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이승우의 미친 '깡다구', 무려 김현석 감독과 충돌이라니...밋밋했던 더비에 '도파민 한 스푼'→새로운 K리그 스토리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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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전주, 장하준 기자] 색다른 시선으로 접근하면 굉장히 흥미로운 사태였다. K리그1에 또 하나의 스토리가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전북현대는 22일 오후 7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4라운드에서 울산HD에 1-0으로 승리했다. 후반전에 터진 모따의 선제골은 그대로 결승골이 됐고, 전북은 7월에 있었던 포항 스틸러스전 이후 오랜만에 승리를 챙겼다. 반면 울산은 전북에 비해 최근 흐름이 좋았으나, 이번 시즌 전북 징크스를 넘지 못했다.
결과와 별개로, 이날 최고의 화두는 역시 이승우와 김현석 감독의 충돌이다. 후반 30분 이승우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서명관과 충돌하며 쓰러졌다. 이승우는 곧바로 어깨를 부여잡으며 고통을 호소했고, 이후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벤치에 있던 울산 김현석 감독과 강하게 충돌했다. 두 사람은 강한 언쟁을 벌였고, 주위 스태프들이 뜯어말린 덕분에 상황이 진정됐다.
일단 이를 두고 '시시비비'는 쉽게 가릴 수 없다. 워낙 어수선한 상황이었고,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쉽게 사건의 내막을 정리하기 쉽지 않다.
또한 양 팀 관계자의 입장도 엇갈린다. 전북은 "이승우의 습관성 어깨 탈구가 발생했고, 원래 타인이 아닌 본인이 어깨를 복구하는 스타일이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됐고, 담당 의무 트레이너에 따르면 김현석 감독이 항의를 했다"라며 상황을 정리했다. 반면 울산은 "김현석 감독은 시간 지체가 아닌, '이승우의 제스처'에 대한 항의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북은 '시간 지체', 울산은 '제스처'에 시선을 두고 있다.
여기에 더해 당사자들은 말을 아꼈다. 이승우와 김현석 감독은 약속이라도 한 듯, 경기 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경기장 안에서 쌓인 감정은 경기장 안에만 두고 오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시시비비를 쉽게 따질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사태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면, 굉장히 신선하고 흥미롭다. 해외 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후배 간의 위계 질서가 확고한 K리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전북과 울산은 현대가 더비라는 명칭 아래 최근 몇 시즌 동안 K리그1 우승을 두고 경쟁하며 국내 최고의 라이벌리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현대가 더비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밋밋했다. 후반 9분 모따의 선제골이 나오긴 했으나, 양 팀 모두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의 신경전이 나오며 더비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다. 일부 팬들은 두 사람의 적지 않은 나이 차(31살)에 시선을 두며 비판을 쏟아내지만, 나이가 아닌 두 사람의 평소 성격에 무게를 두면 이 사태는 상당히 흥미롭다.
이승우와 김현석 감독의 충돌이라는 생각지 못한 그림은 밋밋했던 더비를 '도파민 파티'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두 사람은 현재와 과거를 대표하는 K리그 최고의 스타다.
동시에 이승우와 김현석 감독은 절대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인물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 스페인 생활을 악착같이 버틴 이승우는 축구 실력과 동시에 기싸움에서 물러서지 않는 '깡'을 길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 기싸움의 상대는 '무려' 김현석 감독이다. 불 같은 성격으로 잘 알려진 김현석 감독은 이승우 못지 않은 승부욕의 화신이다. 그의 선수 시절을 지켜본 이들은 김현석 감독이 함부로 덤빌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승우의 '깡'은 대단한 수준이라 평가할 수 있다.
앞서 이번 사태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사태를 지켜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동시에 두 사람의 충돌은 현대가 더비에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떠나 이승우와 김현석 감독의 신경전은 자칫 밋밋하게 끝날 뻔했던 라이벌전에 강렬한 장면 하나를 남겼다. 라이벌리는 단순히 오랜 역사나 성적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경기 안팎에서 쌓이는 감정과 충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더비를 더욱 뜨겁게 만든다.
특히 K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선수와 상대팀 감독의 충돌이라는 점도 흥미를 더한다. 두 사람은 경기 후 말을 아끼며 더 이상의 논란을 만들지 않았지만, 이날의 장면은 이미 다음 현대가 더비를 기다리게 만드는 하나의 서사가 됐다. 다음 맞대결에서 이승우와 김현석 감독이 다시 마주했을 때 어떤 모습이 나올지, 두 사람 사이에 또 다른 신경전이 펼쳐질지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전북과 울산 입장에서는 피곤한 상황일 수 있지만, 제3자 입장에서는 신선한 스토리 하나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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