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이 헬멧을 던지는 순간, ‘LG 포비아’가 끝났다… 1481일 만의 LG전 위닝, 이제는 악연 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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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팀마다 상성은 있기 마련이다. 꼴찌 팀이라도 해도 강세를 보이는 팀이 있고, 1등 팀이라고 해도 유독 경기가 안 풀리는 팀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상성의 밸런스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는 당하는 팀으로서는 논란이 된다. SSG와 LG의 관계가 그렇다. SSG는 2023년 이후 LG에 철저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까지만 해도 8승7패1무로 상대 전적에서 앞서 있었지만, 2023년 이후 올해 8월 3일까지 15승41패1무로 크게 밀렸다.
2023년 4승12패로 상대 전적이 열세로 돌아선 것에 이어 2024년에는 4승11패1무로 역시 크게 약했다. 지난해에는 그나마 승률이 조금 높아졌으나 6승10패로 여전히 약세였다. 올해는 더 심각했다. 시즌 첫 9번의 맞대결에서 딱 한 번을 이겼다(1승8패). ‘승리 자판기’가 된 굴욕적인 상대 전적이었다.
비슷하게 가다가 진 것도 아니라, 말 그대로 철저하게 당했다. SSG는 올해 LG와 첫 9경기에서 7실점 이상 경기가 무려 7번이나 됐다. 반대로 5점 이상을 뽑아낸 경기는 단 한 번에 불과했다.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LG의 객관적인 전력이 SSG보다 강하기는 하지만, 1승8패라는 전적은 논리적으로 쉽게 설명하기 어려웠다.
폭염 속 진행된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양팀의 시즌 10번째 대결에서는 이겼다. 하지만 이기고도 찜찜함이 남은 경기였다. 7점을 앞서고 있다가 1점 차까지 추격을 당하는 등 LG 공포가 다시 떠오를 정도였다. 이날 이 공포를 끊는 데 앞장을 선 김재환은 동료들이 LG전 승리에 대한 압박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환이야 지난해까지 두산에 있던 선수니 이런 분위기를 잘 모르지만, 선수들 사이에서는 “LG에 이겨야 한다”는 나름의 압박감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 SSG는 14일부터 16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14일 경기에서 대체 선발로 급히 나선 최민준의 호투, 그리고 고비 때마다 힘을 낸 타격을 묶어 5-3으로 이긴 SSG는 15일 경기에서는 상대 마운드에 꽁꽁 묶여 1-4로 졌다. 이번에도 위닝시리즈를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16일 경기에서 6-0 완승을 거두며 기어이 위닝시리즈를 신고했다.
SSG가 3연전 기준으로 LG에 위닝시리즈를 거둔 것은 통합우승 시절이었던 2022년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2승1패를 한 게 마지막이다. 날짜(1481일)로 따지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의 까마득한 과거다. 당시 화요일 첫 경기에서 진 SSG는 수요일 모리만도, 그리고 목요일 김광현을 앞세워 이틀 연속 승리를 거뒀다.
16일 경기도 쉽지는 않았다. SSG도 가장 믿을 만한 선발 카드인 페드로 아빌라가 나왔지만, LG 또한 KBO리그 입성 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백전노장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등판했기 때문이다. 사실 어느 한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선발 매치업이 아니었다.
실제 경기는 4회까지 팽팽하게 진행됐다. 양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어느 팀도 전광판에 점수를 새기지 못했다. 이 중반 힘싸움에서 SSG가 이기며 위닝시리즈의 발판을 마련했다.
5회 선두 마드리스가 볼넷을 골라 나갔고, 조형우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쳐 무사 2,3루를 만들었다. 홍대인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1사 후 정준재가 내야를 반으로 쪼개 외야로 나가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며 앞서 나갔다. 이어 2사 2루에서는 박성한이 역시 중전 적시타를 치며 3-0으로 거리를 벌렸다.
아빌라의 위력적인 투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SSG는 6회 홈런 두 방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전날 감격적인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린 한유섬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대형 솔로포로 팀 더그아웃 분위기를 살리자, 이날 팀 고별전을 치른 마드리스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백투백 홈런포로 화답했다.
마지막 고비는 6회였다. 올해 유독 6회에 약한 아빌라가 1사 후 홍창기와 박해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불씨를 내줬다. 이어 신민재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에 몰렸다. 그리고 여기서 타석에 선 타자는 리그 최고의 타자 오스틴 딘이었다.
모두가 다시 ‘LG 포비아’를 떠올릴 때, 근래 팀에 합류해 그딴 것은 잘 모르는 아빌라가 힘을 냈다. 오스틴을 상대로 시속 156㎞짜리 투심패스트볼을 몸쪽에 넣었고, 오스틴이 이에 응전했지만 유격수 방면으로 타구가 흘렀다. 박성한이 잘 잡아 2루로 던졌고, 정준재의 1루 송구까지 깔끔하게 이어지며 병살타가 완성됐다. 아웃임을 직감한 오스틴은 헬멧을 던지며 분을 삭이지 못했고, 그렇게 SSG는 ‘루징시리즈’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일방적인 상대 전적의 열세에 균형이 시작되는 시리즈로 기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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