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대학로 아이돌’이 안방을 공습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채널A 드라마 ‘체크인 한양’에서 은성군을 연기한 배우 김현진이 주인공이다. ‘쓰릴미’, ‘히스토리 보이즈’, ‘여신님이 보고 계셔’, ‘넥스트 투 노멀’,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 히트 뮤지컬에서 활약하며 관객의 사랑을 받던 그는 ‘체크인 한양’을 통해 시청자들과 첫 인사를 나눴다.
김현진은 “배우라는 꿈을 가지기 전부터 입버릇처럼 사극이라는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어렸을 때 인기 있는 사극이 많았다. ‘왕건’, ‘불멸의 이순신’ 등 정말 내로라 하는 사극이 많아서 그런 사극을 보면서 자랐고, 사극을 경험해 보는게 꿈이었는데 너무 좋은 기회로 첫 드라마부터 너무도 하고 싶었던 사극에 캐스팅이 됐다”라고 기뻐했다.
‘체크인 한양’에서 김현진은 무영군 이은(배인혁)의 사촌 형이자 승하한 선왕의 아들 은성군을 연기했다. 은성군은 선왕이 승하한 후 내쳐질 줄 알았지만 사촌 동생 덕분에 궁의 한편에서 안락하게 지내던 인물. 마지막회에서는 선왕이 반정에 의해 시해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천막동은 선왕에 이어 은성군까지 없애려는 반전을 꾀했으나 설매화와 하오나 4인의 활약으로 모든 잘못이 바로잡혔고, 은성군이 마침내 왕위에 오르는 결말이 그려졌다.
김현진은 “촬영장에 가면 선배님들이 ‘분량이 적더라도 사극에서 왕족 역할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고 격려를 해주셨다. 비록 폐세자 역할이지만 왕족의 역할을 할 수 있어서 항상 ‘현장 언제 가? 촬영 언제 가?’라고 했다. 그만큼 현장 가는 게 너무나도 즐거웠다. 특히 제가 역사와 과거 건물들에 관심이 많았다. 문경, 남원 등지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까 가서 보고 즐기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그 시대의 사람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나도 즐거운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현진은 첫 드라마에서부터 왕이 되는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그는 “용포를 입었다. 처음 오디션을 보고 대본을 받았을 때는 6부까지만 받아서 뒤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첫 리딩할 때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약간의 힌트를 주시긴 했지만 어떻게 될지 전혀 그림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테스트 촬영할 때 스태프 분이 ‘용포가 안 나와서’라고 말씀하셔서 ‘제가 용포를 입나요?’라고 물어봤고, ‘내가 왕이 될 상이구나’ 깨달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배인혁의 무영군과는 반대되는 모습으로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하셨다. 모든 걸 다 잃은 것 같지만 모든 걸 다 얻은 무영군과 원하는 걸 다 얻었지만 사실 모든 것을 얻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은성군처럼 대비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4인의 선택이 우리에게 와닿을 수 있는 선택으로 보여졌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라고 했다.
결말에 대해서는 “마지막을 열어주셨다. 은성군이 성군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셨다. 개인적으로 이 모든 일들을 겪고, 심지어 제가 마지막에 무영군, 설매화와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는데 둘 다 새로운 세상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배우로서도 은성군으로서도 촬영을 할 때 ‘새로운 세상’에 굉장히 크게 꽂히더라. 이들이 말하는 세상에 은성군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이 더해져 진정한 조선이 열린다면 각자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결말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자신의 해석을 더했다.
비운의 폐세자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 왕까지 굴곡이 큰 인물 은성군을 연기한 김현진은 “대본으로 만났을 때고 그렇고 정의 내리기 쉽지 않은 인물이었다. 깊은 감정의 서사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캐릭터를 연기할 때 그 인물을 만나러 간다, 여행을 떠난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은성군을 만나러 가는 길은 짙은 안갯속에 있는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기분이었다. 은성군을 제 스스로 정의해보자면 많은 것을 숨겨야했고, 숨죽여 지내야 했고, 그렇지만 마냥 숨어 있는 것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자신이 생각한 은성군의 서사를 설명했다.
이어 “저희 아버지가 어떻게 죽었는지, 누가 죽였는지 알고 있지만 웃고, 참고, ‘저는 위협적이지 않은 인물입니다’를 보여주기 위해 병약한 척 하고 기침을 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나라에 대해서는 숨어 있지만은 않고, 앞으로 이상향을 향해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할 때는 자기의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현진은 배우 김의성이 설립한 안컴퍼니 소속 배우다. 김의성이 ‘히스토리 보이즈’를 보고 직접 발탁한 김현진을 소개하며 “대학로에서 공연을 보고 ‘이 배우다!’라고 느꼈다. 이 사랑스러운 배우가 더욱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믿고 보는 배우’ 김의성이 보증하는 ‘픽’이 된 김현진은 “선배님이 공연을 보러 오셨다가 회사를 차릴 건데 같이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주셨다. 주변 선배들도 공연과 매체를 왔다갔다 하시는 선배님들이 계셔서 저도 궁금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과 무대에서 연기하는 게 어떻게 다르냐고 여쭤보면 ‘비슷해’라고 해서 ‘그 정도구나’라고 생각했고, 생각만 하고 있던 차에 감사하게도 제안을 해주셨다”라고 김의성의 러브콜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저도 존경하고 좋아하던 배우셨다. 그렇게 얘기해주시는 걸 보고 스스로는 가지고 있지 않았던 믿음이 제 안에서 생겨났다. 이렇게 말씀해주신다면 제가 카메라 앞에서도 잘 할 수 있겠다. 나는 아직 잘 모르지만, 이분은 보시는 눈이 있을 테니 도전해보자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의성은 김현진이 ‘체크인 한양’ 오디션에 합격한 후 ‘완벽 비주얼’을 만들 수 있도록 헬스장 등록을 해주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김현진은 “대표님이 저한테 선물로 헬스장 등록을 해주셨다. 당시 체지방량만 5~6kg를 뺐다. 헬스장 대표님이 ‘일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실 정도였다”라고 웃었다.

약 10년간 무대를 누비며 ‘리얼 타임’으로 관객을 만나던 김현진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한 발을 내디뎠다. 무대에 집중하던 10년의 시간을 지나 김현진은 이제 자신을 거울처럼 비추는 카메라 앞에서 더 크고 높은 도약에 도전한다.
그는 “제안을 받은 적도 있었다. 어떤 캐스팅 디렉터 분이 ‘현진씨 오디션 한번 보실래요?’해서 본 적도 있었고 거절한 적도 있었다. 당시에는 제가 공연에 집중하기에도 버거운 시간들이라서 제가 하는 무대에만 집중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저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제 스스로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고 앞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도 하던 찰나에 제안을 주셔서 도전을 할 때인가 생각했다. 내 연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본 시기였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제가 매체 연기를 하게 되니까 제 동료들이 무대 연기와 카메라 연기의 차이점에 대해 물어오더라. 근데 저는 달랐다. 이걸 어떻게 정의 내릴까 고민하다가 좋은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요리 같다고 생각했다. 요리에도 일식 전문가가 있으시고, 한식 전문가가 있으신데 제가 지금까지 했던 건 한식 요리만 10년 동안 했던 거다. 요리라는 큰 틀 안에서는 같지만 조리하는 방식도 쓰는 도구도 달라지는데 그런 부분을 말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다. 무대 위에서 하는 요리로 만들 것인지, 카메라 앞에서 하는 요리로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도구를 새로 사용해줘야 했다. 10년 동안 요리를 해왔기 때문에 준비는 잘 돼 있었지만 매체라는 새로운 곳에 가기 위해서는 도구나 조리 방법을 잘 준비를 해야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첫 드라마 ‘체크인 한양’을 하면서 ‘대표이자 선배’ 김의성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김현진은 “선배님에서 감사하면서 ‘이게 연륜이구나’ 생각이 들었던 건 선배님한테 질문을 많이 했을 때다. 물음표를 수도 없이 보내고, 시도 때도 없이 문자하고, 카톡하고, 전화하고 그랬다. 그때마다 지엽적인 정답보다는 큰 틀에서 원론적인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그게 작품이 다 끝나고 생각해보니까 마치 고전처럼 ‘이게 정답이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첫 도전이고, 아직은 경험이 많지 않고 시야가 좁다 보니까 저는 당장 이걸 해결하고자 질문을 던졌다면 선배님은 큰 틀에서 넓게 볼 수 있는 대답을 많이 해주셨다. 처음엔 ‘이걸 너무 해결하고 싶은데 이거에 대한 얘기를 안 해쥐지’라고 생각을 했지만 지나고 나니 선배님의 큰 그림이었구나, 큰 뜻이었구나 깨닫게 됐다”라고 웃었다.
김현진은 3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나이에도 여전히 소년미 넘치는 비주얼을 유지하고 있다. 교복을 입어도 무리 없는 비주얼에 위엄 있는 수염과 용포까지 장착했던 김현진은 “테스트 촬영을 했을 때 수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시더라. 다른 배우들과 같이 테스트 촬영을 한 뒤에 제가 형님이어야 하니까 감독님이 ‘현진씨 미안하지만 다시 가서 수염을 붙이고 와서 해보자’고 하셔서 수염을 붙였다. 그랬더니 형님이라는 말이 좀 어울리더라”라고 웃었다.
제작진의 한땀 한땀 노력으로 만들어진 수염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저도 어색했고, 입모양도 많이 움직이면 떨어지면 어떡하나 걱정도 됐다. 그런데 촬영이 진행될수록 오히려 수염이 없으면 부끄럽고 어색하더라. 수염을 안 떼고 집에 가려고 한 적도 있을 만큼 수염과 친한 친구가 됐다. 어느 날 집에 가는데 의상팀 스태프 분이 ‘수염 떼고 가셔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수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에피소드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드라마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은 김현진에게는 신선한 도전이자 만족스러운 첫발이었다.
김현진은 “NG를 안 내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많이 내지 않았지만 혹시 뭔가 마음에 안 들었을 때는 다시 할 수도 있다는 안정감이 있더라. 그게 장점이었다. 제 연기를 제가 볼 수 있는 것, 모니터링할 수 있는 건 너무 좋았다. 무대는 실시간으로 볼 수 없는데 제 연기를 여러 각도에서 찍으니까 여러 앵글에서 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었다. 보고 싶을 때 돌려볼 수 있으니 이런 게 다르구나 싶었다”라고 했다.
또 “첫방송을 보고 나서는 ‘그래도 잘했다’ 싶었다. 모든 게 마음에 들어서 진짜 잘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첫 시작인데 잘했다, 도전하길 잘했다’의 의미가 큰 것 같다. 아직 부족하고 가야할 길도 너무 멀지만 ‘이런 부분은 이렇게 발전해 나가야지’라고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무대를 사랑하고, 무대가 사랑한 배우 김현진은 무대로 한정됐던 자신의 세계의 폭과 깊이를 더욱 키우려 한다. 연기에 대한 사랑은 고스란히 품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그는 “결코 연기라는 걸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배우라는 직업이 부끄럽지 않게 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누구보다 진지하게 이 일을 대하고 있고, 제가 받는 사랑의 가치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이니 그 응원과 사랑에 부끄럽지 않게 해드리고 싶다. 어떤 작품이든 잘 녹아드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매체에 도전할 수 있는 것도 10년 동안, 혹은 그 이상 연기라는 걸 공부하고 무대에서고 많은 분들로부터 사랑받은 기억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줬다. 제 밑바탕이 돼준 그 시간들 속에서 함께해주신 분들이 ‘역시 잘할 줄 알았어’라고 생각해주신다면, ‘내 눈이 틀리지 않았어’라고 해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 장르의 차이는 있지만 연기, 배우라는 제 크기, 제 영역이 넓어지는 거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더 넓어지고 깊어진 제 영역을 가지고 또 기회가 된다면 무대에서 연기하고 싶다”라고 했다.
‘체크인 한양’을 시작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인사하고 싶다는 김현진은 “올해 2개의 매체 작품, 1개의 무대로 총 3개의 작품을 할 수 있다면 감사하겠다”라며 “저는 지금 개인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시간이다. 예전만큼 SNS도 활발하게 하지 않고 소식을 많이 알리지 못하고 있는데 인터뷰로 소통할 창구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이어 “절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궁금해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와 제가 하는 일에 있어서 조금은 집중하고 있는 시기라는 것이다. 절대 잊거나 가볍게 생각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 조금 더 넓어지기 위해 제가 사용하고 있는 도구들과 요리법을 바꾸는 것처럼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는 시즌이다. 조금 더 제 안을 채우고, 다시 만날 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채우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부모님과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자신을 꾸준히 지지해주는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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