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존스는 과거를 후회했다. 다시 옥타곤에 올라서 싸우고 싶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존 존스(31, 미국)는 부러워했다. 자기보다 한 수 아래로 여긴 '옛 라이벌'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며 씁쓸한 기분을 토로했다.

여기서 옛 라이벌은 다니엘 코미어(39, 미국)다. 코미어는 지난 7월 8일(이하 한국 시간) UFC 223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스티페 미오치치를 1라운드 KO로 꺾고 챔피언 벨트를 가슴에 품었다.

많은 이의 예상을 뒤집었다. 코미어는 UFC 역사상 다섯 번째로 두 체급 챔피언에 오르는 노익장을 뽐냈다.

미국 국가 대표 레슬러로 2차례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부상과 역전패 불운에 울었던 그는 격투가로서 황혼기인 30대 후반에 배로 보상 받았다. 대기만성 표본으로 떠올랐다.

'악마의 재능' 존스는 고개를 떨궜다. 그는 5일 러시아 언론 RT와 인터뷰에서 "(코미어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엔 화가 났다. 조금 놀라기도 했다. 마음이 복잡했다. 코미어가 (다른 체급도 아니고 자신의 주 체급인) 라이트헤비급과 헤비급을 동시에 석권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땐 믿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왜냐하면 내가 코미어보다 더 뛰어난 파이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실(코미어의 2개 체급 동시 석권)이 나를 상당히 괴롭혔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흐르자 냉정을 되찾았다. 존스는 코미어를 내심 존경했다.

둘은 학창 시절 레슬러로 활약했다. 정통 레슬러로 격투계에 입문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미국 파이터 사이엔 레슬러끼리 암묵적으로 '리스펙트'하는 문화가 있다. 국가 대표에 승선한 적이 있는지, 주(州) 챔피언 출신인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는지 등을 기준 삼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고교 시절 뉴욕 주에서 각광받는 레슬러였던 존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연속 출전한 코미어를 결코 낮게 보지 않았다.

2017년 7월 UFC 214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코미어를 꺾은 뒤에도 그랬다(경기 후 존스가 금지약물인 튜리나볼 양성 반응이 확인돼 무효 처리).

존스는 당시 장내 인터뷰에서 "코미어는 내게 가장 큰 동기를 부여하는 파이터다. 정말 훌륭한 라이벌이다. 그는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 불행히 우린 적으로 만났지만 코미어는 자기 삶에서만큼은 진정한 챔피언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에게 박수를 보내달라"며 존경심을 보였다.

RT와 인터뷰에서도 비슷했다. 존스는 "몇 시간, 며칠이 흐른 뒤 깨달았다. 난 결코 코미어를 비난하는 '해이터(hater)'가 될 수 없다는 걸. 그저 신이 코미어에게 할당한 기쁨이 있고 내게 할당한 기쁨이 따로 있다는 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 영혼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자리는 과연 어디일까, 이런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고 말했다.

핵심 메시지는 마지막에 있었다. 존스는 '돌아가고' 싶어 했다. 옥타곤 복귀를 간절히 원했다. 그는 "경기할 때로 돌아가고 싶다.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난 (돌아가면 다시 한 번)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이 될 자신이 있다. 정말 자신 있다. 난 진심으로 내가 헤비급과 라이트헤비급, 두 체급을 동시 석권할 수 있는 파이터라고 믿고 있다. 시간을 거꾸로 되감고 싶다"며 지난 잘못을 후회했다.

BJ펜닷컴은 존스 발언을 두고 "이 31살 파이터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017년 도핑테스트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받은 징계만 아직 3년이 남았다. 그밖에도 뺑소니 교통사고, 음주운전, 코카인 흡입 등 속죄해야 할 잘못이 수없이 많다. 다만, 우리 모두는 안다. 존스가 복귀하면 UFC 라이트헤비급은 물론 헤비급 판도도 급격히 요동칠 것을. 그만큼 재능 있는 파이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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