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백업으로 호주 대표팀과 대등한 경기… 김경문 고개 끄덕였다 “심우준, 조금 더 용기 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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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멜버른(호주), 김태우 기자] 호주 멜버른에서 2025년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한 한화는 1차 캠프 일정의 끝자락에 호주 대표팀과 세 차례의 연습경기를 예정했다. 호주 대표팀은 최근 국제무대에서도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상대다. 반대로 한화는 이번 연습경기에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아예 출전을 예정하지 않았다.
기존 선수들은 원래 루틴대로 훈련을 진행하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릴 2차 캠프부터 실전에 나가도록 했다. 대신 옥석 가리기에 몰두했다. 1군 엔트리 진입을 놓고 경쟁 중인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내 지금까지의 훈련 성과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실적으로 이 인원 모두를 오키나와 캠프에 데려갈 수 없는 만큼 선수들로서는 피 말리는 경쟁의 시간이었다. 실제 세 경기에 출전한 확실한 주전 선수라고 해봐야 1번 테스트를 거친 심우준이 유일했다.
그런 와중에 한화는 잘 싸웠다. 14일 열린 1차전에서는 타격이 부진의 늪에 빠지며 0-5로 뒤졌다. 상대 선발 웰스의 노련한 투구에 꽁꽁 묶이면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경기가 5회 초를 앞두고 내리기 시작한 거센 폭우로 결국 노게임 처리되며 패배를 면했지만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그러나 15일 2차전에서는 선발 권민규의 2⅔이닝 5탈삼진 퍼펙트 피칭에 이어 타선이 중·후반 살아나기 시작하며 6-5로 역전승했다. 임종찬이 3안타 2타점, 최인호가 솔로홈런, 권광민이 2안타를 기록했고 한지윤이 역전 결승 적시타를 쳤다. 성지훈과 김범수가 각각 1⅓이닝 무실점, 김도빈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수훈이었다.
16일 3차전에서도 대등하게 싸웠다. 2회 1점씩을 주고받은 것에 이어 7회에도 1점씩을 주고받았다. 2-2로 맞선 채 9회 마지막 공격에 들어갔다. 투수들이 몇몇 위기 상황을 잘 막아내며 대등한 경기를 했다. 한화는 2-2로 맞선 9회 허인서가 내야 안타를 치고 나갔다. 하지만 대주자 이승현이 견제에 걸려 아웃되며 주자가 허무하게 사라졌다. 2사 후에도 한지윤이 볼넷을 골랐으나 역시 대주자 김건이 견제로 아웃되면서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2차전에서 이기고, 3차전은 비겼다. 1차전은 노게임으로 끝나기는 했으나 경기 흐름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1승1패1무 정도로 끝났다고 보면 무리가 없는 흐름이었다. 한화로서는 이길 수 있었던 3차전에서 비긴 것은 아쉽지만, 백업 선수들로 경기를 치렀고 이 백업 선수들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충분히 가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어차피 경기 결과가 크게 중요한 3연전은 아니었기에 이 정도면 3연전 일정은 만족스러웠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6일 호주 대표팀과 마지막 연습 경기가 끝난 뒤 “실수가 안 나오면 좋지만 이제 막 게임을 시작했다. 부족한 부분이 나와야지만 그 우리도 거기에 대해 준비도 한다. 어떤 면에서는 경기가 가면서 좀 더 좋은 점이 더 많이 있었다고 본다”면서 “감독이 아쉬운 것은 타격에서 찬스 때 좀 더 적극적으로 쳐야 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자 올해 숙제인데 한화가 좀 찬스를 많이 만들어놓고 점수를 많이 불러들이지 못하는 게 많았었다. 그런 부분은 계속해서 타격 코치한테 이야기해 가지고 선수들도 많이 적극적으로 치려고 그러는데 아직도 좀 부족하다”고 과제를 먼저 짚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는 수확도 있었다는 게 김 감독의 흐뭇한 평가였다. 계획의 수정을 예고했다. 당초 오키나와 캠프 구상보다 투수들을 더 데려갈 것이라는 게 김 감독의 이야기다. 좋은 활약이나 긍정적인 면을 보인 만큼 이 선수들을 더 데려가 기회를 준다는 계획이다.
김 감독은 “감독이 더 많은 기회를 주고 해서 선수들이 (2군에) 내려갈 때 좀 납득하게 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이게 마음 같지가 않다”고 웃은 뒤 “사실 처음에는 선수들 몇 명을 보내려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오키나와에서는 주축 투수들이 본격적으로 피칭을 하기 때문에 몇 명은 보낼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어떻게든지 자기가 마운드에서 그냥 이겨내려고 하는 선수한테 한 번이라도 기회는 주고 싶다”고 계획에 수정이 있을 것임을 덧붙였다. 당초 예상보다 투수 몇 명이 더 오키나와에 갈 것이 유력해 보인다.
가장 인상적인 선수 중 하나로는 권민규를 뽑았다. 세광고를 졸업하고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의 2라운드 지명을 받은 권민규는 15일 2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2⅔이닝 5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펼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5㎞ 정도까지 나왔고, 패스트볼의 제구력이 인상적이었다. 올 시즌 1군에서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충분한 투구였다.
김 감독은 권민규에 대해 “인터뷰에서 (정)우주와 (권)민규 두 선수한테 큰 기대를 한다는 말을 아끼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 선수한테 뭐 부담을 주면서 야구할 필요는 없다”면서 “그런데 던지는 것을 보니까 자기 위에 선배들이 느끼는 게 있었다. ‘이거 봐라. 어린 투수가 정말 잘 던진다’고 말이다. 그게 그 선수한테만 좋은 게 아니라 팀한테도 좋고 그런 점에 있어서 굉장히 좋은 효과를 본다. 나도 이야기만 들었다가 던지는 거 보니까 굉장히 차분하게 잘 던졌다”고 높게 평가했다.
한편 이번 캠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인 외야 경쟁은 아직 충분한 답을 찾지 못한 채 호주를 떠난다. 한화는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중견수 자리에서 뛰는 것을 제외하면 아직 나머지 두 자리의 임자를 찾지 못했다. 이번 호주 대표팀과 경기에서도 여러 선수들을 외야에 넣으며 실험을 거쳤다. 경기마다 선수들의 희비가 조금 엇갈린 가운데, 김 감독도 계속해서 선수들을 시험할 뜻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선수들마다 다 장단점이 있다면서도, 일단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수비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결국은 수비 잘하는 선수를 쓸 것이다. 외야로 공이 날아가는데 (수비가) 엉성한 그런 팀이 아니고, 공이 날아가도 한 베이스를 더 잘 안 주고 수비가 안정되어야 한다”고 기준을 설명했다.
1번 실험을 거친 심우준에 대해서는 의심보다는 격려를 당부했다. 김 감독은 “우준이도 여기에 FA로 오면서 한화를 위해서 모든 마음을 지금 단단히 먹고 왔다. 선수도 의욕을 갖고 열심히 한번 해보려고 그러는데 미리 사기를 꺾을 필요는 없지 않나”면서 “선수도 지금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선수를 팬들이 조금 더 너그럽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우준이도 나름 선배들과 후배들하고 팀이 잘 녹아들면서 굉장히 좋은 분위기로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 조금 더 좀 용기를 주셨으면 좋겠다”고 따뜻한 시선을 당부했다.
다만 계획대로 1번 심우준이 고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키나와와 시범경기에서는 여러 타순을 실험할 계획이고, 여러 선수들을 1번으로 활용하며 가능성을 타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마무리 훈련하면서 미리 숙제를 줬고 그때부터 이제 선수들이 준비해 왔다. 일단 고참들이 먼저 준비를 잘 해 왔다. 우리가 같이, 한화가 가는 방향을 서로 간에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서 “팀을 위해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한테 더 기다렸다가 더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이번 호주 캠프에 선수만 45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인원을 편성했다. 호주 대표팀과 세 차례 연습 경기를 마친 한화는 17일 휴식을 취한 뒤 18일 자체 연습경기를 치른다. 18일 경기까지 다 끝나봐야 2차 캠프에 갈 선수들의 면면이 확정될 전망이다. 한화는 19일 귀국행 비행기를 타 20일 한국에 도착한다. 이후 21일부터 3월 3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를 치른다. 오키나와에서는 국내 팀은 물론 일본 팀들까지 총 7차례의 실전 연습 경기를 치르고 귀국해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한다.
한화는 3월 8일부터 9일까지 청주에서 두산, 10일부터 11일까지 인천에서 SSG, 13일부터 14일까지 사직에서 롯데, 15일부터 16일까지 창원에서 NC, 17일부터 18일까지 대전에서 삼성과 경기를 치르며 총 10번의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이후 3월 22일 수원에서 kt와 대망의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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