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앞에서 실신한 파이터의 간절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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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정적이 흘렀다. 페더급 경기에서 이민구의 니킥을 맞은 김성현(28, 울산 팀 매드)이 정신을 잃어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들것에 실려 병원에 옮겨지고 나서야 의식을 회복했다. 아찔한 장면이었다.
김성현은 '기억'이 사라진 그때를 '기억'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17살에 무에타이를 시작하고 여러 해 경기를 펼쳤다. 13년 만에 부모님이 처음 아들 경기 보러 경기장에 오셨다. 그런데 그렇게 쓰러졌다. 마음이 쓰라렸다."
김성현은 "TFC는 아픈 기억을 남겨 준 곳, 동시에 내게 기회를 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당시 이민구의 니킥은 김성현의 손이 바닥이 닿아 있는 그라운드 상황에서 나온 것. 이민구와 경기는 무효 경기(No Contest)가 됐다.
그는 보란 듯이 3개월 뒤인 지난해 8월 TFC 8에서 다시 도전했다. 하지만 권원일에게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졌다. 종합격투기 프로 전적 1패 1무효가 됐다.
그러나 그는 멈출 생각이 없다. 1년 만에 다시 케이지에 오른다. 오는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TFC 12에서 '주먹이 운다' 우승자 출신 임병희(20, 익스트림 컴뱃)와 페더급으로 경기한다.
"체육관 코치를 하면서 선수로 뛰는 게 만만치 않다. 그러나 그걸 이겨 냈을 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전율을 느낀다. 아마추어 8경기를 1라운드 KO로 이겼다. 그걸 맛보고 나니 그만둘 수 없다. 프로에서도 그런 짜릿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두 경기에서 그래플링 개념이 분명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권원일에게 지고 정신을 차렸다. 레슬링과 주짓수 훈련을 충분히 했다. 그때와 지금은 천지 차"라며 "임병희는 권원일과 같은 팀이다. 내 약점을 그래플링이라고 보고 그쪽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그래플링 싸움을 방어하면서 타격전으로 경기를 이끌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성현은 이국적이고 강인한 인상의 소유자다. 수염이 덥수룩하고 눈이 부리부리하다. 후지마르 팔라레스와 닮아 별명이 '후지'다. 하지만 그와 대화하면 생각이 바뀐다. 조곤조곤 차분하게 말하는 부드러운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생긴 게 이래도 순한 성격이다. 화를 잘 안 낸다. 가끔 욕을 하면 친구들이 깜짝 놀란다. 너무 오랜만에 내 욕을 들어 본다며…" 하고 웃었다. "성격이 이래서 도발은 못하겠다. 대신 임병희에게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를 펼치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지금은 페더급 챔피언이 된 이민구와 재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이민구와 다시 붙고 싶다. 그런데 이민구가 너무 높이 올라갔다. 아직 난 밑에 있다. 그와 다시 싸울 기회를 얻기 위해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현은 너무 간절한, 또 다른 바람이 있다. 부모님께 "이번 추석에 트로피를 들고 가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경상도 남자의 짧은 말. 그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TFC 12 메인이벤트는 챔피언 이민구와 도전자 최승우의 페더급 타이틀전이다. 코메인이벤트에서 로케 마르티네즈와 이상수가 헤비급 경기를 갖는다. 김판수와 길영복이 페더급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TFC 12는 오는 11일 저녁 6시 SPOTV+에서 생중계한다. 네이버 스포츠에서 인터넷과 모바일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티켓 링크(http://www.ticketlink.co.kr/product/14406)에서 VIP석, S석, A석을 예매할 수 있다.

- 메인 카드
[페더급 타이틀전] 이민구 vs. 최승우
[헤비급 경기] 로케 마르티네즈 vs. 이상수
[라이트급 경기] 홍성찬 vs. 사토 다케노리
[페더급 경기] 김판수 vs. 길영복
[페더급 경기] 임병희 vs. 김성현
[페더급 경기] 윤태승 vs. 송두리
[페더급 경기] 정한국 vs. 홍준영
- 언더 카드
[밴텀급 경기] 황영진 vs. 권세윤
[플라이급 경기] 이민주 vs. 이시이 다케히로
[밴텀급 경기] 박상현 vs. 박현우
[라이트급 경기] 이경환 vs. 이무현
[라이트급 경기] 손찬희 vs. 방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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