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눈 좀 떠라" 日 쿠보 인종차별, 열받는 징계 수준…고작 벌금 618만원+1년 출입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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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축구계 인종차별을 근절하자는 분위기와 달리 징계는 여전히 가볍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동갑내기 친구인 쿠보 다케후사(24, 레알 소시에다드)를 향한 공격은 고작 작은 벌금으로 끝나게 됐다.
일본 언론 '풋볼채널'은 5일 "쿠보에게 '눈떠라 중국인'이라고 외쳤던 발렌시아의 팬 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은 이들에게 4,000유로(약 618만 원)의 벌금을 물리고, 12개월 동안 경기장 출입금지 처분을 내렸다"고 전했다.
쿠보는 지난 1월 말 발렌시아 원정 경기에 나섰다가 상대팀 팬들에게 인종차별 행위에 노출됐다. 당시 발렌시아 팬들은 워밍업을 시작한 쿠보를 향해 "치노(Chino•중국인)"라고 불렀다. 아시아계 사람에게 치노라 부르는 건 서방 사회의 널리 퍼진 인종차별 행위다.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쿠보에게 계속 "눈을 떠 중국X아, 너 중국인이잖아"라고까지 외쳤다. 중계 화면에서도 쩌렁쩌렁 들릴 정도였다. 더불어 주변 팬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에서도 차별을 담은 언행이 명확하게 담겼다.
발렌시아 팬들의 혐오를 담은 모욕적인 말 피해자는 쿠보뿐만이 아니다. 소시에다드 소속의 안데르 바레네체아와 미켈 오야르사발도 입에 담지 못할 차별을 들어야 했다. 바스크 지방 출신인 이들에게는 분리주의자들의 테러 사건을 겨냥해 "너희들은 왜 스페인에 사냐. 폭탄이나 설치해"라고 조롱했다.
소시에다드는 구단 차원으로 정식 항의했다. 곧장 라리가 사무국에 발렌시아 팬들을 신고했다. 이어 "일부 발렌시아 팬이 우리 선수들에게 인종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말을 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서도 발표했다.
소시에다드는 "우리는 이런 차별이 클럽의 위대함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무례하고 남을 모욕하며 증오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축구와 스포츠에 설 자리는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발렌시아도 자신들의 팬들을 감싸지 않았다. 이들 역시 "이번 사건은 축구장이든 사회에서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몇몇 행동이 우리 구단의 가치를 대표하지는 않는다"면서 "우리는 모든 증오의 표현을 비난하며 당국이 요구하는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 누구라도 확인이 되면 홈 경기장에서의 추방 등 엄격한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조사가 강도 높게 진행됐다. 풋볼채널에 따르면 라리가 사무국은 국가기관과 협력해 200개 이상의 CCTV를 확보한 뒤 차별 발언을 한 서포터를 찾아냈다. 2명의 신원을 확인하자 곧바로 징계 수준을 확정했다.
다만 스페인 내 뿌리 깊은 인종차별 의식에 경종을 울릴 정도의 따끔함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발렌시아 팬들은 이러한 문제가 처음이 아닌데도 4,000유로 수준의 벌금은 솜방망이 처벌과 다름없다.
발렌시아의 강성 팬들은 지난 2022-23시즌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 "죽어라"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냈다. 비니시우스는 입에 담기 힘든 인종차별 발언에 분노했다. 발렌시아 관중에게 항의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분노하는 비니시우스를 말리다가도, 발렌시아 관중에 함께 항의하기도 했다.
이때는 실형으로 이어졌다. 당시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을 한 혐의로 기소된 세 명의 발렌시아 팬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스페인 법원은 이들에게 8개월 형의 유죄를 판결했다. 그동안 인종차별과 관련해 경기장 출입 금지 정보였던 이전 처벌과 비교하면 꽤 강단있는 결과였다.
그런데도 달라지지 않았다. 단기간 반복된 인종차별에 가중 처벌이 있어야 할 사안인데 오히려 더 약해졌다. 이 역시 동양인 차별과도 연관이 있다.
유럽축구계는 흑인선수들이 차별을 당할 때는 크게 이슈화 한다. 그러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등 아시아 선수들이 같은 문제를 겪을 때는 큰 파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쿠보와 관련한 징계 역시 동양인의 고통을 외면한 사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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