개막전 내야 주전 구도는 명확해 보이는 가운데, 윤도현은 다양한 포지션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타격은 물론 수비도 중요한 이유다. FA 자격을 얻은 서건창이 떠났다면 모를까, 남아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보다 수월한 엔트리 경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제한된 기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만약 윤도현이 KIA에 확신을 준다면 다양한 행복 회로를 돌려볼 수 있다. KIA 내야 선수층에 여유가 확 생긴다. 반대로 ‘아직은 아니다’라고 판단한다면 김선빈과 서건창의 남은 시간, 혹은 다른 백업 선수들을 보고 아직 해결하지 못한 군 문제를 먼저 해결하려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지난해 이맘때와 다른 것은 윤도현의 기량이 아닌, 높아진 기대치일지 모른다. KIA의 판단이 어떤 식으로 갈지, KIA 내야의 장기적인 그림이 어떻게 그려질지는 윤도현의 올해 모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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