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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겨워, 치졸한 짓이야” KBO 역수출 신화 왜 열 받았나… 벤치클리어링도 불사, 도대체 무슨 일이?

작성일: 2026.08.26 00:2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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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상대 3루 코치의 사인 스틸에 관련해 신경전을 벌인 메릴 켈리
▲ 25일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상대 3루 코치의 사인 스틸에 관련해 신경전을 벌인 메릴 켈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의 대표적인 역수출 신화이자 애리조나의 선발 로테이션 붙박이 멤버인 메릴 켈리(38·애리조나)는 25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켈리는 5⅔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고,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안았다. 시즌 9번째 승리 대신 12번째 패전이 올라갔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5.35로 조금 내려갔다. 사실 그렇게 특별한 경기 결과는 아니었다. 선발 투수라면 누구나 한 번은 있을 법한 그런 평범한 성적이었다. 논란을 부른 이유는 따로 있었다.

2회 1점을 허용해 0-1로 뒤진 5회였다. 켈리는 5회 1점을 더 허용했는데, 이때부터 약간의 신경전이 있었다. 애리조나 벤치에서 야유와 고성이 나오더니, 컵스 벤치에서도 지지 않고 맞대응했다. 중심에는 이날 3루에 서 있었던 퀸틴 베리 컵스 주루 코치가 있었다.

애리조나는 베리 코치가 사인을 훔쳐 타자들에게 전달했다고 의심했다. 당사자인 켈리도 그런 정황을 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켈리는 경기 후 ‘디 애슬레틱’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인을 훔치는 일은 야구 역사의 시작 때부터 있었던 오래된 일이다”면서 “하지만 코치로부터 그런 일이 나오는 것은 조금 역겨운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켈리는 사인 스틸은 선수들 사이의 영역으로 남아야 하고, 코치가 개입해 전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켈리는 사인 스틸은 선수들 사이의 영역으로 남아야 하고, 코치가 개입해 전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켈리의 체인지업을 베리 코치가 간파하고 타자에게 사인을 통해 알려줬다는 것이다. 의심스러운 행동이 있었기에 애리조나 벤치의 선수들이 야유를 퍼부은 것이다. 켈리는 경기 후 “내가 체인지업을 던질 때마다 그쪽에서 사인을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피치컴을 사용하고 있다. 포수가 직접 손으로 사인을 내는 경우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거의 없다. 예전에는 포수의 사인을 3루 코치가 본 뒤 이를 타자와 주자들에게 전달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암암리에 그런 것을 잘 캐치하는 코치들은 칭찬을 받기도 했다. 코치들을 더 엄격하게 코치 구역에 가둬두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피치컴을 사용하기에 사인을 훔쳤다기보다는 어떤 특정 동작이나 글러브 움직임에서 이를 간파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를 훔치는 것은 자유지만, 이를 코치가 전달하는 것은 매너가 아니라는 게 켈리와 애리조나의 주장이다. 

켈리는 “2루 주자가 글러브 속 그립을 본다거나, 타자가 글러브 움직임에서 무언가를 알아채는 거라면 당연히 정당한 승부라고 생각한다. 야구 초창기부터 선수들은 그렇게 해왔다”고 인정했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사인을 들킨 투수와 포수의 잘못이라 생각하는 문화가 메이저리그에서도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켈리는 “하지만 저 외부(코치 박스)에서 그런 일이 오는 건 좀 치졸한 짓이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켈리와 애리조나 선수들은 상대 3루 코치가 켈리의 체인지업 그립을 훔쳐 타자들에게 전달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 켈리와 애리조나 선수들은 상대 3루 코치가 켈리의 체인지업 그립을 훔쳐 타자들에게 전달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켈리는 5회 피칭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베리 코치와 컵스 더그아웃을 노려봤다. 어쩌면 벤치클리어링까지 각오한 것이었다. 만약 컵스가 맞받아쳤다면, 아마도 애리조나 벤치도 깨끗하게 비워졌을 가능성이 크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경기는 중간의 소란을 딛고 확전 없이 끝났다. 빈볼이 날아가지도 않았고, 물리적인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다만 경기 후 신경전은 뜨거웠다. 

토니 로블로 애리조나 감독은 “우리는 상대 3루 코치에게 소리를 질렀고, 그 코치도 맞서 소리를 질렀다. 4월에는 웃어넘길 수 있는 일도 8월이 되면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모두가 피가 마르는 시기다. 그쪽도 자기 팀을 보호하는 거고, 우리도 우리 팀을 보호하는 것이다”고 비교적 점잖게 말하면서도 “거기까지만 이야기하고 싶다”면서 앙금은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은 “리그에서 매일 일어나는 수싸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켈리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스스로 점검해 봐야 한다. 분명히 그 코치가 무언가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그 코치가 알아챘다면 다른 사람들도 알아챌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코치가 사인을 전달한 게 이번이 처음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라면 선수들끼리의 영역으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분이 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 경기 중반 양팀의 신경전은 더 이상의 마찰 없이 끝났지만, 애리조나 측에서는 강한 의문 제기를 이어 갔다
▲ 경기 중반 양팀의 신경전은 더 이상의 마찰 없이 끝났지만, 애리조나 측에서는 강한 의문 제기를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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