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KIA 45억 투자 의아했는데, 위대한 클래스… 기대주 사라진 자리, 고목은 그대로 서 있다

작성일: 2026.09.07 01:2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5일 광주 KT전에서 5이닝 3실점 투구로 시즌 10번째 승리를 달성한 양현종 ⓒKIA타이거즈
▲ 5일 광주 KT전에서 5이닝 3실점 투구로 시즌 10번째 승리를 달성한 양현종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지난해부터 오랜 기간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양현종(38·KIA)에 거는 기대치를 조금씩 수정해가고 있다. 이전에는 팀의 확고부동한 에이스였다면, 이제는 팀의 미래와 양현종에 걸리는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 새로운 토종 에이스가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렇게 수많은 젊은 투수들이 명단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고, 또 산발적인 좋은 활약을 하며 에이스 인수인계에 도전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팔꿈치 수술 재활 시즌을 마친 좌완 이의리가 팀의 개막 2선발로 출격했고, 우완 황동하 김태형 등 젊은 선수들의 선발 출전 비중도 늘어났다. 그러나 “그래도 가장 계산 서는 성적을 낼 선수는 양현종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올해도 KIA의 토종 에이스는 양현종이다.

팀으로서는 마냥 좋아할 수 없는 명제이기는 하지만, 양현종의 꾸준함과 역사적 위대함을 설명하는 데는 해가 되지 않는다. 이전보다 분명히 떨어진 구위고, 이전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하거나 많은 탈삼진을 기록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에 맞게 자신을 변화시켜가며 부지런히 던진 결과 올 시즌 ‘10승 투수’ 타이틀을 다시 달았다. KIA 토종 선수로는 올 시즌  당연히 첫 사례이자, 마지막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현종은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5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해 7개의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3실점으로 잘 버티면서 팀의 6-3 승리 발판을 놨다. 양현종이 상대 에이스인 로건 앨런과 대등한 승부를 벌여주면서 KIA의 승리 확률이 높아졌고, 경기 중·후반 타선이 힘을 내고 불펜도 보조를 맞추면서 양현종의 시즌 10승이 만들어졌다.

▲ 양현종은 통산 12번째 10승 고지를 밞으면서 김광현의 KBO리그 역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KIA타이거즈
▲ 양현종은 통산 12번째 10승 고지를 밞으면서 김광현의 KBO리그 역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KIA타이거즈

이는 양현종의 통산 196번째 승리이자, 12번째 두 자릿수 승수 시즌이다. KBO리그 통산 최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송진우(210승)도 두 자릿수 승수 시즌은 11번이었다. 양현종이 송진우의 210승에 도전하기 앞서 이 기록을 깨드린 것이다. 12번이나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선수는 동갑내기 투수 김광현(38·SSG)와 양현종 뿐이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 후 “10승에 대한 큰 의미부여는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값진 기록을 세웠다는 이정표는 변하지 않았다.

사실 지난해부터는 소화 이닝도 줄고, 구속도 떨어지고 있는 양상이 나타난다. 아무래도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예전에 비해서는 80구 이후 구위가 떨어지고 실제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KIA 벤치도 양현종에게 더 많은 휴식, 그리고 더 짧은 이닝을 부여하면서 최대한 효율적인 활용을 꾀하고 있다. 나갈 때마다 6이닝, 할 때마다 170이닝이 자연스러웠던 양현종 개인적으로는 다소 섭섭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씩 관리를 더 해서 쓴 결과는 분명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평균자책점(4.25)은 지난해보다(5.06)보다 많이 떨어졌고, 지난해 달성하지 못한 10승도 달성했다. 팀 승리에 공헌하는 날이 그만큼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 KBO리그의 투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기세로 나아가고 있는 양현종 ⓒKIA타이거즈
▲ KBO리그의 투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기세로 나아가고 있는 양현종 ⓒKIA타이거즈

여기에 양현종 스스로도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 타자들의 허를 찌르고, 여기에 커맨드가 조금 더 정교해진 느낌도 준다. 볼이 반 개씩 빠지는 날은 고전할 때도 있지만, 존에 들어가는 날은 맞혀 잡는 피칭으로 효율적인 투구를 보여준다. 양현종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내면 그에 걸맞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생각했다. 모든 타자와 상황에 집중하여 내 공을 던지려 노력했고, 수비들이 많은 도움을 줘서 귀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고 담담하게 돌아봤다.

예전만큼 삼진을 많이 잡지는 못하기에 그날 타구 운과 수비 실력에 경기 결과가 크게 좌우되는 날이 늘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양현종은 현명하게 상대 선수들의 타구 질을 억제 중이다. 올해 양현종의 평균 타구 속도는 지난해에 비해 시속 5㎞ 이상이 떨어졌고, 평균 타구 속도만 따지면 아직도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팀 내 톱클래스다. 거목의 클래스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와 올해를 통해 환경에 맞춘 새로운 선수로 진화하면서도 10승을 거뒀다. 구속이 획기적으로 올라갈 수는 없겠지만, 이 패턴으로 자신의 영역과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은 증명했다. 이러다 보면 내년에도 KIA 선발진에 가장 계산서는 투수가 양현종이 될 판이다. 올 시즌을 앞둔 2+1년 총액 45억 원의 계약이 과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3년 내내 선발로 뛰어야 만회가 가능한 수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약 첫 해부터 10승을 달성하고, 이 수준이 유지될 수 있음을 증명하면서 이 계약도 성공적으로 끝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 올해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며 남은 2년의 계약 기간 또한 평균 이상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양현종 ⓒKIA타이거즈
▲ 올해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며 남은 2년의 계약 기간 또한 평균 이상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양현종 ⓒKIA타이거즈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