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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에게 지난해는 이런 시험 문제가 없었다… 경직된 KIA, 시험 종료까지 시간이 별로 없다

작성일: 2025.08.18 02:05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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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승률이 5할까지 처지며 감독 부임 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이범호 감독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승률이 5할까지 처지며 감독 부임 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이범호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팀 사령탑에 올랐다. 전임 감독을 둘러싸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 탓이다. 캠프 출발 직전에 이 소식을 전해들은 KIA는 여러 후보군을 놓고 고민한 끝에 팀의 차세대 지도자로 인정을 받고 있었던 이범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감독 경력도 없었고, KBO리그에서 가장 젊은 감독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랜 기간 KIA 코칭스태프에서 요직을 거치며 준비된 감독감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KIA의 최종 낙점을 받았다. 그리고 감독 첫 해인 2024년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며 해피엔딩을 만들어냈다. KIA는 성과를 낸 이 감독에게 3년 재계약을 선물로 안겨다주며 대우했다.

이 감독은 초보 감독이었지만 선수단을 장악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형님 리더십’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당시 KIA의 상황에서 이 능력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많았다. KIA는 어느 정도 안정된 전력을 가지고 있었고 성적의 상수를 가진 베테랑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뭔가의 모험이나 기발한 전략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이들을 묶어 끝까지 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 감독은 그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몇몇 위기에 비판도 많았다. 타순이나 엔트리 운영을 두고 비판을 안 받는 감독은 없다고 보면 되지만, 다소간 경직되어 있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뚝심을 발휘하며 선수단을 자신의 방식대로 끝까지 끌고 갔고, 어쨌든 성적으로 모든 잡음을 지워냈다. 초보 감독이 어떠한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중심을 지켰다는 것 자체는 분명히 인정해 줄 부분이었다. 일단 첫 번째 찾아온 수능은 성공적으로 마친 셈이었다.

▲ 김도영 등 주축 야수들의 부상 속에 KIA는 지난해 최고의 장점을 잃었다 ⓒKIA 타이거즈
▲ 김도영 등 주축 야수들의 부상 속에 KIA는 지난해 최고의 장점을 잃었다 ⓒKIA 타이거즈

그러나 올해는 웃는 날보다는 힘든 날이 더 많다. 내색은 잘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표정이 굳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팀 성적이 예상 외로 처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압도적인 리그 1위를 차지했던 KIA는 18일 현재 53승53패4무(.500)로 딱 승률 5할을 기록 중이다. KT·NC와 공동 5위다. 8위 삼성과 경기 차도 2.5경기로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다. 3위와도 2.5경기, 8위와도 2.5경기라는 것은 현재 KIA를 둔 아슬아슬한 상황을 그대로 말해준다.

물론 선수단에 부상이 너무 많았다. 시즌 개막부터 지금까지 부상자가 끊이지 않는다. 100% 전력으로 한 시즌을 치른 경기가 몇 경기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재 성적은 다소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일리는 있다. 그래도 지난해 우승 팀이었고, 실제 6월의 약진은 KIA의 선수층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탄력을 받지 못한 채 승률은 다시 5할로 떨어졌다. 정규시즌 2연패는 물 건너갔고, 이제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결국 최근 코칭스태프의 부분 개편까지 하면서 칼을 대기에 이르렀다. 코칭스태프 개편은 팀에 뭔가 문제가 있을 때 벌어진다. KIA가 현재 상황을 ‘위기’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하지만 15일부터 17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3연전에서 모두 역전패, 그것도 두 번은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6월 질주로 잠시 찾았던 여유는 이미 사라졌다. 

▲ 후반기 부진으로 17일 끝내 2군으로 내려가며 팀에 고민을 안긴 정해영 ⓒKIA타이거즈
▲ 후반기 부진으로 17일 끝내 2군으로 내려가며 팀에 고민을 안긴 정해영 ⓒKIA타이거즈

성적과 별개로 팀 전체에 활기가 돌지 않는다는 느낌이 뚜렷하다. 지난해 라인업과 비교하면 몇몇 새 얼굴이 보이기는 하나 결정적이지는 않다. 타순도, 엔트리 운영 또한 여전히 보수적이다. 차라리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을 때는 그 공백을 메워보려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계속 돌리곤 했다.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그래도 간혹 신선한 수가 보였다. 하지만 오히려 근래 들어 운영이 굳어지고 있다.

시험지에 적힌 문항의 난이도는 확 올라갔다. 지난해에는 김도영을 비롯한 타선이라는 ‘치트키’가 있었고, 불펜 운영에 필요한 계산기 자체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그 치트키를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있던 불펜 자원들이 상당수 빠져 나갔다. 지난해 썼던 공식으로는 이 문제를 풀어내기 어렵다. 그렇다면 새로운 공식으로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데, 아직은 머뭇거리는 느낌을 주고 있다. 확실히 지난해는 이 감독에게 이렇게까지 고민할 문제가 없었다. 

새로운 공식이 손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미뤄두면 결국 문제 풀이는 더 꼬일 뿐이다. 이제 시즌은 40경기도 채 남지 않았고,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의 방식 결과가 ‘승률 5할’이라면, 지금 방식으로는 앞으로도 이 승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KIA가 지금 극적으로 반등하기 위해서는 배점이 높은 킬러 문항을 풀어내야 한다. 18일 하루 머리를 비우고, 19일부터는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범호 감독이 이 고비를 현명하게 넘기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오히려 지도자로서의 값어치는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위기이자 기회다. 팀에도 마찬가지다.

▲ 남은 시즌 운영 방식의 변화가 관심을 모으는 이범호 KIA 감독 ⓒ곽혜미 기자
▲ 남은 시즌 운영 방식의 변화가 관심을 모으는 이범호 KIA 감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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