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경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가을 남자' 허경민(27, 두산 베어스)이 기지개를 켰다.

허경민은 17일과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통틀어 7타수 3안타(타율 0.429) 2타점을 기록했다. 허경민은 2차전에서 8-6으로 뒤집은 6회 1사에서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하며 김재환의 쐐기 3점포의 발판을 마련했고, 12-7로 앞선 7회 1사 3루에서는 우월 적시 2루타를 날리며 17-7 승리에 힘을 보탰다.

두산이 가을 야구를 시작할 때면 자연스럽게 허경민을 먼저 떠올린다. 허경민은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32경기에서 타율 0.398 1홈런 1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정규 시즌에는 2할 중,후반대를 치는 타자가 가을만 되면 펄펄 날았다.

'가을 허경민'은 두산 동료들도 인정한다. 가을에 잘하는 타자를 언급할 때 1순위가 허경민이다. 다만 상 복이 없었다. 허경민은 2015년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인 23안타 기록을 세웠는데, 한국시리즈 MVP는 우승 확정 홈런을 터트린 정수빈이 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팀에서 가장 많은 5타점을 올리며 두산의 2년 연속 우승에 힘을 보탰으나 시리즈 MVP의 영예는 포수 양의지에게 돌아갔다. 허경민은 당시 2년 연속 MVP를 놓쳐 아쉽지 않은지 묻자 "이겼으면 됐다"며 웃어 보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허경민이 이번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길 바랐다. 김 감독은 "모든 선수가 MVP가 되고 싶겠지만, 허경민이 뽑혔으면 좋겠다. 시즌 컨디션은 좋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재작년 포스트시즌 활약이 좋았다. 올해 허경민에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올 정규 시즌에는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130경기에서 타율 0.257 3홈런 40타점에 그쳤다. 지난 시즌보다 타점이 41개가 줄었다. 시즌 막바지에는 '어떻게든 치고 보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허경민은 "강석천 타격 코치님께서 선수는 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든 안타만 치면 된다고 하셨다. 지금 나는 빗맞고, 폼이 엉성해도 안타만 나오면 분위기를 이어 갈 수 있으니까 그런 말씀을 해 주신 거 같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가을이되자 허경민은 기다렸다는 듯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두산은 시리즈 1승 1패 균형을 맞추고 마산 원정길에 오른다. 허경민은 "2번 지면 시즌이 끝나고, 2번 이기면 시즌을 이어 갈 수 있다. 후회 없이 올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타격감은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다. 수비에서 안타성 타구를 막기 위해 더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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