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대구, 한희재 기자]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리그 경기가 14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1회초 무사, 안타를 기록한 넥센 이정후가 타임을 요청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치면 그냥 안타였다."

장정석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이정후(20)의 놀라운 타격 재능을 확인했던 지난해를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정후는 2년 전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에 참가했다. 신인 가운데 이정후와 김혜성에게만 주어진 기회였다. 

입단 당시는 당장 프로 무대에 뛸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수비가 그랬다. 장 감독은 "입스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정후는 유격수와 3루수로 뛸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송구에 문제가 있었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상태에서는 괜찮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가볍게 던지는 걸 힘들어 했다. 장 감독은 "힘 빼고 살짝 던질 거리에서 받아야 할 야수의 글러브 저 멀리 공을 던지더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지긴 했지만, 경기에 내보낼 정도의 안정감을 찾진 못했다. 장 감독은 "유격수는 아무래도 힘들 거 같았다. 그래서 3루수를 시켰는데 3루수도 짧은 거리에서 던져야 할 상황이 있어 부담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외야로 보냈다. 수비도 수비지만, (김)하성이와 (김)민성이가 있는 유격수, 3루수보다는 기회를 더 줄 수 있을 거 같았다"고 밝혔다. 

수비는 미완성이었지만, 타격은 달랐다. 장 감독은 "수비는 그랬지만, 방망이를 외면할 수 없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내보내면 그냥 2안타, 3안타씩 쳤다"고 되돌아봤다. 그 특별한 타격 재능 덕에 이정후는 미완의 상태에서도 지난 시즌 144경기를 완주할 수 있었다. 고졸 신인 최초 전 경기 출전. 아울러 역대 신인 최다인 179안타를 날리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올해 역시 타격 재능을 유감 없이 뽐내고 있다. 부상 여파로 103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435타수 156안타(타율 0.359)로 타율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김현수(LG, 0.362)에 3리 뒤져 있다. 타격왕 타이틀을 위해서는 남은 6경기에서 4리 이상을 끌어올려야 한다. 김현수는 발목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하고 있어 0.362를 시즌 끝까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장 감독은 이정후가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프로 2번째 시즌에 타격왕을 차지하고 다음 시즌을 맞이하는 것과 아닌 건 차이가 분명 있다. (이)정후가 충분히 거리를 벌릴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지금 페이스라면 충분하다. 잘해줄 거로 믿는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정후가 남은 6경기에서 4타수씩 들어선다고 가정했을 때 타격왕을 확정하려면 11안타가 필요하다. 경기당 안타 1.83개를 때려야 하는 셈이다. 이정후는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 가며 2008년 당시 20살 김현수가 타율 0.357를 기록하며 세운 최연소 타격왕 타이틀을 뺏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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