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박현철 기자] 부동의 주전 유격수이자 중심타자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다. 대신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상대팀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며 새로운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했다. 강타선을 앞세워 지난 2년 간 강호로 자리매김 중인 넥센 히어로즈가 유한준(34)-박병호(29)-브래드 스나이더(33)로 이어지는 새 클린업 '한-병-더 트리오'로 창단 첫 대권에 도전한다.

염경엽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앞서 자신이 구상 중인 스타팅 라인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정호를 대신할 5번 타자로 스나이더를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힌 염 감독은 서건창-이택근-유한준-박병호-스나이더-김민성-지명타자(이성열, 강지광 등)-윤석민(혹은 김하성)-박동원 순으로 자신이 계획한 선발 라인업에 대해 밝혔다.

지난해 40홈런을 때려내며 타선을 불타오르게 한 강정호의 이적은 아쉽지만 타점 양산 능력을 갖춘 유한준, 국내 최고 거포로 거듭난 박병호에 이어 지난해 LG에서 포스트시즌 맹타를 보여준 스나이더의 가세로 좌우 균형도 어느 정도 맞추게 된 넥센이다. 지난해 넥센은 팀 타율 2위(2할9푼8리), 팀 홈런 1위(199홈런), 팀 장타율 1위(5할9리)로 엄청난 파괴력을 발산했으나 리드오프 서건창과 지명타자 요원이던 이성열이 함께 출장할 때 외에는 우타 편향의 인상이 짙었다.

반면 스나이더의 가세를 통해 넥센 타선은 타선 중심에 왼손 타자를 배치하며 상대팀의 왼손 계투를 보다 자주 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스나이더는 지난해 페넌트레이스에서 허벅지 부상 등으로 인해 37경기 2할1푼 4홈런 17타점으로 아쉬움을 비췄으나 포스트시즌 8경기서는 4할3푼3리 2홈런 6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콘택트렌즈 교체를 통해 '개안 맹타'를 터뜨린 스나이더에 대한 넥센의 기대는 크다.

유한준은 지난 시즌 122경기 3할1푼6리 20홈런 91타점으로 데뷔 이래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2010시즌에도 79타점을 올리는 등 원래 타점 양산 능력을 갖췄던 유한준은 꾸준한 출장 기회를 통해 자신감까지 높이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수술 받았던 팔꿈치 상태도 나아져 외야 수비에 있어서도 국내 최고급이라는 평을 받는 유한준이다. 2015시즌은 유한준에게도 커다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박병호는 어느새 두 말 할 나위 없는 국내 최고 거포로 성장했다. 2011시즌 후반기 자율 속에서 팀의 4번 타자로 자리잡았던 박병호는 2012시즌 31홈런, 2013시즌 37홈런에 이어 지난 시즌에는 이승엽(삼성), 심정수(은퇴)에 이어 역대 세 번째 한 시즌 50홈런 타자(52홈런)로 우뚝 섰다. “헛스윙 비율이 높아졌다”라며 선수 본인은 아쉬워했으나 그래도 3할3리의 타율과 50홈런-124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외형 상 봤을 때 '한-병-더 트리오'가 주는 위압감은 대단하다. 현대 시절부터 중장거리 타자 유망주로 평가를 받았으나 잠재력을 100% 현실화하지는 못했던 유한준은 생애 첫
20홈런 타자가 되며 파괴력을 발산했다. 더욱이 그의 앞에는 서건창-이택근 검증된 테이블세터 요원들이 배치되어 있다. 지난해 유한준의 득점권 타율은 3할2푼8리로 준수했던 만큼 선수 본인의 갑작스러운 슬럼프가 없다면 2년 연속 호성적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

박병호의 경우 최근 “해외 이적 조건이 갖춰졌을 때 메이저리그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이야기 속 스스로 동기부여의 수단을 만드는 중. 단순히 파워 배팅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을 바라는 박병호의 훈련 자세와 노력을 생각하면 올 시즌도 기대해볼 법 하다.

스나이더의 경우는 LG 시절 부상으로 신음하며 스스로 울분을 가슴에 담아두고 감내해야 했다. 부상 재활 당시 “부상을 털고 돌아간다면 절대 내가 2할대 초반의 타자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각오하던 스나이더는 자신의 말처럼 포스트시즌에서 맹타를 터뜨렸고 플레이오프 상대팀이던 넥센의 선택을 받아 한국 무대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선량한 성격이지만 그만큼 투지도 확실한 타자인 스나이더의 2015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장석 히어로즈 구단 대표는 창단 후 3년이 지난 뒤 팀의 장기 계획도를 밝히며 “2013년경에는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히어로즈는 점진적으로 발전하며 구단과 소속 선수들의 가치와 성적을 동시에 높였으나 아직 페넌트레이스 및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유(한)준-박(병)호-스나이(더)로 이어지는 한병더 클린업 트리오는 히어로즈의 꿈을 현실로 이끌 수 있을까.

[사진] 유한준-박병호-스나이더 ⓒ 넥센 히어로즈

[영상] 스나이더 ⓒ SPOTV NEWS 편집 송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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