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하겠습니다" kt 심우준 1번 타자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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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건일 기자] 국가 대표 유격수 출신 김상수(삼성)와 지난해 우승팀 유격수 김재호(두산), 그리고 올 시즌 타격 1위에 올라 있는 김선빈(KIA)까지, 각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이들은 포지션이 같을 뿐더러 하나같이 타순도 9번이다.
대개 프로야구 감독들은 유격수를 9번에 둔다. '타격보다 수비에 집중하라'는 배려다. 내야에서 가장 넓은 범위를 수비해야 하는 유격수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종범 김재박 유지현 이후 리드 오프를 고정으로 맡는 유격수는 찾기 어렵다. 올 시즌 타율 1위를 달리면서도 9번에 있는 김선빈은 "하위 타순이 체력 안배에 도움이 된다"고 유격수로서 체력 관리를 강조했다.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리드 오프 유격수에 프로 3년째를 맞은 kt 내야수 심우준(22)이 도전한다. 김진욱 kt 감독은 "장기적으로는 심우준이 우리 팀 1번 타자와 유격수를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공개적으로 심우준을 1번 타자 유격수로 점찍은 김 감독은 "타격에 재능이 있고 발이 빠르다. 수비 범위가 넓어서 3루수 보다는 유격수가 맞다. 물론 유격수 수비에다가 타석에까지 많이 들어가면 체력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심)우준이는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심우준은 경기고등학교 시절 타격, 타점 등 주요 타격 타이틀을 차지했고, 2013년엔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돼 이름을 알렸다. 빠른 발에 날카로운 타격, 그리고 강한 어깨를 증명해 2014년 신생 팀 kt가 행사한 특별 지명 4번째로 프로에 입단했다. 지난해엔 U-23 야구 월드컵에서도 뛰었다. 선수층이 얇은 팀 사정상 입단 첫 해부터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았고 어느새 1군에서만 200경기를 넘겼다.
심우준은 원래 주로 하위 타선에 배치됐다. 1군에서 통산 9번 타자로 342타석, 8번 타자로 124타석에 섰다. 포지션은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갔다.
그런데 지난달 29일 청주에서 한화와 경기를 시작으로 5경기를 연속해서 1번 타자로 나섰다. 처음엔 "1번에서 제가 안타 친 적 있나요?"라며 걱정을 감추지 않았으나 막상 1번으로 들어서자 5경기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30일 경기에선 3안타 경기를 해냈다. 2할대였던 출루율을 3할대(0.304)로 넘겼다.
김 감독은 "심우준에게 '안타 몇 개 칠래?'라고 물었을 때 '출루하겠습니다'라고 답을 했다. 예전 같으면 '안타 몇 개 치겠습니다' 또는 (농담으로) '홈런 치고 오겠습니다' 했는데 이제는 본인이 팀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다"고 기특해했다.
심우준은 "1번 타자 유격수가 이종범 선배님 이후로 최근엔 많이 없지 않나"라고 기대하면서 아직은 내가 수비도 공격도 그저 그렇다. 어느 하나 특출나지 않다. 1번 타자 유격수라면 둘 다 잘해야 하기 때문에 급하지 않게 하려 한다. 차근차근 하다보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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