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중 ⓒ데이비슨대 SNS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이현중(데이비슨대)이 훌륭한 한 해를 보냈다.

올 시즌 데이비슨대는 3월의 광란을 노렸으나 애틀랜틱 10 콘퍼런스 토너먼트에서 VCU에 패배하며 좌절했다. 이후 내셔널 인비테이셔널 토너먼트(NIT)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원했으나 1라운드 16강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전에서 61-75로 패배하며 시즌이 끝났다. 

팀 성적은 아쉬웠지만 이현중의 2학년 시즌은 환상적이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대부분의 수치가 향상됐다. 올 시즌 총 22경기서 평균 29.9분간 13.5점 4.0리바운드 2.5어시스트 FG 50.8% 3P 44.2% FT 90.0%를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 50%, 3점슛 성공률 40%, 자유투 성공률 90% 이상 기록하면서 180클럽을 완성, NCAA 역대 11번째로 180클럽의 주인공이 되었다.

팀 내 핵심으로 떠오른 이현중은 NBA 드래프트 예상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주가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 만족이란 없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과연 그의 다음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NBA 드래프트에는 언제 나가게 될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올 시즌 대부분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시즌을 마친 소감은?

기록적으로 수치가 작년보다 높아져서 더 나은 시즌을 보냈다고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아쉬웠던 점도 많았던 거 같다. 물론 꾸준히 평균 13점 정도 올렸는데 강팀 상대로 일대일이 막힌 점과 공격이 단조로운 게 단점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비시즌에 이런 부분을 많이 연습할 계획이다.

Q. 올 시즌 커리어 하이 23점 경기가 두 번이었고 보나벤처전 3점슛 6개가 터진 경기가 있었다. 어떤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가?

기억에 남는 건 오히려 데이튼전 무득점 경기다. 커리어 하이 경기는 끝나면 경기에 대한 복기를 잘 하지 않고 좋아하게만 된다. 그러나 무득점 경기나 진 경기를 되돌아보면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실수를 기회로 삼을 계기를 마련할 수 있어서 더 기억에 남는다.

사실 무득점 경기를 마치고 힘들긴 했지만 힘들어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건 없다. 다음 날 바로 코치들이랑 경기 영상을 다시 보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걸 더 해야 팀에 도움이 되는지 공부했다. 올 시즌 슈터로서 인정받다 보니깐 상대의 견제를 심하게 받고 있다. 이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할지 코치들과 이야기하고, 혼자서도 연구를 많이 했다.

Q. 한국에서 이현중 선수 경기가 중계됐다. 중계 소식을 접하고 긴장이 되었는지?

긴장되기보다는 영광이었다. 중계되니깐 더 잘하고 싶고 승부욕이 넘쳤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가족들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할머니가 경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할머니는 항상 내가 넘어질 때마다 걱정하신다. 그래서 중계되는 경기에서 한번 넘어진 적이 있었는데, 할머니가 생각나서 곧바로 혼자 일어난 적이 있었다. 

Q. 올 시즌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 영향력이 커졌다. 특히 위크사이드에서 빈틈을 채우는 수비가 좋았다.

데이비슨 팀의 수비 컨셉이 헬프 더 헬퍼(Help The Helper)다. 일대일 수비할 때 옆에서 모든 선수를 도와주는 컨셉이다. 그 컨셉에 맡는 역할을 할 뿐이지 수비가 뛰어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Q. 데이비슨의 밥 맥킬롭 감독 농구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경험해보니 진짜 그런가?

NBA를 보면 일대일 위주, 픽앤롤에서 파생되는 농구를 펼친다. 우리는 짜인 틀에서 경기를 펼친다. 거기서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결국 일대일로 마지막에 마무리해야 한다. 여기서 득점을 올리면 맥킬롭 감독이 인정해주더라. 약속된 움직임 속에서 움직이다가 일대일로 이어 가고 있다. 

Q. 올 시즌을 끝으로 카터 콜린스는 머레이 주립대, 켈런 그레이디는 켄터키로 전학 갔다. 이현중 선수의 다음 시즌 책임감이 더욱 커질 것 같다.

올 시즌 좋은 멤버로 3월의 광란에 나가지 못한 게 아쉽다. 내년에는 더 힘들 거다. 주전 가드 두 명이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힘든 시즌이 될 수 있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나에게는 기회다. 맥킬롭 감독도 많은 역할을 주문했다. 감독님이 주문한 게 포인트가드 역할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나에게는 큰 기회가 되는 시즌이 아닐까 생각한다.

Q. 메인 볼 핸들러 역할을 맡는 것인가?

정확하게 모르겠다. 가드 두 명을 잃었으니, 감독님은 내가 리바운드를 잡고 상대 코트로 넘어가면 더 위협적일 거라고 말했다. 원래는 리바운드 잡으면 공을 주고 코너로 뛰어갔는데, 드리블치고 넘어가면서 패턴도 부를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리더 역할도 주문했다. 

Q. 이를 위해 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도움을 주는 분들이 있는지?

김효범 코치님이 경기 끝날 때마다 잘한 점과 부족한 점을 짚어준다. 강성우 트레이너님은 경기를 보고 NBA 선수와 비교하면서 어떤 움직임이 더 필요한지, 부족한 게 무엇인지 운동 프로그램을 보내준다.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된다. 비시즌 때 두 분과 같이 운동할 계획이다.

친구 중에는 원주 DB의 이준희가 있다. 자주 연락한다. 못한 날에는 힘도 주고, 잘한 날은 나를 겸손하게 해준다. 서로 그런 역할을 한다. 서로 힘이 되고, 자극도 된다. 준희가 잘하면 나도 자극이 되고, 내가 잘하면 준희도 자극이 된다고 하더라. 서로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Q. 운동도 잘해야 하지만 먹는 것도 잘 먹어야 한다. 식단 관리는 학교에서 도움을 주는지?

스스로 한다. 학교 농구부에 영양사분이 계신다. 코로나19로 단체로 2주 격리했을 때도 무엇을 더 먹어야 하는지 알려줬다. 식단을 세세하게 짜주진 않지만 무엇을 섭취해야 하는지 모두 공부가 되어있다.

식단을 최대한 지키려고 한다. 술과 탄산음료는 절대 안 먹는다. 나만의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NBA를 보면 케빈 듀란트도 건강 식단을 먹고, 최고의 선수들이 혹독하게 관리한다. 그런데 내가 무턱대고 정크푸드 같은 걸 먹는다면 나 자신에게 노력 안 하는 거처럼 느껴진다.

②편에서 계속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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