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헌트, 거리의 싸움꾼 된 이유?…"아버지에게 학대 받아" 충격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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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지난달 14일 페이스북에서 UFC 헤비급 파이터 마크 헌트(41·뉴질랜드)는 충격적인 선언을 했다. 돼지가 학대 받으며 도축되는 영상을 공유하며 "채식주의자(vegan)가 될 것이다. 이런 것이 너무 싫다"는 한마디를 남겼다.
헌트가 말한 '비건'은 가축에서 나온 우유나 달걀도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한계 체중(120kg)을 맞추기 위해 살을 빼는 덩치 큰 헤비급 파이터가 고기를 먹지 않겠다니, 뜬금없었다.
그런데 그 마음을 이제는 조금 이해할 수 있다.
헌트가 놀랄 만한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지난달 27일 호주 매체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자신과 형제들을 무자비하게 학대했다고 고백했다.
헌트는 "아버지는 우리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몽둥이를 들기 전에 정신적으로 괴롭혔다. 차고에서 내 양팔을 머리 위로 들게 한 다음 묶었고, 빗자루로 매질을 한 적이 있었다. 내가 도망치자 형제들이 쫓아왔다. 그들은 내게 돌아오라고 아니면 다 같이 달아나자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그나마 헌트는 나은 편이었다. 누나 빅토리아 헌트는 18살에 뉴질랜드의 집을 뛰쳐나가기 전까지 12년 동안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빅토리아 헌트는 "거의 매일 반복됐다. 내가 관계를 거부하면, 아버지는 남동생들을 때리려고 했다. 난 막내 마크의 엄마와 다름없었다. 보호자였다. 그 일을 할 만한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며 묻어 뒀던 어두운 기억을 깨웠다.
한번은 지인이 빅토리아 헌트와 동생들이 학대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상황은 악화됐다.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아버지는 더 난폭해졌다. 외부에 자신에 대해 한 번 더 말하면 죽이겠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불안한 가정에서 유년기를 보낸 헌트는 엇나가기 시작했다. 밖에 나가 아이들을 괴롭혔다. 길거리에서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맞다. 난 '일진'이었다. 거리에서 싸우고 돌아다닌 건 감정을 다루는 내 방식이었다. 집은 내게 절대 안전한 장소가 아니었다. 차라리 거리가 더 안전했다"고 회상했다.
말보다 주먹이 앞섰다. 철장 신세도 두 번이나 졌다. 격투기를 만나지 못했다면 폭력배가 됐을지 모른다.

어느 날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한 나이트클럽 앞에서 헌트가 싸우는 장면을 지켜본 첫 번째 스승 샘 마스터스가 킥복싱을 해 보자고 제안하면서 그의 삶이 180도 바뀌었다. K-1과 프라이드, UFC를 거치며 25년 동안 프로 파이터로 살아온 헌트의 인생 역전은 거기서 시작됐다.
헌트는 "어렸을 때 나쁜 결정을 내리는 바람에 두 번이나 감옥에 갔다. 지금 다른 세계에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내 인생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 행복하다. 이제 난 세계 톱 클래스 파이터가 됐다"고 뿌듯해 했다.
헌트는 가정적인 남자다. 학대 받은 기억 때문에 더 가족을 아끼는 것일 수 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아들 하나, 딸 셋의 다복한 가정을 꾸린 든든한 가장이다.
헌트는 다음 달 15일(한국 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UFC 193에서 안토니오 실바(36·브라질)와 재대결을 갖는다. 실바와는 2013년 12월에 만나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싸우기 위해 태어나다(Born To Fight)'라는 이름의 자서전을 낸 그는 실바 전을 위해 현재 아메리칸 킥복싱 아카데미 태국 지부에서 맹훈련하고 있다.

[사진1] 마크 헌트 ⓒGettyimages
[사진2] 마크 헌트의 아들과 딸들
[사진3] 자신의 자서전 '싸우기 위해 태어나다'를 들고 있는 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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