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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김하성을 계속 데리고 있나" 의문까지 나왔는데…"실패한 2000만 달러 계약" 혹평 뒤집은 한 방→84일 만에 안타로 다저스 끝냈다

작성일: 2026.08.28 01:10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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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성이 끝내기 안타를 친 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AP
▲ 김하성이 끝내기 안타를 친 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AP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실패한 2000만 달러 계약"이라는 혹평을 받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던 김하성(30)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구했다. 무려 84일 동안 끊겼던 안타를 가장 극적인 순간에 터뜨렸다.

김하성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경기에서 5-5로 맞선 9회말 2사 1, 2루에서 대타로 나서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의 한 방으로 다저스를 6-5로 꺾었다.

월트 와이스 애틀랜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열심히 노력하고 인내한 선수가 보상받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좋다"며 "야구가 이런 선수에게 보답할 때 정말 기쁘다"고 김하성을 치켜세웠다.

그만큼 김하성에게는 기다리고 또 기다린 순간이었다.

김하성은 올 시즌 첫 27경기에서 타율 0.068이라는 충격적인 부진에 빠졌다. 이후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를 무려 3주 동안 치렀고 지난 4일 메이저리그 로스터로 돌아왔지만, 돌아온 뒤에도 자리는 없었다. 복귀 후 애틀랜타가 치른 첫 20경기에서 김하성에게 돌아온 타석은 단 3번뿐이었다.

주전 유격수 자리는 물론이고 백업 경쟁에서도 사실상 밀려난 분위기였다. 하지만 김하성은 불만을 드러내는 대신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 기회가 다저스를 상대로 찾아왔다. 5-5로 맞선 9회말 2사 후 레인 토마스가 다저스 마무리 태너 스콧을 상대로 2루타를 터뜨렸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다음 타자 오스틴 라일리를 고의4구로 내보냈다.

애틀랜타 벤치에 남아 있던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왼손 타자 도미닉 스미스와 김하성이 사실상 전부였는데, 와이스 감독은 김하성을 선택했다.

와이스 감독은 "도미닉 스미스는 우리 팀에서 정말 좋은 대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스콧은 왼손 타자에게 굉장히 강한 투수"라며 "김하성이 올해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커리어 내내 왼손 투수를 잘 상대해 왔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매일 엄청나게 많은 스윙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자신에게 찾아온 사실상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스콧을 상대로 볼 3개를 연속으로 골라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었다. 3볼에서 스트라이크 하나를 지켜본 뒤에는 끈질긴 승부가 시작됐다. 김하성은 스콧의 공을 세 차례 연속 파울로 걷어내며 버텼다.

그리고 8구째 시속 97.2마일(약 156.4㎞) 포심 패스트볼이 들어오자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깨끗한 라인드라이브로 왼쪽 외야에 떨어졌다. 2루 주자 토마스가 홈을 밟으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하성이 무려 84일 만에 안타를 뽑아냈다.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하성이 무려 84일 만에 안타를 뽑아냈다.

김하성은 동료들의 물세례와 축하 속에 포효했다. 동료들의 격한 축하에 옷이 찢길 정도였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날 끝내기 안타가 김하성에게 지난 6월 3일 이후 처음 나온 안타였다는 사실이다. 당시 두 번째 타석 이후 이어졌던 27타수 연속 무안타도 동시에 끊었다.

김하성은 통역 데이비드 리를 통해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팀은 잘하고 있다"며 "그래서 항상 내가 어떻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준비해 왔다. 그동안 했던 노력과 준비가 바로 이 순간 보상받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올스타 포수 드레이크 볼드윈 역시 김하성의 끝내기 안타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볼드윈은 "김하성이 타석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봤고, 올 시즌 정말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마무리 투수를 상대로 엄청난 타석을 만들어냈다"며 "그런 상황에서 결과까지 만들어낸 것은 정말 대단했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함께 승리를 축하한 것도 굉장히 특별했다"고 돌아봤다.

김하성에게 이번 시즌은 시작부터 꼬였다. 지난 겨울 애틀랜타와 1년 2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지만 불과 몇 주 뒤 한국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오른손 중지 인대가 파열됐다.

수술대에 오른 김하성은 시즌 첫 6주를 날렸다. 뒤늦게 돌아온 뒤에는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다. 다시 손가락 문제로 전력에서 빠진 뒤 7월 대부분을 트리플A에서 보내며 타격감을 되찾는 데 매달렸다.

그러나 8월 메이저리그로 돌아온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출전 기회 자체가 거의 없었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애틀랜타가 왜 김하성을 계속 로스터에 두고 있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2000만 달러를 이미 회수할 수 없는 매몰 비용으로 보고, 김하성을 정리한 뒤 주루나 수비에서 더 활용도가 높은 선수를 벤치에 두는 편이 낫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미국 매체 바스툴스포츠는 지난 19일 김하성의 부진을 지적하면서 "단순히 야구 역사상 최악의 시즌일 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상 2000만 달러를 가장 잘못 사용한 사례라고 해도 될 정도"라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했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정규시즌 1승 이상의 가치가 있기도 하다. 애틀랜타는 다저스와 이번 3연전에서 먼저 2승을 거두면서 올 시즌 상대 전적 우위를 확정했다. 두 팀이 정규시즌을 같은 성적으로 마친다면 애틀랜타가 타이브레이커에서 앞선다.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하성이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하성이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애틀랜타는 이날 승리로 78승55패를 기록해 80승53패인 다저스를 2경기 차로 추격했다. 내셔널리그 상위 두 팀에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1라운드 부전승을 놓고 다저스를 직접 사정권에 넣었다.

김하성의 끝내기 안타 한 방이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의 향방까지 바꿀 수 있게 된 셈이다.

와이스 감독은 김하성이 힘든 상황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준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출전 기회가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도 매일 타격 훈련을 반복했고, 결국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그 준비가 빛을 발했다.

김하성도 "모두가 정말 기뻐해 줬다. 다들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나를 안아줬다. 정말 즐거웠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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