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우완투수 최준용이 내년 시즌 선발투수로 뛰어보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최준용(20)은 올 시즌 적지 않은 부침을 겪었다. 2년차 징크스까지는 아니었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마음고생을 했다.

일단 출발은 좋았다. 불펜으로 시작해 한 달간 14경기에서 2승 1패 6홀드를 거두고 순항했다. 그러나 5월 초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후 재활을 거친 뒤 도쿄올림픽 휴식기 동안 숨을 고른 최준용. 후반기 돌입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건강한 복귀에는 물음표가 붙었지만, 8월 컴백과 함께 화려하게 부활하며 롯데의 불펜을 책임졌다.

후반기 14홀드를 더해 20홀드를 채우며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을 마친 최준용은 현재 김해 상동구장에서 마무리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 많은 공을 던진 만큼 어깨를 관리하며 체력을 보강하는 중이다.

최근 상동구장에서 만난 최준용은 “후반기를 준비하면서 몸을 잘 만들었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구위도 좋아졌다. 다행히 부상 부위는 다 나았고, 지금 몸 상태도 나쁘지 않다”고 올 시즌을 마친 소감을 말했다.

그런데 최준용은 이날 인터뷰 도중 깜짝 선언을 했다. 바로 선발투수 도전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불펜 필승조로서 자기 몫을 다했던 20살 기대주의 입에서 나온 예상치 못한 이야기였다.

최준용은 “내년에는 선발로 뛰고 싶다. 아무래도 선발이 전력에는 더 도움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자신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위 선배들도 ‘지금 네 나이에서부터 불펜을 맡으면 선수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 잘 생각해보라’고 조언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경남고 시절 에이스로 활약했던 최준용은 지난해 KBO리그 데뷔 후 31경기에서 8홀드를 챙기며 불펜으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올 시즌 역시 44경기에서 20홀드를 수확하며 믿음직한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3년차를 앞두고 ‘보직 변경’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택하기로 했다.

▲ 최근 상동구장에서 만난 롯데 최준용. ⓒ김해, 고봉준 기자
자신감은 충분하다. 이유가 있다. 선발로서 필요한 다양한 구종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최준용은 “아무래도 불펜에선 직구 위주의 투구가 많다. 그러나 직구 말고도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를 모두 던질 줄 안다. 선발로 뛰게 되면 이렇게 다양한 구종을 던지면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숨겨놓은 구종도 있다. 바로 투심 패스트볼이다. 직구와 구속은 비슷하지만 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많은 내야 땅볼을 유도할 생각이다.

마음을 고쳐잡은 또 다른 이유는 가을야구다. 지난해 데뷔 후 아직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밟지 못한 최준용은 “선발로 많은 승수를 챙긴다면 불펜보다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선발로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돕고 싶다”고 속마음을 밝혔다.

그렇다면 최준용은 내년 시즌 정말 선발로 뛸 수 있을까. 이러한 이야기를 접한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지켜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같은 날 상동구장에서 만난 서튼 감독은 “최준용은 선발로서 능력과 구위를 모두 갖춘 투수다. 언젠가는 당연히 선발로 뛸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절반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면서도 “물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다. 직전까지 1이닝 정도를 던지다가 5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보직 변경의 어려움도 함께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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