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성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9회말 2사 후, LG 이성우가 김민성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1981년생 40살, LG 현역 최고령 선수의 마지막 타석을 바라보는 LG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모범 베테랑'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LG 트윈스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10으로 완패했다. 6회가 시작할 때 이미 점수 차가 9점으로 벌어져버렸다. 

그래도 많은 LG 팬들이 팀의 마지막 경기를 끝까지 지켜봤다. LG는 6회 홍건희를 상대로 1점을 만회하고, 9회에도 김강률을 상대로 1점을 내면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9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또 한번 큰 박수가 터졌다. 이성우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성우는 1루쪽 관중석을 향해 헬멧을 벗고 고개숙여 인사했다. 

이미 승패가 갈린 시점이었지만 이성우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저 공을 지켜보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고 싶지 않다는 듯 신중하게 공을 고르고, 방망이를 내밀었다. 결과는 2루수 직선타. 

경기 후 류지현 감독은 "본인이 구단이나 나와 얘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은퇴를 염두에 두고 그런 의사를 외부에 밝혔다"면서 "이성우는 나이도 나이지만 팀에 최선참으로 모범적인 선례를 남긴 선수다. 그런 점에서 (대타 기용은)감독으로서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성우는 2000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해 프로야구에 데뷔했다. 1군 데뷔는 그로부터 무려 9년이 지난 2008년이었다. 상무 입대와 SK 입단 후 방출, KIA 입단과 방출, SK 재입단을 거쳐 2019년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3년을 뛰었다. 당시 SK에서는 전력분석원을 제안했으나 생계 유지를 위해 현역 연장을 원했고, LG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LG에서 뛴 3년 동안 이성우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큰형님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주전은 아니었지만 유강남 다음 백업포수로 3년 동안 후배들의 모범이 됐다.

그는 개막을 앞두고 이미 은퇴 의사를 굳혔다. 그는 지난 1월 "2017년부터 매년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다. 스스로 야구인생을 행복하게 정리할 수 있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여러 팀을 많이 옮겨 다니며 야구를 했는데 LG에서의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의 최고의 시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우는 마지막 타석에서 팬들이 보내준 뜨거운 박수를 가슴에 품고 이제 광주에서 지내고 있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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