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리칸리그 MVP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4월 말까지만 해도 2021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최유력후보는 단연 마이크 트라웃(30·LA 에인절스)이었다. 트라웃은 4월 한 달 동안 21경기에서 타율 0.425, 6홈런, 1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304라는 환상적인 성적을 거뒀다.

트라웃은 이미 MVP 수상 경력이 있고, 매년 꾸준한 성적을 내는 선수다. 이른바 ‘플루크’가 아닌 신뢰성이 굉장히 높은 선수다. 미 베팅 사이트들도 트라웃의 MVP 배당을 압도적인 1위로 잡았다. 162경기 장기 레이스를 생각하면 원금 투자 대비 배당 이득이 별로 좋지 않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그만큼 MVP 수상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잘 나가던 트라읏은 5월 19일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회복 및 복귀까지는 6~8주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사실상 MVP 레이스에서 다소 멀어졌다고 볼 수 있다. 6~8주면 30경기 이상의 결장이 불가피하다. 간신히 규정타석을 채워 아무리 좋은 비율 성적을 뽐낸다고 해도, 누적 성적에서 어마어마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베팅 업체들은 재빨리 배당을 바꿨다. 5월 말 현재, 트라웃이 없는 이 시대에 ‘왕’은 팀 동료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다. ‘벳온라인’이 집계한 5월 말 아메리칸리그 MVP 배당 순위를 보면 오타니가 +110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110은 100달러를 걸 경우 110달러를 배당으로 받는다는 뜻이다. 트라웃은 +1600으로 6위까지 떨어졌다.

세계 최대 베팅 업체인 ‘윌리엄 힐’은 5월 말 공식 보고서를 통해 팬들의 돈이 오타니에게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현재까지 팬들의 베팅 내역을 보면 총 22%의 돈이 오타니에게 ‘베팅’됐다고 보고했다. 반면 트라웃은 전체 베팅 금액의 6%에 그쳤다. 세 가지 이유다. 우선 오타니의 MVP 가능성을 배당보다 높게 보는 팬들이 많고, 또한 안전에 가까운 트라웃에 비해 배당이 ‘해볼 만한’ 모험 수준으로 매력적이었으며, 여기에 트라웃 부상으로 오타니가 더 부각됐다.

오타니는 올해 투·타 겸업으로도 맹활약 중이다. 투수로는 7경기에 나가 1승1패 평균자책점 2.72, 36⅓이닝에서 50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타자로는 50경기에서 타율 0.263, 15홈런, 4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7이라는 올스타급 성적을 거두고 있다. 투·타 겸업이라는 신기원은 투표인단의 표심을 사로잡기 딱 좋은 요소다. 팀 성적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오타니는 이를 뛰어넘을 만한 파급력을 갖춘 선수다.

한편 트라웃이 6위로 처진 사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300)가 오타니와 더불어 최유력후보로 떠올랐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1400), 잔더 보가츠(보스턴·+1400), J.D 마르티네스(보스턴·+1400)라는 3위권보다 오타니와 게레로 주니어의 수상 확률을 훨씬 더 높게 본 것이다. 이 레이스 형국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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