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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사이보그, 홀리 홈, 미샤 테이트 그리고 론다 로우지 이야기

작성일: 2016.01.15 21:00 이교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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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론다 로우지(28, 미국)를 죽을 때까지 쫓으려는 여자, 2개월 뒤 론다 로우지에게 첫 실신 KO패를 안겨 줄 여자, 론다 로우지에게 두 번 졌지만 세 번째 대결을 노리는 여자.

그런 여자, 여자, 여자가 지난해 9월 DVD 영화 '파이트 밸리(Fight Valley)' 촬영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공동의 적(敵)' 로우지 때문에, 이들은 여기서 더 가까워졌을지 모른다. 함께 찍은 사진 속 크리스 사이보그(30, 브라질), 홀리 홈(34, 미국), 미샤 테이트(28, 미국)는 밝게 웃고 있다. 여대생 동아리 모임(?) 같은 발랄한 분위기였다.

홈이 지난해 11월 'UFC 194'에서 로우지를 하이킥으로 무너뜨려 이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사이보그는 로우지의 체급인 밴텀급으로 내려간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UFC의 하부 리그 격인 여성 종합격투기 단체 '인빅타FC(Invicta FC)'의 페더급 타이틀 방어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이보그는 지난 12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뉴스 사이트 'MMA 정키'와 인터뷰에서 "밴텀급(135파운드)로 내려가기 전에 140파운드 계약 체중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지만, 인빅타FC에서 확정 발표하지 않았고 (로우지가 벨트를 빼앗겨) 왜 체중을 빼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계획은 아니었다. 그래서 페더급(145파운드)에 머물기로 결정했다"며 "인빅타FC와 5경기 계약이 남아 있다. 페더급에서 5경기를 마친 후, 그다음 활동 체급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 어떻게 될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코스타 메사에서 열리는 '인빅타FC 15'에서 9승 1패 전적을 지닌 다리아 이브라기모바(31, 러시아)를 상대로 페더급 타이틀 3차 방어에 나선다.

하지만 로우지와 만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홈과 경기는 로우지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 현실을 알게 하는 모닝콜 같은 것이었다. 현실로 돌아왔다"며 "로우지는 여성 종합격투기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덕분에 업계가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로우지 개인에게 당장 필요한, 최선의 일을 해야 한다. 나와 로우지는 결국엔 싸우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홈과 테이트는 오는 3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197' 코메인이벤트에서 만난다. 홈의 타이틀 1차 방어전, 테이트의 UFC 타이틀 두 번째 도전이다.

원래 홈은 로우지와 오는 7월 10일 UFC 200에서 리턴매치를 가질 전망이었다. 그런데 영화 촬영 일정 때문에 로우지의 복귀가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고, 홈이 지속적으로 테이트와 대결하고 싶다고 UFC에 적극적으로 얘기해 계획이 바뀌었다. 

홈 측은 테이트가 로우지보다 더 위험한 상대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홈의 오랜 코치이자 명문 종합격투기 팀 '잭슨 윈크 아카데미(Jackson Wink Academy)'의 공동 대표인 마이크 윈클존은 "테이트는 로우지와 싸운 파이터들 가운데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도전권을 받을 자격이 있다. 홈과 코칭스태프도 모두 인정한다"며 "로우지는 경기 초반 서브미션을 노리는 스타일이지만, 테이트는 오랫동안 치고받고 뒹굴며 섞이는 난전(亂戰)에 능하다. 경기 흐름이 달라질 것이다. 여러 면에서 로우지보다 테이트가 더 위험하다"고 평했다.

로우지와 각각 앙숙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이보그와 테이트, 그러나 프로 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으로 킥복싱과 종합격투기까지 도전한 '격투 스포츠 선배' 홈에게는 존경심을 나타낸다. '홈은 목에 힘을 주던 로우지와 다른 파이터'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사이보그는 "홈은 (로우지보다) 생각이 유연하다. 그는 이미 나와 페더급 또는 계약 체중에서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홈은 누군가의 보호를 받지 않고 있다. 진정한 파이터다. 도전을 받아들인다. 챔피언이라면 홈처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로우지는 나와 경기를 원하지 않았다. 챔피언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 자신의 체급을 정리하면, 보통은 체급을 올리거나 다른 챔피언에게 도전한다. 홈은 그렇게 해 왔다. 그는 이 격투기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고 있다"고 칭찬했다.

테이트도 마찬가지다. 7개월을 기다려 로우지와 싸우는 것보다 그에 앞서 자신과 경기하길 원했던 홈을 향해 엄지를 든다. "홈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지만 만족하지 않고 도전하려고 한다. 챔피언에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라며 "그의 열정은 얼음을 녹일 정도다. 그는 휴식 없이 계속 경기를 가지려고 한다"며 박수를 쳤다.

'공동의 적' 로우지의 공백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현재, 미소를 띠며 기념사진을 찍었던 세 파이터들 사이에 이제는 냉기류가 흐를 분위기다.

홈이 테이트를 꺾고 하반기 돌아올 로우지와 다시 싸울 수도, 테이트가 홈에게 종합격투기 첫 패배를 안기며 로우지와 세 번째 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홈과 사이보그의 슈퍼 파이트가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우지의 마음이 바뀌어 페더급 경기를 뛰겠다고 한다면, 사이보그는 바로 오케이 사인을 낼 것이다.

확률 0.1%의 일도 있다. 로우지까지 포함해 네 명의 파이터가 함께 함박웃음을 지으며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다. 상상도 하기 힘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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