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도 개막 로스터 힘든데” 하늘도 ‘메이저리거 고우석’은 버렸나… 美 언론 황당 부상에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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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고우석(27·마이애미)은 팀의 스프링트레이닝 시작 직후 열린 ‘포토 데이’에서 마이애미 말린스 유니폼을 입고 밝은 미소로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고우석이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공개적인 석상에 서는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해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마이애미로 건너 온 고우석의 ‘유니폼 실착샷’이 지금에야 처음 공개된 것은 우여곡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계약한 고우석은 자신의 구위를 찾지 못하며 끝내 개막 로스터 진입이 좌절됐다. 2025년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지만, 2024년은 그 거부권이 없었던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의 지시에 따라 더블A로 내려가 다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루이스 아라에스를 얻기 위해 마이애미와 트레이드 협상을 벌인 샌디에이고는 4명의 선수 명단에 고우석을 포함시키며 영입 6개월 만에 미련 없이 정리했다. 사실 여기까지는 흐름이 괜찮았다. 마이애미는 리빌딩 팀이고, 로스터 이동도 많은 팀이다. 샌디에이고에 비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올라가기가 훨씬 더 편해 보였다. 고우석도 의욕적으로 움직일 만했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더블A에 뒀지만, 마이애미는 고우석을 트리플A에 두며 메이저리그 로스터 예비 자원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고우석은 마이애미에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고, 결국 40인 로스터에서 빠지며 메이저리그와 더 멀어졌다. 이후 마이애미도 고우석을 더블A로 보냈다. 고우석은 더블A 무대에서도 최악의 성적을 내며 쓸쓸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 때문에 고우석은 마이애미 유니폼을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구단 산하 트리플A팀, 더블A팀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의 모습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우석은 KBO리그 유턴설을 뿌리치고 도전을 선택했다. 이번에는 몸을 제대로 만들었다는 주위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지난해와 달리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 가 현지 적응을 끝냈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최고 96마일(155㎞)을 던지는 등 구속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팀도 기회를 줬다. 마이애미는 미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시작된 팀의 스프링트레이닝에 고우석을 초청 선수 명단에 올렸다.
40인 로스터에 없는 상황이라 사실 개막 로스터 진입 확률이 그렇게 높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 그리고 프런트에 자신의 구위가 돌아왔다는 것을 어필할 좋은 기회였다. 고우석도 캠프 초반 일정은 정상적으로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희망찬 시기에 비보가 전해졌다. 오른손 검지 골절로 투구가 중단됐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나온 것이다. 그것도 굉장히 황당한 부상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마이애미 담당기자 크리스티나 데 니콜라는 “고우석의 오른손 검지손가락이 골절됐다. 몇 주 후에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21일(한국시간)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일단 2주간 상태를 지켜본 뒤 재검진을 받을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골절이 발견된 이상 할 수 있는 건 없다. 최대한 뼈가 빨리 붙기만을 바라야 한다.
보통 투수들의 손가락 골절은 타구에 맞거나, 혹은 어떤 것을 타격하다 벌어진다. 그런데 고우석은 아무 것도 ‘치지’ 않았다. ‘마이애미 헤럴드’의 아이작 아자웃이 조금 더 상세하게 전달한 부상 배경은 황당하다. 아자웃은 “고우석이 기술 훈련을 진행하던 중,웨이트장에서 수건을 이용해 섀도우 피칭을 했다. 그는 여러 차례 이를 해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손가락에 이상함을 느꼈고, 특정 그립을 잡을 때마다 계속 악화됐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섀도우 피칭을 하다 손가락이 특정 시점 부러지거나, 혹은 미세한 골절이 투구가 반복되면서 더 커져 X-레이에도 뚜렷하게 잡힐 정도의 골절로 발전했다는 이야기다. 투수들은 평생 섀도우 피칭을 하고, 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수건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고우석도 그런 루틴이 하루 이틀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부상이 찾아왔으니 세상이 고우석을 억지로 방해한다는 느낌을 주기 충분하다.
일단 고우석은 재검진을 기다린다. 2주 정도는 투구가 완전히 중단될 전망이다. 투구에 모든 손가락이 민감한데, 그립을 잡는 데 있어 검지는 특별히 더 중요하다. 상당수 투구의 회전과 움직임이 검지의 미세한 움직임에서 만들어진다. 무리했다가는 부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 과욕은 금물이다. 일단 뼈가 모두 붙었다는 소견을 받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공을 다시 만질 수 있다. 그 다음에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못해도 2주 이상 공을 던지지 못할 것이기에 사실상 스프링트레이닝 시작 단계로 돌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마이애미는 23일부터 시범경기 일정을 시작하고, 고우석은 이 일정에 참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2주 뒤는 시범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고, 고우석이 기적적으로 2주 뒤 공을 던진다고 해도 몸을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해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건너뛸 가능성도 있다. 2주도 굉장히 낙관적으로 잡은 수치다. 뼈가 붙는 데만 2주 이상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고우석의 마이너리그 스타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에게 자신의 공을 보여줄 유일한 기회가 사라졌다. 자기 부주의라고도 볼 수 있어 핑계도 없다.
마이애미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피시 온 퍼스트’는 21일 고우석의 부상 소식을 전하면서 “고우석의 오른손 검지가 부러졌다. 만약 그가 건강했다고 해도, 고우석은 개막전 로스터의 후보자가 되기 어려웠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건강해도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을까 말까인데, 부상으로 그 실낱같은 가능성마저 날아갔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고우석은 트리플A 잭슨빌이나 더블A 펜사콜라 중 한 팀의 마이너리그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즌 시작부터 달려야 했을 고우석이 뜻밖의 암초를 만나 주저앉은 가운데, 고우석 경력 최대의 시련이 찾아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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