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삼성이 빙그레 웃는다? KBO 순위싸움, 공포의 지뢰가 떴다… 피할 수 없으면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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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노력하지 않는 자는 노력하는 자에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도 즐기는 자에는 이길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쩌면 현재 KBO리그 최고 투수로 뽑히는 페드로 아빌라(29·SSG)는 이 이야기에 딱 맞는 사례일지 모른다.
아빌라는 한국 생활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즐기면서 던지는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적이 좋아 신이 나는 것도 있지만, 팬들의 응원도 한 몫을 거든다. 존중과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고, 이것이 동기부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일본 생활에서의 실패, 그리고 근래 내리막에서 시련을 많이 겪은 아빌라는 모처럼 야구의 즐거움과 공기의 따뜻함을 느끼며 공을 던지고 있다.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다.
이미 SSG의 재계약 대상자로 자리 잡은 아빌라는 사실 지금부터 슬슬 던져도 되는 상황이다. 아빌라도 한국 생활에 만족하며 재계약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금액이 잘 맞으면 무난하게 재계약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무리하게 자신을 더 증명할 필요는 없다. 금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연봉 40만 달러 중 보장 금액이 38만 달러고, 인센티브는 2만 달러인데 인센티브 조건도 모두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부터 안 던져도 남은 금액은 다 보장된다.
그런데도 아빌라는 계속 자신의 루틴대로 공을 던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시즌 마지막까지 완주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당초 아빌라를 적당한 시기에 관리하겠다는 SSG도 선수의 뜻을 받아 들여 향후 등판 계획을 짰다. 계획은 단순하다. 하루 던지면, 5일을 쉰다. 이미 선수에게 등판해야 할 날이 다 통보됐다.
아빌라의 스케줄에 맞춘다. 보통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 로테이션 순번이 하루씩 밀린다. 하지만 SSG는 아빌라의 등판 일정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 선발 투수들의 순번을 조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미 등판 계획이 거의 다 정해져 있다. 이숭용 SSG 감독은 1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다음이 롯데고, 그 다음이 KT다”면서 “우리는 순번대로 한다. LG도 걸리던데…”라며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SSG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다. 아빌라가 쉬다가 갑자기 등판하면 괜히 특정 팀을 겨냥한다는 오해를 줄 수도 있다. 그래서 그냥 앞으로의 등판 일정을 공개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아빌라가 나서 꼭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확률이라는 게 있다. 피하는 팀은 재수가 좋다고 볼 수 있고, 걸리는 팀은 그 반대다.
이 감독의 설명대로다. 아빌라는 9월 10일 한화전에 던졌다. 5일을 쉬고 나가면 9월 16일 롯데전에 걸린다. 다시 5일을 쉬면 9월 22일 KT전에 등판한다. 그 다음은 9월 28일 등판 차례인데 28일은 현재 SSG의 경기 예정이 없다. 그 다음 날 등판하면 9월 29일 LG전이다. 1위, 3위 싸움이 치열한 KT·LG는 아빌라와 만난다. NC도 10월 5일 아빌라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삼성은 절묘하게 아빌라를 피해간다. 삼성은 9월 24일과 25일 SSG를 만나는데 예정대로라면 아빌라는 22일 등판해 오히려 삼성의 순위싸움 경쟁자인 KT를 겨눈다. 이미 아빌라를 두 차례 만나 호되게 당한 KIA는 9월 11일과 15일 경기에서 모두 아빌라와 상대하지 않는다. 삼성과 KIA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만한 일정이다.
이처럼 SSG와 다르게 한 경기 승패에 피가 마르는 팀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그만큼 아빌라의 최근 경기력이 절정이다. 아빌라는 시즌 10경기에서 64이닝을 던지며 6승1패 평균자책점 1.41,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1.00을 기록 중이다. KBO리그 역사상 첫 10경기 평균자책점으로는 두 번째로 좋다. 그 좋았다던 에릭 페디나 코디 폰세도 아빌라의 기록보다 아래다. 10경기 중 9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는 등 폭발력과 안정감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아빌라에게 유일한 패전을 안긴 KT의 이강철 감독 또한 아빌라의 구위에 극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다. 레전드 투수 출신이기도 한 이 감독은 “우리한테 구종 선택을 딱 하나 잘못(김현수에게 피홈런)했다. 3점 뽑고 우리가 손도 못 댔다. 그때 게임 끝나고 이야기를 하는데 옆에서 무섭다는 볼은 처음 봤다. 볼도 좋고 던질 줄도 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아빌라를 만나야 한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지만, 피할 수 없는 팀들은 이제 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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